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게임기업 옥죄는 중국

중국 규제 당국이 자국 게임 및 기술 기업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 3(현지시각)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의 경제참고보(경제정보일보)는 온라인 게임에 대해 정신적 아편(精神鴉片)’, ‘전자 마약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기사는 현재 삭제됐지만 중국 및 전 세계에서 해당 내용은 아직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 텐센트에 대한 규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국은 특히 청소년 보호 의무 위반이라는 명목 아래 텐센트에 대해 채찍을 휘두르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독점금지법등으로 중국 내 거센 분위기가 감지돼왔던 만큼, 텐센트는 우선 버티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지난 10(현지시각) 다수 외신에 따르면 중국 검찰은 텐센트에 민사 공익 소송을 제기했다. 검찰은 베이징시 하이뎬구 검찰원 공고에 이같은 소식을 알리며, 소송에 참여하고 싶은 기관·조직은 30일 이내에 관련 내용을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밝혔다.

검찰은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Wechat) ‘청소년 모드에 청소년보호법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공익 소송 대상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중국 검찰이 테크 기업을 상대로 민사 공익 소송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텐센트 위챗팀은 위챗 유소년 모델의 기능에 대해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이용자의 제안을 겸허히 수용하고 민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답했다.

텐센트는 이날 저녁 자사 홈페이지와 텐센트연구소 위챗에 업로드 돼 있던 디지털 경제에서 중국과 미국 간 확대되는 격차에 대한 경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삭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중국 규제 당국의 눈치를 보고 없앴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당국이 텐센트 및 게임에 대한 생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일은 텐센트 주가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텐센트는 대책을 내놨다. 12세 이하 연령층의 게임 비용 소비를 억제하는 한편 미성년자는 평일 1시간30분에서 1시간, 휴일 3시간에서 2시간으로 게임 이용 가능 시간을 줄인다는 조치다. 이처럼 텐센트 및 중국 게임 시장 자체가 중국 정부의 규제 타깃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국 게임 업체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상장된 크래프톤의 2대 주주는 텐센트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전신으로 하는 화평정영으로 긴밀한 사이인 만큼, 크래프톤은 중국 의존도가 타 회사 대비 높을 수 밖에 없다. 텐센트를 포함한 중국 게임 시장이 타격을 받으면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텐센트가 3대 주주로 있는 넷마블은 25000억원을 들여 세계 3위 소셜 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를 인수한 소식을 최근 알려왔다. 다만 이러한 호재에도 텐센트 여파 등의 이유로 주가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대부분의 중국 전문가들은 텐센트가 규제 당국에 빠른 피드백을 보이며 버티기에 돌입한 상태여서 중국 검찰 및 규제 당국의 행보를 계속적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