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를 비롯한 모든 벤처기업의 특성은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을 다루는 공무원이나,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는 창업투자회사(창투사), 벤처기업에 투자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창구인 코스닥위원회에서는 High Risk에 대한 강한 거부감 존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회 전반적인 반기업정서 속에서 High risk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라 할 수 있는 High Return에 대한 사회적 반감도 크다.
벤처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High Risk와 고위험을 바탕으로 창출되는 High return을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과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실제로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오기업(165개)들중 실적이 확인된 창업 10년 이내의 기업들은 61개이며 이중 흑자기업은 1990년대 초에 설립된 Cometics Corporation(93년), ID Biomedical Corporation(91년), Anika Therapeutics(93년) 3개 기업뿐이다.

High Risk, High return

1개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최소 15년간 총 5억달러 규모의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며 안전성·윤리문제 등에 따르는 강한 법적 규제를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각고의 노력과 투자 끝에 신약을 개발할 경우 1개의 신약 매출액은 연 10억달러에 이르며 특허 보호로 20년간 안정적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바이오산업이라 하면 생물(Biology)산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잘못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체 바이오산업의 10% 수준에 불과한 Biology산업이 마치 바이오산업의 전부인양 전체 바이오산업의 왜곡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바이오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의약품산업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성공가능성이 낮은 단백질의약품, DNA chip, 유전체정보 등에 과도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보건복지부 연구개발지원대상에서도 저분자 의약품의 원료개발 등이 지원대상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벤처정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정부의 역할은 투자자가 투자한 자금을 정상적으로 회수(Exit)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시장에서의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코스닥심사를 강화했고 코스닥 시장은 투자자금의 회수창구 및 자금조달 창구의 역할 상실해버렸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과학자(기술자)가 창업한 어설픈 기업보다는 MBA출신에 의해 포장된 세련된 기업을 선호하게 되고 코스닥심사 원칙이 수시로 변함에 따라 코스닥의 진입을 목표로 한 벤처기업들에 혼란을 가중 시키고 있다.
또 정부의 벤처인증제도가 벤처기업육성에 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나 벤처기업인증이 필요한 초기기업에게는 또 하나의 진입장벽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벤처기업이 아닌 기업에게는 오히려 인증확보가 더 용이한 문제도 있다.
신기술기업평가에 있어서도 매출이나 수익성, 자본잠식여부 등이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이것 역시 벤처기업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그 잣대가 수시로 변하는 문제점이 있다.
선진국에서는 바이오벤처기업에 투자된 자금을 회수하는 주된 방법으로 기업공개(IPO)보다 기업인수·합병(M&A)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벤처기업의 진정한 파트너는 정부도 창투사도, 코스닥도 아닌 대기업이 돼야 하나 우리의 현실은 선진국의 경우와 다르다. High Risk는 코스닥의 소액투자자 보다는 자본력과 사업화 능력이 있는 대기업이 부담 하는 것이 타당하다.

바이오산업정책 재검토 시급

그러나 국내 대기업들은 기술에 대한 비용지불에 매우 인색하며 기술획득을 위한 투자를 회피하는 한편 전략적 제휴나 기술제휴에도 매우 소극적이어서 M&A시장 형성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바이오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바이어벤처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의약품산업을 바이오산업의 중심으로 복귀 △고위험 고수익의 코스닥 본연의 역할 수행 △코스닥 정책의 일관성 유지 △벤처인증제도 유지 및 개선 △대기업에 의한 M&A활성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바이오산업은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산업이자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지향적 산업이다. 그 바이오산업의 중심에 지금 이 순간에도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바이오벤처기업이 있다.

김 경 수
카이로제닉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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