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아는 것이 모든 지식의 근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우리가 무엇인가, 우리가 어떠한가, 그리고 어찌해야 할 것인가의 앎일 것이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아는 것은 민족의 정체성(正體性)을 아는 것이요, 우리의 어떠함을 아는 것은 우리역사에 대한 깨달음을 말함이며, 우리가 어찌해야함은 우리가 세계인류 문화에 공헌할 바가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다. 즉 민족의 정체성을 바꿔 말하면 민족성이다. 민족성이나 민족의 역사는 기본적으로 자연적 환경(풍토)에 그 바탕을 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민족성이나 민족사의 바탕을 이루는 풍토란 무엇인가?
주로 한국이나 중국과 일본 등에서 자연적 환경과 비슷한 뜻으로 쓰고 있는‘풍토(風土)’란 말은 단순히 風-바람이나 기상상태, 土-흙이라는 의미뿐만이 아니라 風은 생명의 기(氣)로 상징되는 하늘을, 土는 생명의 기가 구체적으로 발현되는 장소를 말한다고 한다. 풍토란 생명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환경과 생활세계를 의미하는 곧 자연과 문화적 환경을 통틀은 말이라고 할 수 있다.

풍토를 알아야 민족성 이해할 수 있어
사람은 풍토의 산물이다. 풍토는 인간의 뼈와 살, 마음과 혼까지 넣어준다. 그러므로 우리의 풍토를 앎으로서 우리의 민족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우리 문화의 특성을 깊이 깨달아 세계문화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기에 특징적인 우리의 풍토를 알아보고자 한다.
흔히 사람들이 일상에서는 공기의 존재나 그 고마움을 모르듯이 우리들도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 땅에 대해 무관심할 때가 많아서 우리 강산의 가치나 그 아름다움을 모르고 산다.
지리학자인 류우익 교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제일 아름답고 한국의 산하는 인간 친화적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이 말은 과연 우리들만의 자화자찬일까?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피터 드러커 박사는 “한국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운 나라다”라고 했다.
한국은 아시아대륙의 동북연해안 중심부에서 동남쪽으로 뻗은 반도의 나라로 전세계적으로 보면 비록 땅은 작지만 사계절이 분명해 네 계절의 기후를 국내에서 다 느낄 수 있으므로 기후가 다른 네 나라에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인 즐거움이 있으며, 대륙에서 돌출한 반도와 여러 작은 섬으로 이뤄져 대륙적인 특징이 있으나 큰 호소(湖沼)와 그 끝이 보이지 않는 평야가 없는 점에서는 산악적 특성이 강하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어느 곳에서든지 한 두 시간만 달리면 산과 강을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경치를 만날 수가 있다. 그리고 바다 가운데 돌출한 반도이면서 해안선의 총연장 길이가 17,580km에 달하는 만큼 아주 해양적이므로 섬나라 같이 밝고 아담한 경치가 산악적 특성과 조화를 이뤄 심미적(審美的)인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한국의 풍치다.
또 기후를 봐도 사계절에 따라 아열대, 온대, 한대의 기후가 교차하므로 기후의 성격은 온화하면서도 자극적이다.
한국의 민족성이 평화적이면서도 격정적인 것 같고, 사계절 덕분으로 우리나라의 음식문화가 발달했다고 생각되는데 그래서 어떤 사람은 한국인은 삶고, 굽고, 볶고, 조리고, 뎁히는 등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방법으로 음식을 조리해 먹는 인종이라고 이야기했다.

한국은 풍토적 천혜(天惠)를 입은 나라
그리고 우리나라는 대륙붕이 넓게 발달해 어류의 서식과 산란에 알맞고 근해에는 한류와 난류가 교류하므로 수산자원이 풍부하며, 지질(地質)은 만주나 북중국과 흡사해 풍부한 광물자원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광물이 200여 종이나 되는데 특히 중석, 안티몬, 수연과 같은 세계적으로 산출이 드문 광물까지 묻혀 있어서 우리나라는 가히 ‘광물의 표본실’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석유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한국의 기후가 아열대와 온대기후의 특성으로 일년 총 강우량이 500~1,500mm나 돼 동ㆍ식물군(動植物群)의 서식환경도 매우 좋다. 세계 어느 나라를 다녀봐도 한국만큼 일조량이 풍부하고 수자원이 풍부한 나라도 드물다.
지금 우리의 환경이 많이 오염됐다고는 하나 그래도 아직 유럽의 여러 나라와 수질을 비교하면 아주 좋고 그 맛이 뛰어나다. 프랑스나 독일 등의 경우 물에 석회질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마음대로 마시지도 못한다.
중국 북경을 보면 한강과 같은 큰 강이 없어서 물이 매우 부족해 직선거리로 1천km이상 떨어져 있는 양자강의 물을 끌어다 쓸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고 하며, 여름에는 섭씨 42도까지 기온이 올라갈 때도 있고, 겨울에는 몹시 춥고, 황사현상이 매우 심하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는 태풍이 많이 불며, 지진도 심하고 활화산도 여러 곳에 있다. 그리고 섬 지방은 대체로 습도가 높고 안개도 심하게 낀다.
이런 점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풍토적으로 천혜를 입은 나라다.

고 종 환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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