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하듯이 창의와 도전, 자율과 경쟁, 기민과 유연은 중소기업의 본질적 요소이다. 기술 또한 같다. 슘페터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경제성장은 기술진보의 역사였고, 그 핵심주체는 중소기업이었다. 그리고 이같은 중소기업의 역할은 그 본질적인 특성 때문에 가능했다.
지식정보화시대에서 기업의 경쟁력은 지식과 기술에 의해 결정된다. 이는 한 나라의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의 주체인 중소기업의 육성이 주요정책 과제가 됨을 뜻한다.
다시 말해 이들의 원활한 활동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못하면 성장동력의 확보와 성장기반의 확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육성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中企가 국가 성장 동력

인류 역사상 세계 최대의 제국을 건설했던 징키스칸은 기업으로 말하면 중소기업을 창업해 세계 최대의 다국적 기업으로 키운 성공한 기업인이었다. 또한 중소기업이 특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기술자와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한 신념 있는 중소기업 옹호론자이자 탁월한 중소기업정책 입안·집행자였다.
징기스칸 제국 건설의 토대였던 몽골은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자라기 힘든 척박한 자연조건을 지닌 고원에 자리 잡고 있었다. 더욱이 오랜 내전으로 삶과 생활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 있었다. 오늘날의 기업경영 여건과 비교한다면 중소기업하기 극히 어려운 시장환경에 놓여 있었다.
징기스칸은 이와 같은 악조건에서 인구 100만, 군사라야 고작 4만에 불과한 몽골 중소기업을 이끌고 중국, 유럽, 이슬람권 등을 합해 1~2억의 시장, 당시로서는 세계시장 전부의 개척에 나섰다. 그리고 그의 생전에 그 꿈을 실현했다.
과연 무엇이 징기스칸으로 하여금 자본도 인력도 담보도 없는 몽골 중소기업을 초대형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게 했는가?
첫째는 기술을 중시하고 기술자를 극히 우대했다는 것이다. 징키스칸 군대는 가는 곳 마다 무자비한 살육을 했다. 그러나 기술자들은 절대 죽이지 않았다. 기술력이 전쟁의 승리를 보장해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징기스칸은 정복지의 기술자들을 몽골로 데려가 최고의 대우를 해주며 신무기 개발에 전력을 다했다. 오늘날로 말하면 정부와 금융기관들이 중소기업의 신제품 개발과 기술혁신 활동을 대대적으로 지원했다는 것이다. 징기스칸 승리의 요체는 한마디로 기술우위였고 기술전쟁에서의 승리였다.
둘째는 중소기업의 본질적 특징과 장점의 활용을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징기스칸은 제국건설에 나서면서 조직을 혈연과 지연중심에서 개인의 창의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하고, 자율을 부여하되 상응한 책임을 지우며, 전시상황에 따라 수시·탄력적으로 변화할 수 있게 개편했다. 각 단위 조직의 장은 조직원이 직접 뽑고, 노예도 능력이 있으면 장이 될 수 있는 파격적인 제도이었다. 창의와 혁신, 자율과 책임을 근간으로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중소기업 조직의 특성과 장점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기술우대 환경 필요

징기스칸은 갑옷 대신 옷 속에 얇은 철사로 된 스프링을 넣어 군장 무게를 줄이고, 병사 1명의 1년분 식량인 소 한마리가 소의 방광에 다 들어가도록 육포로 만들어 보급의 속도를 높였다. 이 또한 중소기업 조직의 특성인 기민성과 유연성을 활용한 것이다.
끝으로는 명확한 비전의 제시와 꿈의 공유였다. 징키스칸은 몽골이 가난과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고원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믿었고, 몽골인들이 뜻을 같이 했다. 우리 중소기업도 종업원에게 제시할 명확한 비전과 함께 할 꿈이 있으면 열악한 자금 및 인력조달 환경, 협소한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얼마든지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우리가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정부, 금융기관, 대기업, 중소기업, 국민 등 모든 경제주체가 각기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800년 전의 징기스칸 그리고 그와 꿈을 같이 했던 몽골인의 행동에서 그 답을 찾아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홍 순 영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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