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21일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해 앞으로 3년간 약 3만9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부가 핵심 과제로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대기업 총수들을 연이어 만나며 기업의 적극적인 협력을 끌어내며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LG그룹 구광모 회장을 포함한 LG그룹 임원들은 이날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청년희망 ON' 프로젝트' 협약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LG그룹은 직접 채용으로 연간 약 1만명씩, 향후 3년간 총 3만여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 중단과 LX그룹 분리에도 오히려 고용 폭을 10% 확대하기로 했고, 스타트업 분야에 1500억원을 투자해 약 2000개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또 산학연계로 맞춤형 교육과 현장 실무를 강화하는 채용계약학과를 배터리·인공지능(AI) 분야로 확대해 5800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고,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LG 소셜캠퍼스', 지역 청년 혁신가를 키우는 '로컬 밸류업 프로그램'을 강화해 1200개의 일자리를 늘린다.

'청년희망ON(溫, On-Going)’ 프로젝트는 정부가 맞춤형 인재 육성에 필요한 교육비 등을 지원하고 기업은 청년에게 일자리와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앞서 파트너십을 맺은 KT와 삼성그룹은 각각 1만2000명, 3만명의 청년 일자리창출을 약속했다.

김 총리는 지난달 14일 삼성그룹과의 '청년희망ON' 프로젝트 협약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데 이어 두번째로 그룹 총수와 만남을 이어간 셈이 됐다.

오는 25일에는 SK그룹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날 예정이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의 만남도 추진 중이다. 이외 다른 대기업들과도 프로젝트 참여를 협의 중이다.

현재 정부가 맞닥뜨린 가장 절박한 문제 중 하나인 청년실업난 해결을 위해서는 일자리를 직접적으로 만들어내는 기업, 그 중에서도 대기업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판단 아래 적극적인 스킨십에 나선 모양새다.

김 총리는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와 부동산 가격 폭등도 힘들지만 청년들에게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어졌다는 것이 가장 혹독한 일"이라며 청년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LG가 호응해줘 정말 감사하다. 말로만 4차산업혁명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준비할 수 있는 좋은 일꾼을 키워주겠다고 해서 더 감사하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구 회장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구 회장도 일어나 맞인사로 화답하기도 했다.

김 총리는 김 총리는 실리콘밸리를 넘고자 했던 고(故) 구본무 회장의 꿈을 언급하며 그 꿈이 LG사이언스파크에서 젊은이들의 열정을 통해서 실현되기를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구 회장은 "청년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기업과 나라의 미래를 여는 길"이라며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 협력업체, 청년 스타트업, 학계가 모두 참여하는 산업생태계를 육성하겠다. 함께 성장하며 일자리를 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청년들이 기업에서 많은 교육을 받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험을 많이 쌓으며 글로벌 인재로 커나가도록 저희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행사에는 김 총리와 구광모 회장 외에도 정부 측에서는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오영식 국무총리 비서실장, 윤성욱 국무2차장이 참석했고, LG그룹에서는 권영수 부회장,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 사장, 이방수 LG 사장이 자리했다.

비공개 간담회에는 청년조정위원회 이정훈 위원, LG그룹 청년 사원 2명, 스타트업·사회적기업 관계자 2명, MZ(1980~2000년대 출생세대를 일컫는 말) 자문단 2명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