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맛을 넘어 재미까지 추구하는 소비자인 펀슈머(Funsumer)’는 이제 식품업계의 일회성 이슈에서 벗어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했다. 여기에 MZ세대라는 새로운 고객층까지 급부상하며 고객과의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한 마케팅 요소가 됐다.

우선 최근 식품업계에서 주목하는 주요 이슈는 모디슈머(modisumer)’의 레시피다. 모디슈머란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를 합성한 신조어로 자신만의 방법으로 제품을 즐기는 고객을 일컫는다. 이들은 두 가지의 제품을 섞어 새로운 제품으로 재창조하거나 기존 조리법 외의 방법을 사용해 새로운 음식을 탄생시키는 등의 활동을 즐긴다.

모디슈머의 신종 레시피가 식품업계의 이슈가 된 것은 약 10년 전부터다. 그러나 과거 단순 이벤트성의 공모전 등을 통해 이를 마케팅에 활용했다면 최근에는 한 걸음 나아가 이를 실제 제품으로 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가장 발빠르게 반영한 곳은 라면업계다. 농심은 지난해 10월 모디슈머 열풍에 착안해 만든 신제품 카구리 큰사발면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봉지라면으로 출시했다. 카구리는 너구리 라면에 카레를 넣어 먹는 레시피다. 이는 앞서 짜파게티 라면과 너구리 라면을 한 번에 조리한 레시피로 재탄생한 앵그리 짜파구리를 큰사발 용기면에 이어 봉지면으로 출시했던 사례와 이어진다.

농심은 모디슈머 레시피 중 하나인 신볶게티(신라면 볶음면+짜파게티)’도 실제 제품으로의 출시를 검토 중이다. 내부적 논의 단계일 뿐 확정된 바는 없다는 게 농심 측의 입장이지만, 선제적으로 특허청에 상표를 출원하고 심사를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오뚜기 역시 열라면과 참깨라면을 조합한 열려라 참깨라면’, 열라면과 진짬뽕을 조합한 열라짬뽕등을 출시했다.

유통업계는 고객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제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최근 삼양라면과 팔도는 자사에서 판매 중인 비빔라면의 중량을 증량해 내놓은 상품인 비빔밀면팔도비빔면 컵 1.2’를 각각 출시했다. 비빔면은 양이 부족하다는 소비자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과거 인기 있던 단종 상품을 부활시키는 사례도 있다. 이 경우 소비자 만족도 향상은 물론 매출 상승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최근 소비자 니즈에 부합해 재출시한 SPC삼립 포켓몬빵의 경우 지난달 24일 첫 선을 보인 이후 1주일만에 15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이는 SPC삼립 베이커리 신제품의 동일 기간 평균 판매량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는 품귀현상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빙그레 역시 지난 2016년 생산을 중단한 아이스크림 링키바2003년 라면 사업에서 철수하며 생산을 중단한 매운콩라면재출시를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한 제품에서 소비자들은 만족감을 느끼고 이는 곧 직접적인 구매로 이어진다식품의 경우 타 산업과 달리 소비자 접근성이 높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소통이 더욱 강점으로 자리한다고 말했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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