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이 현실화 될 경우 한국경제와 기업에 끼치는 영향은 산업별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위안화 절상론이 처음 제기됐던 지난해 봄 위안화 절상이 한국경제에 이득이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위안화 절상에 따라 해외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기업의 수출이 늘어난다는 것이 주된 이유로 국내기업들의 상대적인 우위가 예상된다는 것.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위안화 절상의 부정적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위안화 10% 절상시 한국의 총수출은 20억달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고 한국경제연구원은 10% 절상시 1.2~1.8%의 총수출 증가를 점쳤다.
한국은행은 위안화 10% 절상시 수출과 수입은 향후 1년간 각각 24억달러와 4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한국 수출이 크게 의존하고 있는 중국의 수출 및 성장감소로 대중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일부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거시적 효과보다는 한중 경제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한 부문별 영향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세계시장에서는 이미 우리가 우위인 산업에는 큰 영향이 없고 현재 중국과의 경합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우리제품의 가격경쟁력 개선으로 수출증가가 예상된다. 대표적인 품목은 의류, 컴퓨터, 가전, 비철금속.
대중수출 중에서 내수용으로 사용되는 비중이 높은 품목은 가격효과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반면, 주로 수출용으로 사용되는 제품은 중국의 수출감소가 나타나는 경우 가격효과의 상당부분이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 조사결과에 따르면 수출용 소재·부품의 대중국 수출비중이 68%의 높은 수준으로 위안화의 절상과 함께 중국의 수출이 위축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도 동시에 둔화될 전망이다.
제3국 시장에 대한 수출은 중국제품에 대한 국산제품의 가격경쟁력 향상으로 증가 예상되며 품목별로는 제3국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합도가 높은 컴퓨터, 가전제품 등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수출품목은 아직까지 중국과의 경쟁이 심하지 않아 수출 증가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한국은행은 전망하고 있다.

업종별로 영향 달라
전경련이 최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위안화 평가절상은 대중교역 측면에서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을 둔화시키면서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대중교역상 위안화 절상이 불리한 업종으로 기계, 철강, 전자부품, 석유화학, 섬유를 꼽았다.
중국의 산업생산이 둔화되면서 한국산 공작기계, 섬유기계 등 수입수요가 위축돼 기계업종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철강제품의 경우 전체적인 수입수요는 둔화될 것이나 고급강재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가 높아 이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기업의 채산성 개선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전자부품은 중국의 해외수출 위축으로 국내제품의 대중수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며 석유화학 제품은 중국의 수입수요 둔화가 예상되나 위안화 절상으로 국내기업 수익성 향상에는 긍정적 효과를 보일 전망이다.
섬유업종은 중국의 해외수출이 위축되면서 한국산 원부자재 수입둔화와 더불어 현지투자 기업 채산성 악화로 이어져 악재가 겹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위안화 절상이 유리한 업종으로는 자동차, 정보통신기기, 가전제품이 꼽혔다.
완성차의 경우 현지생산 확대로 영향이 미미 하나 자동차 부품은 중국 업체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정보통신 기기 및 가전제품의 경우 액정모니터, 휴대폰 등의 가격경쟁력 강화와 품질경쟁력이 월등하고 중국 내 강력한 소비 증가세 지속으로 환율절상에 관계없이 호조세 전망 및 수익성 강화가 예상되고 있다.
소폭의 위안화 절상으로는 국제시장에서 중국제품의 가격경쟁력 저하가 미미하고 중국 내 시장에서도 휴대폰 등 우리제품에 대한 중국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아 대중 수출위축이 미미할 전망이다.
중국과 우리나라 제품의 품질, 기술, 브랜드 차이 등을 감안 할 때, 위안화가 5%이상 절상돼야 우리제품의 대중 또는 제3국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경련은 분석했다.

원화 추가절상은 없을듯
위안화 절상과 관련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 추가 절상되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도 있다.
한국의 원화는를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는 이미 상당수준 절상됐기 때문에 위안화가 절상된다고 해서 추가로 크게 절상될 염려는 없어 보인다.
원화환율은 2004년 10월1일 달러당 1,152원에서 최근 1,000원까지 13.2%의 절상이 이뤄졌는데 이는 같은 기간 아시아 주요국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절상률이다.
그러나 심리적 충격으로 일시적으로는 큰 폭으로 원화가 절상될 수 있고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에도 원화강세 쪽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위안화 절상의 영향으로 원화가 약간만 절상되더라도 원화 실질실효환율에 변동이 없게 되므로 처음에 언급한 위안화 절상의 효과는 사라진다.
LG경제연구원 김석진 연구원은 “위안화 절상이 한국의 실물경제에 미치는 거시적 영향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경제주체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충격을 고려할 때 위안화 절상의 영향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설명 : 위안화 평가절상이 국내산업에 업종별로 끼치는 영향이 다를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외환딜러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중소기업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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