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우리 경제가 4.0% 성장했다고 밝혔다. 20106.8%를 기록한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와중에도 탄탄한 수출 성장세와 민간소비 회복에 힘입어 이뤄낸 결과다.

이처럼 우리 경제는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저력을 발휘했다.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그랬고, 이번 코로나 위기도 성장의 기회로 만들었다.

문제는 대·중소기업 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것이다. 대기업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실적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이들을 뒷받침한 중소기업은 원자재 가격 폭등에도 이를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못해 납품을 할수록 손해를 보는 업체가 많아졌다. 운송대란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에 최저임금 인상과 인력난까지 겹치자 많은 중소기업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양극화는 작년 9월 발표된 한국은행 금융시장동향기업경영분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18월 기준 대기업의 은행권 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1.5% 감소했지만 중소기업은 4525000억원으로 10.3% 가량 증가했다.

코로나 영향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20201분기보다 20212분기에 대기업의 부채비율은 3.5%포인트 낮아졌지만 중소기업은 3.3%포인트 높아졌다. 빚으로 하루하루 버티는 중소기업이 늘어난 것이다.

우리 경제는 매출은 대기업 52%, 중소기업 48%로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0.3%의 대기업이 57.2%를 가져가고 99%의 중소기업은 25%에 불과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중소기업이 정당하게 받아야 할 몫까지 대기업이 가져가면서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하락하고 성장 동력도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 간의 과도한 임금격차는 일자리 미스매치로 이어지면서, 극심한 청년 취업난 속에 중소기업 현장은 인력난을 겪는 모순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결인 이유다. 이것을 끊어내지 못하면 중소기업의 발전은 물론 대한민국 경제 전반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이제는 공정한 경쟁과 협력을 바탕으로 경제 생태계를 재편해야 한다.

이에 중소기업계는 양극화 해법으로 ()경제3해소를 제시했다. ·하청기업 간 거래의 불공정’, 유통시장에서의 시장의 불균형’, 조달시장에서 납품할수록 손해를 보는 제도의 불합리해소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양극화는 을인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다행히 20대 대통령 후보들은 양극화 문제에 공감하고 ()경제3해결에 뜻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가 가져온 대변혁의 시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양극화 해소로 중소기업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하여 차기 정부에서는 다수의 강소기업이 탄생해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중소기업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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