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에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한 해를 맞이하는 설레임으로 여러 가지 성격의 모임이 잦았다.
모임의 성격은 각기 다르지만, 정해진 세레머니를 마치면 의례 반주를 곁들인 회식자리가 펼쳐졌었다.
건배 선창과 함께 소주잔에 삼겹살이라도 몇 점 먹으면 회식 전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서로들 속에 있던 자신만의 마음도 열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하곤 한다.

마음속 소리에 귀 기울여야
어떤 이는 자랑도 하고 또 어떤 이는 푸념 섞인 애로사항을 장황하게 이야기해서 많은 이의 공감을 사는 자리도 있었다.
또는 우스개 소리 잘 하는 이는 좌중을 이끌어 가며 웃기기도 하지만 한 순배 소줏잔이 돌고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면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회사의 직원들과 자식들 그리고 부인 이야기로 옮아간다.
피부에 와 닿는 이야기고 해서 주의깊게 듣고 간간히 내 이야기도 하고 또는 의견도 개진해 보기도 하지만, 대체적인 방향은 즐겁고 낙관적인 면 보다는 힘들고 어려운 경험과 더불어 낙관적이지 않은 부분이 주류여서 더 이상 이야기하지 말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잡혀가는 인상을 많이 받곤 한다.
직장과 가정, 이 모두가 나름대로의 주관으로 잘 되는 것만을 위해서 일하고 베푸는 역할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품안의 식구라고 오랜만에 귀가해서 대화라도 할때는 이방인 취급을 하고 직원들은 베푸는 만큼 더 달라고 아우성이고 신의를 저버리기 일쑤더라는 식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나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자식이 어떻게 커가는지 알 겨를도 없이 열심히 일 하면서 경제적인 안정을 주면 무조건 모범생이어야 한다고 알고 있지나 않은지, 직원들은 정해진 급여와 상여금 그리고 학자금에 기숙사 등을 제공하면 회사에 혼신의 힘을 다해서 충성해야 하는 존재라고 알고 있지나 않은지?
그러나,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나에게는 지상 최대의 가치물인 이 두 식구들이 정녕으로 필요로 한 것은 관심어린 눈길과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닐까 ?
많은 아버지가 자식으로 인한 고민을 대화 없이 결과만을 가지고 윽박지르고 심지어는 극단적인 물리력을 동원해 부자간에 반목의 골이 생기는데 하물며 종업원들에게는 친자식보다도 더욱 애정과 관심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

따뜻한 말 한마디 장벽 허물어
집안 식구들에게 실망해 주위의 친지에게 하소연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직원들이 실망시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평소에 그들을 이해하려 행동하며 어루만져 주고 진정한 삶의 동반자로써 사장은 우리편이라는 일차원 적인 교감을 가지도록 하자.
동시에 가족들에게도 아빠는 돈 벌어다 주는 역할만 하는 사람이 아니고 따뜻한 마음과 때로는 섭섭해 할 수도 있는 똑 같은 가족의 하나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이해시키기 위해 더 많은 스킨쉽과 대화의 시간을 배려해야 겠다.

최 은 석
대가파우더시스템(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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