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는 운이 따라야 한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고 매일 바빠바빠바빠를 외치는 M사장은 연말이 다가올수록 더욱 바빠지고 있다. 어떤 날은 하루에 서너군데 망년회에 참석해야 하는 고달픔이 그의 연말을 장식하고 있다. 바쁘면 바쁜대로 보람이나 있어야 하는데, M사장 회사가 그렇다고 돈 많이 벌고 잘 나가는 회사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당신 경영이 잘 안되니까 바빠바빠바빠 하는 것 아냐?” 라고 남편의 몸 커녕 얼굴 구경도 하기 힘들다는 부인이 비아냥거리는 쪼로 말했다가 크게 싸운 일도 있다.
사실은 그 점이 자기로서도 큰 고민이라고 M사장은 실토하고 있다.
“나는 CEO가 된 이래 정말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 정말 정력적으로 일하고 있다. 거의 하루 18시간씩 일한다. 그런데도 뜻대로 안된다.”
그의 솔직한 고백을 듣고 있으면, ‘열심히 한다고 다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라는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사업은 열심히 하느냐 아니냐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역시 ‘사업운’이라는 것이 있나보다, 라는 생각에도 잠기게 된다.
정말 사업에는 운이 있을까? 그리고 쉬지 않고 일한다는 것과, 정력적으로 일한다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즐기기 위한 골프? 비즈니스를 위한 골프?

M사장과 정반대 CEO 가운데 W사장이 있다.
두 사람 다 연 매출이 50억이 안되는 중소기업 CEO이다. 공장 직원까지 합쳐 상주 직원이 50여명 정도 되는 것도 비슷하다. 그런데 W사장은 여간해선 바빠바빠바빠를 외치지 않는다.
W사장은 거의 주말마다 필드에 나가고 있다. 즐기기 위한 골프인지 비즈니스를 위한 골프인지를 구태여 따지지 않더라도, W사장은 항상 여유 있어 보이고 편안해 보인다.
두 사람을 다 잘 아는 친구들이 매출액도 비슷한 두 회사를 비교해 보았더니 결산공고 상에 나타난 당기 순이익까지도 비슷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쉬지 않고 일하는 것과, 골프도 치면서 여유 있게 일하는 것과 어느 것이 더 CEO에게 맞는 것이냐, 하는 의문에 부딪치게 된다.
W사장은 하루 18시간씩 일한다고 엄살을 부리지도 않는다. 아내에게는 착실하게 남편 노릇을 하고 있다. 몸구경 커녕 얼굴 구경 못한게 언제냐고 비아냥거리는 M사장 부인과는 차별하기가 쉽다. CEO인 남편들의 일하는 태도가 불러 온 아내의 차별화이다.

CEO에게는 쉬는 것도 일?

쉬지 않고 일하는 것과 정력적으로 일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또는 쉬지 않고 일하는 것과 쉬지 않고 성공하는 것은 결코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W사장은 쉬지 않고 많은 시간을 일하지는 않는다. 정력적으로, 집중적으로 일할 뿐이다. W사장은 하루 9시간 정도 일한다.
W사장은 많은 일을 간부사원들에게 위임하고 있다. 혼자서 모든 것을 챙기지 않으면 마음이 안놓인다는 M사장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W사장은 위임하는 대신 책임지게 한다. 그 점은 아주 분명히 하고 있다.
쉬지 않고 일하는 것보다는 효과적으로 일해야 한다. 과장이나 부장이 할 일을 직접 하지 못해 조바심하는 CEO는 자기도 성장하지 못하고 과장이나 부장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사마천이나 마키아벨리의 무위(無爲)를 아는가? 아무 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상벌권과 인사권만 확보하고 있으라는 뜻이다.
때로는 쉬는 것도 CEO에게는 일이다. 끊임 없이 일하는 일중독증 CEO보다는 끊임 없이 성공하는 성공중독증 CEO가 보기에도 좋다.
코리아 드림미디어 대표
commukim@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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