간편송금 5년 만에 종합금융사 탈바꿈…종착지는 ‘금융 슈퍼앱’
상태바
간편송금 5년 만에 종합금융사 탈바꿈…종착지는 ‘금융 슈퍼앱’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83
  • 승인 2020.10.12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업 인사이트]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토스 서비스로 유니콘 기업 우뚝
누적송금 108조원…4월엔 첫 흑자
LGU+PG사업 인수, 국내2위 등극
네이버 등 빅테크와 경쟁 본격화

핀테크 업체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 속에 기업 가치를 불려가는 것은 물론 주요 인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돈과 사람 모두 핀테크로 몰리며, 미래 가치는 더욱더 주목받고 있다.

올해 핀테크 업체의 채용 규모는 주요 시중은행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국민·하나 ·우리 등 4대 시중 은행이 올해 채용할 인력 규모는 1054. 전년에 비해 45% 줄었다. 이에 반해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뱅크샐러드 등은 1130명을 채용한다. 전년 대비 91% 늘어난 수치다. 전자는 반으로 줄고, 후자는 2배 늘어난 셈이다.

금융계에서 핀테크로 이동하는 경력자도 많다. 많은 핀테크 업체들이 금융사 경력자를 우대하며 높은 연봉과 스톡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토스를 서비스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이전 직장보다 최대 1.5배 높은 연봉, 1억원 상당 스톡옵션으로 개발자들을 유혹할 정도다.

 

코로나 속 핀테크 급속 성장

연봉이 줄더라도 이를 감수하고 핀테크 업체로 이동하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가 최근 조사한 자료를 보자. ‘연봉 30%가 줄더라도 카카오뱅크로 이직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550명 중 62%그렇다고 답했다. 회사의 미래에 베팅하는 것이다. 또 개방적인 기업 문화도 주요 선택 요인으로 꼽힌다. 은행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사들의 기업문화와 IT의 기반의 신규 핀테크 기업문화는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는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며, 업계의 희비가 갈렸다. 은행권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영업점 대면 서비스는 주춤주춤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에 반해 핀테크가 주 무기로 삼고 있는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투자자들의 나침반도 핀테크로 향하고 있다. 토스를 서비스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는 8206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금까지 총 투자 유치 금액은 약 6300억원에 이른다. 기업가치는 3조원을 돌파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국내 유일 핀테크 유니콘 기업이다. 2011년 이승건 대표가 창업한 비바리퍼블리카. 이 회사는 2015년 금융 서비스 토스를 처음 선보인 이래 2018년 말 기업가치 1조원을 넘기며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곧이어 채 2년이 되기도 전에 기업가치를 3배로 불렸다.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1조원)를 넘는 스타트업을 말하는데, 이는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유니콘처럼 환상적인 성과를 낸 기업임을 뜻한다.

이승건 대표는 2011년 비바리퍼블리카를 창업한 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쳤다. 모바일 청첩장에서 소액기부, 보험료 계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실패했다. 토스는 8번 도전 끝에 나온 서비스다. 이 대표는 토스는 여러번의 실패에서 비롯됐다초기에 선보인 서비스가 실패로 끝났지만, 우리는 실패를 혁신의 원동력으로 삼았다고 말한다.

토스는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간편 송금 서비스로 시작했다. 주로 자투리 돈이 오고 갔다. 지인끼리 몇 만원을 주고 받는 정도였다. 작은 금액은 차곡차곡 쌓여 커다란 눈덩이가 됐다. 매출액 그래프는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201635억원에서 2017205억원, 2018560억원, 20191187억원로 성장했다. 4월에는 처음으로 월간 순이익 흑자도 달성했다. 9월 현재 토스 누적 다운로드는 4900만건, 누적 가입자 1700만명, 누적 송금액 108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커머스 온라인 결제 확대

비바리퍼블리카는 서비스 분야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독립 보험 대리점(GA)를 설립하며 보험업에 진출했다. 이어 중고차 시세 조회, 보험금 간편 청구, 대출상품 비교, 스마트폰 판매와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선 보였다. 당시 토스 누적 가입자는 1500만명. 규모의 경제를 갖췄다. 덕분에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때 떠안아야 하는 실패 리스크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

같은 해 12월에는 LG유플러스 전자결제(PG) 사업부를 인수, 8월 전자지급결제대행 계열사 토스페이먼츠를 출범시켰다. PG는 온라인에서 물건을 살 때 쇼핑몰과 카드사, 고객 사이에서 결제를 중개해주는 온라인결제대행 서비스다.

