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쏘·아이오닉5 등 앞세워
전기차 시장 점유 가속페달

현대자동차가 친환경차 아이오닉5와 넥쏘를 앞세워 일본 승용차 시장에 다시 진출한다. 2009년 일본 시장에서 발을 뺀 지 12년 만이다.

최근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장재훈 사장은 이 자리에서 영상을 통해 일본 승용 시장 철수 이후 지난 12년간 현대차는 다양한 형태로 고민을 계속해 왔다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진지하게 고객과 마주 보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장 사장은 현대차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를 추구하고 있다일본 시장은 배워 나가야 하는 장소임과 동시에 도전해야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고 재진출 이유에 대해 전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1년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2009년까지 누적 판매량이 15000대에 그치는 등 실적 부진을 겪은 바 있다. 결국 2009년 말 대부분의 사업을 정리했고 그동안 일본 시장에서 버스 등 상용 부문 영업만 해왔다.

일본은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린다. 하지만 전기차 전환이 상대적으로 늦은 상황을 감안하면 현대차도 승산이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일본은 한 해 450만 대 이상이 팔리는 세계 3위 시장이지만, 시장 내 전기차 점유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일본 전기차 시장이 점차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일본 정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 80만엔(83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여기에 일본 도요타 등 현지 브랜드들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비해 전기차 전환에 늦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현대차가 전기차 분야에 도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 재진입 할 경우 대표 모델이 될 수소전기차 넥쏘.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 재진입 할 경우 대표 모델이 될 수소전기차 넥쏘.

최근 현대차는 일본법인 법인명을 현대차 일본법인(Hyundai Motors Japan)에서 현대모빌리티재팬(Hyundai Mobility Japan)으로 변경했다. 일본에서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자로 거듭나려는 현대차의 목표를 반영한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일본에 전기차 아이오닉5, 수소연료전기차 넥쏘 등 2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5월부터 온라인을 통해 차량을 주문하며, 7월부터 소비자들이 인도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이오닉5은 현지에서 4개 모델로 판매되며, 가격은 479만엔(5000만원)부터 589만엔(6140만원)까지다. 수소연료전기차 넥쏘는 단일 모델로 판매되며 777만엔(8100만원)의 가격이 책정됐다. 차량 판매 방식은 웹사이트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탐색부터 결제·배송까지 전 과정 원스톱 온라인 세일즈로 운영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일본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의 경우 자국 자동차 산업에 상당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전체 자동차 판매 중 수입차 비중이 현저히 낮아 진입 장벽이 높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은 자동차 판매망 자체를 구축하기가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어 유통장벽이 제일 큰 문제라며 소비자들이 아직 온라인 구매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에서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서 의미 있는 판매 실적을 올릴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일본 자동차 시장의 자국 브랜드 점유율은 지난해 94.6%에 이를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다. 여기에 하이브리드와 경차를 선호하는 일본 소비자들의 취향과 한국산 제품에 대한 낮은 선호도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일본 자동차 시장이 글로벌 3위 규모인 점과 친환경 차량으로 트렌드가 바뀌는 시점을 감안하면 현대차 입장에서는 다시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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