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생산현장의 기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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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규칙한 생산현장의 기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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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수 1430
  • 승인 2002.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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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야 할 중소기업의 기계들이 인력부족으로 무심히 멈춰서 있는 시간들이 늘어가고 있다.
특히 지방 중소제조업의 경우 그간 켜켜이 쌓인 자금난과 판매난 위에 맥박을 뛰게 할 인력부족으로 멈춰선 기계들의 한숨소리만 들리는 듯하다.
기업의 규모가 크고 작음을 떠나 최근 중소기업대표자들이 모이는 자리에서의 화두는 단연 인력난이다. 요즘 매스컴에서 구직자는 넘쳐나는데 생산현장의 구인난은 오히려 심화된다는 웃지 못할 모순이 연일 보도된다.

청년실업자 ‘취업난’
심각한 청년 실업난은 점차 그 수위를 더해가고 있다. 사상최대의 취업난이라는 말은 이미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매년 그 사상최대를 갈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주요기업들의 취업경쟁률은 74대 1로 지난해 평균 70대 1을 훌쩍 뛰어넘었다. 더욱이 고학력 구직자들이 인력시장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석·박사는 물론 과거 갈곳을 골라 갔던 CPA, 사시출신자들까지도 치열한 취업시장에 몸을 던지고 있다.
대기업들은 고학력자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지 않으며 일부 지원자들은 학력을 속이고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일부 기업에만 편중된 현상으로 중소기업들에게는 생산현장의 인력이 모자라 쩔쩔매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가 기반인 제조업 저변이 흔들리고 있음을 조심스럽게 우려하는 목소리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현재 대부분 중소기업의 인력은 단순 일용직이나 노령자로 채워지고 있는 실정이며, 그나마 이런 인력마저 확보하지 못한 기업에서는 생산라인을 중지시켜야 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인력난을 완화코자 국가적 대안으로 시행되는 외국인산업연수생제도는 지원되는 연수생의 숫자가 매우 부족한 실정으로 중소기업 인력난의 갈증을 해결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듯하다.

생산현장은 ‘구직난’
특히 최근 발표된 ‘외국인 인력제도 개선 대책’에 따르면 외국인의 숫자는 증원됐지만 제조업의 정원은 크게 늘지 않아 외국인연수생에 대한 확대 효과가 지방의 소기업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 짝이 없다.
또한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에 커다란 역할을 해온 산업기능요원제도가 5인 이상 법인기업에서 30인 이상의 법인기업으로 변경돼 어렵고 힘든 구조조정과정을 거쳐 효율적인 인력구성을 준비해 왔던 3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게는 참으로 황당하고 허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매년 한번만 신청할 수 있는 조건과 여러 가지 첨부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소기업 입장에서는 마치 고시공부를 하는 것과 같은 장벽으로 여겨진다.
중소기업 인력난의 주요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는 청년층, 고학력자의 중소기업 취업기피현상과 겉도는 외국인 산업연수생 정책과 여러 가지 문제들 사이에서 중소기업 생산현장은 모든 후유증을 피부로 체감하며 감내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결책은 중소기업 스스로가 경영환경을 개선하려는 자주적 노력과 인식전환이 필요하지만 힘없는 중소기업인들에게는 “제조업은 고독한 혼자만의 투쟁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일깨우는 것일 뿐이다.
기업은 필사의 정신으로 살아남기 위해 뛸 수밖에 없다. 또한 여러 가지 계획을 갖고 기업의 문제를 풀어보려 노력하지만 국가가 기업의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든든한 정책의 버팀목을 만들어 줄 때에 그 노력은 비로소 아름다운 모습으로 연출될 수 있을 것이다.

이소영(폴리플러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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