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ESG경영 피할 수 없어
사회공헌시 친환경측면 강화

지역사회와의 연계활동 필수
외부 거버넌스에 참여·협력

정진경(광운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정진경(광운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본지는 총 3회에 걸쳐 정진경 광운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의 <중소기업의 ESG 전략경영 시리즈>를 연재한다. 정교수는 사회복지정책, 자원봉사, 비영리섹터를 주요 연구분야로 하고 있다.

 

ESG 경영은 중소기업도 피할 수 없는 강력한 패러다임이다.

최근 들어 글로벌 기업들과 국내 대기업들이 ESG 경영을 확대해 협력사에 대한 ESG 평가를 의무화하거나 ESG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ESG 경영은 기업이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투자 계획과 조직 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같은 돈을 벌어도 해당 기업의 생산과 투자가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직원, 주주, 고객의 만족도를 얼마나 높이는지,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고려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ESG 경영과 달리 사회공헌 경영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는 듯하다. 두 가지 방식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다른 걸까?

ESG 경영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과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추구하지만, 기업 사회공헌 관점에서는 그런 활동을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ESG 경영에서는 제조과정을 친환경 공정으로 혁신하고 기업의 환경경영 정보를 공시하며 직장 내 인권과 건강에 대한 기업 내부의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는 반면, 사회공헌은 기업 밖에서 지역사회 환경정화 활동을 하거나 사회적 약자를 지원한다는 차이가 있다.

ESG 경영은 사회공헌활동 중 사회분야(36.6%)와 환경분야(35.7%)에 중점을 두며 구체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과 지역사회 기여목표를 포함하고 있다.

이와 같이 ESG 경영은 경제, 사회, 환경의 세 축이 균형을 이루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과 사회적 책임이 진화하고 규범화돼 제도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기업에서 ESG를 담당하는 부서는 29.6%CSR팀 또는 사회공헌담당 부서다. ESG 경영이 사회공헌 활동의 외연 확대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고 인식하는 기업도 88.9%에 달한다.

이런 점들을 볼 때 그동안 사회공헌활동을 포함한 사회적 책임이 전사적 차원에서 기업문화로 내재된 중소기업이라면 그렇지 않은 중소기업보다 ESG 경영으로 옮아가는 것이 보다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ESG 경영에 효과적으로 녹이는 전략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첫째, 기존의 사회공헌활동 방식을 탄소중립, 자원순환, 자연생태 보존 등 환경적 측면에서 점검하고 개선하거나 혹은 새로운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물품이나 식품 기부시 포장재를 업싸이클링(새활용)하거나 혹은 다회용 용기와 같은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고, 소모된 자사 제품을 다시 거둬들이는 활동을 할 수 있다.

둘째, 사업체가 소재한 지역사회와 함께해야 한다. 최근 남아공에서 지역사회에서 생산한 감자를 사용하지 않는 KFC에 대한 불매운동이 대대적으로 일어나기도 했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을 회사의 식자재로 구입하거나 아예 지역 주민들에게 맡겨서 생산하게 할 수 있다. 외국인 근로자와 가족이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다문화 프로그램이나 미등록 다문화아동을 위한 교육 및 의료지원 서비스 등 중소기업의 인적자원과 업종 특성을 지역사회와 연계해 사회 측면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실천하는 글로컬 사회공헌활동 역시 가능하다.

셋째, 거버넌스는 중소기업이 지역사회의 주요한 일원으로서 외부 네트워크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것까지 확장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이나 비영리단체가 단지 중소기업의 기부금품을 전달하는 창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해당 중소기업이 관심을 갖고 해결하고자 하는 지역사회의 문제와 수요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 후에는 전문성과 경험이 축적된 지역의 자원봉사센터나 사회복지, 환경 분야 민간단체 등과 중소기업이 함께 사회공헌을 실행하는 것이다. 이로써 중소기업은 보다 수요가 높고 적합한 분야에 사회공헌 투자가 가능해지며 전문 조직과의 협력적 거버넌스를 통해 변화의 성과에까지 기여하는 효과적인 사회공헌 단계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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