인수금액은 3650억원. 가맹점수 8만에 이르는 LG유플러스 사업부를 인수함으로써 토스는 단번에 국내 2PG사업자가 됐다. 국내 PG시장은 NHN한국사이버결제, 토스페이먼츠, KG이니시스 등 상위 3개사가 67.2%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PG시장은 오랜동안 10여개 업체가 난립하며 시장이 정체됐지만, 올해 코로나19와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극적인 반전이 이뤄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 8월 온라인 쇼핑 거래금액은 143833억원에 이른다. 역대 최대치다. 1년 전보다 27.5% 성장했다.

이에 힘입어 PG업체들의 성과도 고공행진 중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NHN한국사이버결제와 KG이니시스는 주가가 107일 종가 기준 올초보다 각 226%, 24% 정도 올랐다. 오승택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소비가 정착되며 (이들 PG사는) 장기적 성장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평가 가치 상향도 가능할 것이다.”

토스페이먼츠는 비상장사이다보니 주가를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할 수가 없다. 하지만 언택트 소비로 인한 직접적인 수혜를 받은 것은 분명하다. 이는 향후 비바리퍼블리카가 기업공개를 할 때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토스페이먼츠는 토스결제와 PG서비스를 결합시키려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커머스 분야 온라인 결제 사업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증권업과 은행업 진출도 가시화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아니면 내년을 목표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간편송금에서 시작한 사업이 불과 5년여 짧은 시간에 종합금융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무대는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갔다.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빅테크 업체들과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새로운 금융기준 만들어갈 것

최근 카카오페이가 토스페이먼츠와 제휴 계약을 끝내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이달 중 만료되는 토스페이먼츠와의 제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지했다. 주도권 경쟁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전까지 둘은 일종의 공생관계였다. 간편결제를 제공하고 있는 카카오페이는 가맹점과 일일이 계약하는 대신 PG사와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간편결제? PG? 헷갈린다. 소비자 입장에서 살펴보자.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선택하면 결제창이 뜬다.

이때 뜨는 게 토스페이먼츠와 같은 PG사의 결제창이다. 소비자는 이를 통해 결제하게 되는데 여기서 신용카드를 쓸 건지, 간편결제를 쓸 건지를 결정하고, 간편결제 중에서도 카카오페이든 네이버페이든 선택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토스 역시 토스결제라는 이름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실적은 미미하다. 지난해 말 기준 토스의 월평균 거래액은 4조원에 이르지만 대부분 결제가 아닌 송금액이다. 토스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PG사업인 토스페이먼츠를 토스결제와 결합시켜 간편결제 사업을 활성화하려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카카오의 간편결제 사업인 카카오페이와 경쟁상대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카카오페이는 토스페이먼츠와 제휴를 끊음으로써 당장엔 가맹점 8만여 곳을 잃게 된다. 하지만 카카오페이도 최근 자체 가맹점 수를 50만 개로 늘려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건 대표는 토스의 궁극적인 목표로 금융의 슈퍼앱을 지향하고 있다. “간편송금으로 시작한 토스가 현재는 40개가 넘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앱으로 진화했습니다.”

이 대표는 덧붙였다. “토스 플랫폼으로 확보한 수익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증권, PG사업의 성장을 지원해 새로운 금융의 기준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선전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유니콘처럼 환상적이다.

그러나 앞으로 더욱 힘겨운 싸움을 앞두고 있다. 경쟁사로 꼽히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빅테크들은 단순 금융을 넘어 유통과 콘텐츠를 융합시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온라인 비즈니스는 아마존처럼 승자독식의 양상을 띠는 경우가 많다. 토스는 경쟁에 맞서 어떻게 바뀔 것인가. 다음 진화가 궁금하다.

 

- 차병선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