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가치 투자자 워런 버핏이 소유하고 있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 A주가 뉴욕증시에서 장중 처음으로 50만달러(62275만원)를 돌파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1996년 기존 주식을 ‘A로 삼아 A주의 30분의 1 가격에 ‘B를 발행했다.

2010년에는 B주를 501로 또 액면분할해 가격을 더 낮췄다. 그 결과, B주 가격은 A주의 150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개미들의 투자 기회가 대폭 넓어진 셈이다. 현재 B주의 가격은 329.98달러(41만원)이다.

워런 버핏은 1965년 경영상 어려움을 겪던 섬유회사 버크셔의 주식을 주당 20달러 미만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워런 버핏은 버크셔를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로 탈바꿈시켰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버크셔해서웨이의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비중이 많은 종목은 애플로, 88700만주, 1575억달러(190조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가치 투자자 워런 버핏.
미국의 대표적인 가치 투자자 워런 버핏.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나스닥이 17.99% 떨어지는 미국 증시 부진 속에서도 버크셔해서웨이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주가는 올 들어 10% 상승했다. 올 들어 12% 급락한 S&P500지수와 전고점 대비 20% 이상 급락해 베어마켓(하강장)에 진입한 나스닥과 대조를 이룬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시총은 7289억달러로 미국 기업 중 6위다. 버크셔 앞에 있는 기업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뿐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석유 부족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가속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17개월 만에 가장 크게 내렸다고 전했다.

이런 와중에 버크셔해서웨이는 올해 3월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미국 최대 셰일 업체 중 하나인 옥시덴털페트롤리엄 주식을 9120만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까지만 해도 보유하지 않았던 종목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최근 국제유가가 폭등하자 옥시덴털페트롤리엄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워런 버핏이 이번에도 신의 한 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투자 소식이 전해지면서 34일 뉴욕증시에서 옥시덴털페트롤리엄 주가는 하루 만에 17.52% 급등해 1주당 56.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해당 종목 주가는 지난 228일 이후 최근 5거래일 새 45.73% 급등한 상태다. 이 영향으로 엑손모빌과 옥시덴털페트롤리엄 등 미국 대형 석유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3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 ‘마이크로섹터스 US빅오일은 최근 5거래일 새 시세가 각각 10.21%, 32.97% 뛰었다.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은 현재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주식 가운데 9번째로 비중이 높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옥시덴털페트롤리엄 주식 매입은 워런 버핏 회장이 유가 상승에 상당한 확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 CNBC버크셔해서웨이는 우리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다만 워런 버핏 회장은 2019년 인터뷰에서 유가가 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데 내기를 걸었다고 보도했다.

워런 버핏은 버크셔해서웨이 지분 16.2%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의 개인재산은 1192억달러(148조원)로 늘었다. 워런 버핏의 가치 투자는 공격적이라기보다는 방어적이다. 따라서 약세장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다. 버핏은 똘똘한 소수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업 내용을 본인이 잘 이해할 수 있으면서 경영이 투명한 기업 10~20여개를 골라 집중 투자한다. 저평가된 우량 종목을 사 놓은 뒤 오를 때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참고 장기 보유하는 것도 잘 알려진 그의 투자 전략이다.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워런 버핏의 명성은 이번 투자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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