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3단계별 방역 완화…복지관-경로당 등 노인복지시설 이용 가능
6월부터 1차 이상 접종받으면 직계가족 모임 인원 기준서 제외
7월부터 '사적모임 인원'에서 제외…12월부터는 실내 마스크도 완화
전문가들 "1차 접종자 마스크·모임제한 완화는 시기상조"

[보건복지부 제공]
[보건복지부 제공]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에 따라 단계별로 방역대응 조치 및 활동 제한을 서서히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는 백신을 1차로 접종한 뒤 2주가 지나면 최대 10명까지 직계가족 모임을 할 수 있다. 접종 간격에 따라 두 차례 접종을 모두 마치면 경로당에서 지인들끼리 소모임도 가능하다.

또 7월부터는 백신 1차 접종자(1차 접종 후 14일이 경과한 사람)에게 야외에서 '노마스크'가 허용되고, 예방접종 완료자(2차 접종 후 14일이 경과한 사람)는 사적모임 제한 기준에서도 제외한다.

전 국민의 접종률이 70% 수준을 달성한 12월 이후에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게 될 수도 있다.

◈ 접종자, 경로당 등 노인시설 이용 가능…요양병원 대면 면회도 허용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백신 접종 상황에 따라 방역 조치를 일부 조정하는 내용의 '예방접종 완료자 일상회복 지원 방안'을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보고했다.

이는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면역을 형성한 사람들이 일상을 조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직 7.7% 수준에 머물러 있는 1차 접종률을 더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혜택) 성격이 크다.

정부에 따르면 방역 조치는 접종 상황에 따라 크게 3단계로 나눠 이뤄질 예정이다.

우선 다음 달부터는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 이상 맞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가족 모임이나 노인복지시설 운영 제한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조처를 일부 완화한다.

이에 따라 1차 접종 후 14일이 지난 '1차 접종자'와 2차 접종까지 끝내고 14일이 지난 '예방접종 완료자'는 현재 8인까지로 제한된 직계가족 모임 기준에서 제외된다.

현재 기준으로는 직계가족은 8명까지만 모일 수 있는데 만약 할아버지, 할머니가 접종을 받았다고 하면 최대 10명까지 모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추석 연휴에도 더욱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다.

아울러 6월 1일부터는 복지관, 경로당 등 노인복지시설 이용도 가능하다.

그간 코로나19 상황 속에 노인 복지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고령층의 여가 활동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1차 접종자와 예방접종 완료자 모두 복지시설 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들 시설에서는 미술이나 컴퓨터, 요가 등 마스크를 상시 착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이 권장된다.

예방접종을 완료한 사람들로 구성된 소모임은 노래 교실, 관악기 강습 등은 물론 음식을 섭취하는 일도 가능하다. 다만 실내에서는 가능한 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게 좋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역시 6월부터는 면회객과 입소자 중 한쪽이라도 접종을 완료하면 대면 면회를 할 수 있다.

◈ 접종 완료하면 7월부터 모임제한 기준 제외…실외서 마스크도 벗는다

우리 국민의 4분의 1(25%)이 1차 접종을 마칠 경우 7월부터 방역 조처가 한층 완화된다.

당장 7월부터는 기존 거리두기 체계보다 방역 조처가 완화된 새 거리두기 체계가 적용될 예정인데 이에 맞춰 예방접종 완료자들에게는 각종 모임이나 활동 제한이 풀릴 예정이다.

예방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에 따른 5명 혹은 9명 등 사적 모임 인원 기준에서 제외돼 소모임이나 가족 모임 등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고 중대본은 전했다.

다중이용시설 이용이나 종교활동 역시 한결 자유로워진다.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1차 접종자는 실외 시설을 이용할 때 인원 기준에서 제외되며 예방접종 완료자는 실내외 시설 모두 인원을 셀 때 기준에서 제외된다.

중대본은 "접종 진행 상황을 고려해 스포츠 관람, 영화관 등에서 예방접종 완료자로만 구성된 별도 구역에서 음식 섭취, 함성 등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면서도 "다만 실내 마스크 착용은 계속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종교 활동의 경우 1차 접종자와 예방접종 완료자는 정규 예배, 미사, 법회, 시일식 등 대면 종교 활동의 참여 인원 기준에서 제외된다. 접종을 모두 끝낸 사람들끼리는 성가대, 소모임 운영 등을 할 수 있다.

1차 접종자와 예방접종 완료자 모두 7월부터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만, 다수가 모이는 집회나 행사에서는 마스크를 그대로 착용해야 한다.

예방접종 진행에 따른 방역조치 조정(요약) [보건복지부 제공]
예방접종 진행에 따른 방역조치 조정(요약) [보건복지부 제공]

9월까지 국민 3600만명이 1차 접종을 마친다면 마지막 단계인 '3차' 조정이 이뤄진다.

정부는 예방 접종률, 방역 상황 등을 고려해 병원이나 요양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과 같이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내외에서의 거리두기 전반을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아울러 예방 접종률이 70% 수준을 달성하는 12월 이후에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 완화도 검토한다.

정부는 무엇보다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6월부터 주요 공공시설의 입장료·이용료 등을 할인 또는 면제해주거나 우선 이용권을 제공할 방침이다. 7월부터는 접종 배지나 스티커 등도 제공한다.

[보건복지부 제공]
[보건복지부 제공]

◈ 전문가들 "1차 접종자 마스크·모임제한 완화는 시기상조"

한편, 이번 조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전문가들은 이 조처가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데는 기여하겠지만, 일부 방안은 방역 차원에서는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1차 접종자를 대상으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화하고 직계가족 모임, 종교활동시 인원 제한을 풀어주는 구상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률 제고를 위해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대부분 국가에선 접종 완료자를 기준으로 이를 제공한다"면서 "방역상 혜택은 접종 완료자에게 제공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1회 접종을 한 이후에도 백신 효과가 있긴 하지만 완전하진 않고, 이들에게 방역지침을 완화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영국 보건 당국에 따르면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회만 맞았을 때 인도발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는 34%에 불과했다"면서 1차 접종자에게 방역지침을 완화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는 "1차 접종률이 최소한 60% 이상, 2차 접종률은 40~50%에 이르렀을 때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제외 등 조처를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들에 대한 방역 지침 완화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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