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칼럼] 정진경 광운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SG 경영·친환경 자리매김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진행
지역사회와 사회공헌 공유
신뢰 얻고 공헌성과도 확인

본지는 총 3회에 걸쳐 정진경 광운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의 <중소기업의 ESG 전략경영 시리즈>를 연재한다. 정교수는 사회복지정책, 자원봉사, 비영리섹터를 주요 연구분야로 하고 있다.

 

정진경 (광운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정진경 (광운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사람과 지구를 위해 변화를 만드는 베이킹(baking)의 힘을 믿으며 더 강력한 커뮤니티를 구축한다.’ 직원들의 카풀을 권장해 연간 115000를 절약하고, 태양전지판으로 전기자동차 충전소를 향상시켜 연간 13000kwh를 생성하는 회사. 1790년에 설립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킹아서 밀가루(King Arther Flour) 회사다. 300여명의 직원이 소유한 회사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약속 이행을 위해 농부, 제분업자, 공급업체와 협력하면서 100% 미국산 통밀로 절대 표백되지 않은제품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이 회사는 원자재 확보, 생산·유통, 회사 거버넌스와 사회공헌에 이르기까지 비즈니스 가치사슬 전반에 ESG 경영이 녹아 있다. 특히 사회공헌은 음식과 기아, 환경관리, 베이킹을 통한 커뮤니티 구축,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사업, 임직원의 자원봉사활동이 수십년간 이어지고 있다. 이 중 제빵학교는 지역사회 내 기아와 영양실조를 종식시키기 위해 푸드뱅크, 정책입안자, 지역사회와 협력해 모두가 영양가 있는 식품에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 초점을 뒀다. 제빵교실에서 남은 빵을 기부하고 음식 찌꺼기는 지역 농장으로 환원하니 사회공헌 자체도 ESG에 기반한다.

나아가 2020년 코로나19가 심각했던 시기, 지역 빵집의 어려움을 알고 회사가 지역 빵집의 빵이나 피자를 구입해 비영리조직에 기부해 어려운 주민에게 전달되도록 했다. 같은 해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ality), 포용성(Inclusive)의 가치 하에 DEI 기금을 조성해 흑인, 원주민, 유색인종에 중점을 둔 조직에 기부해 인종적 불평등 해결에도 기여했다. 코로나19로 자원봉사활동이 위축됐던 시기임에도 임직원들은 지역사회 40여개 단체에서 1인당 연간 40시간의 봉사활동에 참여했으며, 매출액의 1%144000달러 이상을 비영리단체에 기부했다.

또 하나의 사례를 소개한다. 기업의 미션은 사람과 사람을 잇다, 대표적인 사회공헌은 14년 동안 계족산 황톳길을 조성하고, 숲속 음악회 정기공연과 맨발 축제, 주민참여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는 이 회사는 맥키스컴퍼니(회장 조웅래)라는 소주 회사다. 대전에 소재하며 169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1973년 충청지역의 33개 소주회사가 모여 설립한 금관소주를 모태로 2005년 선양에서 2013맥키스컴퍼니로 이어지는 업력 50년의 뿌리 깊은 지역 회사라 할 수 있다.

언뜻 보면 소주 회사와 황톳길이 연결되지 않는다. 이 회사는 소주에 청정지역 숲속에서 포집한 자연산소를 3차에 걸쳐 용존시키는 특허기술로 친환경 산소 소주를 제조한다. 숲과 제품의 공존이 필연적이 된다.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며 14년 이상 꾸준히 조성한 계족산 황톳길과 숲은 어느덧 지역 주민은 물론, 전국에서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아 주변 상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환경과 사회, 문화, 경제적인 지속가능 공유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의 경영성과 측면에서도 대전지역 소주시장 점유율이 2004년에 비해 2019년 기준 두 배 이상 뛴 65%까지 올라섰다.

위 두 사례로부터 우리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얻는다. 첫째, 미션만 보면 영리기업인지 비영리단체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소기업의 미션이 공동체를 지향하며 전체 비즈니스 가치사슬에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ESG 경영 혹은 CSV 경영을 명시적으로 표방하는 여부와 상관없이 기업의 미션은 회사 경영과 사회공헌 방식에 통합돼 녹아 있다. 둘째, 지속가능성이다. 친환경 중심은 물론 사회공헌 역시 일회적 활동이 아닌 장기적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셋째, 장기적 사회공헌은 임직원 모두와 비영리단체를 포함한 지역사회와 함께한다. 넷째, 회사와 지역사회 모두 사회공헌활동 과정에서 신뢰를 얻고 변화의 결과를 공유하며 다양한 사회공헌의 성과를 확인한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지방경제의 붕괴, 외국인 근로자 인력난 등 사회적 위기는 코로나19로 더욱 심화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취약계층에 더욱 가혹하다. 그럼에도 킹아서밀가루나 맥키스컴퍼니의 사례는 어려울 때 빛나는 중소기업 사회공헌의 가치를 보여주며 다시 희망을 꿈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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