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두번째 주식 분할 계획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뉴욕증시 개장을 앞둔 328일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인용해 테슬라가 연례 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 수 증가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 주총은 가을에 열린다. 지난해엔 10월에 진행됐다. 테슬라는 20208월 주당 2200달러 선에서 5분의 1로 주식을 분할했다. 2년 만에 주식분할이 다시 추진되는 셈이다.

테슬라는 주식배당 형태로 보통주를 분할할 수 있도록 수권주식 증가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배당은 주주에게 추가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의 배당, 수권주식은 주식회사에서 발행될 주식의 총 개수를 각각 뜻한다.

주식배당은 수권주식의 개수를 늘려 주가를 희석할 수 있다. 하지만 테슬라의 성장을 믿은 시장은 주식을 서둘러 사들였다. 테슬라는 이날 나스닥에서 전 거래일 종가보다 8.03%(81.2달러) 급등한 1091.8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제 1000달러에 안착했고, 1100달러 돌파를 앞두게 됐다. 테슬라의 주식분할 이후 최고가는 지난해 11월 도달한 1243.49달러다.

테슬라가 주식 분할을 하면 한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서 다우존스지수에 편입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우존스지수는 편입 30개 종목의 주가를 단순 평균하기 때문에 한 종목의 주가가 너무 비싸면 그 종목의 영향력이 너무 커지면서 지수가 왜곡될 우려가 있다.

테슬라는 주식 분할 비율을 밝히지 않았지만 5 1로 분할하면 주가가 약 220달러선이 된다. 다우존스지수 편입 30개 기업의 주가는 50~500달러선이기 때문에 200달러대의 주가면 다우존스지수에 들어가기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테슬라의 주식 분할 소식에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쉬워지면서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버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가 두번째 주식 분할 계획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테슬라가 두번째 주식 분할 계획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투자회사 뉴 컨스트럭츠는 보고서를 통해 주식 분할은 테슬라의 밸류에이션이 펀더멘털과 완전히 분리돼 있다는 사실을 바꾸지 못한다주가가 오를 때 테슬라를 팔라고 투자자들에게 조언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식 분할로 한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 더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테슬라 매수에 뛰어들어 이미 형성되고 있는 버블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1000달러를 넘어선 주가가 정당화되려면 테슬라가 연간 16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팔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가 지난해 판매한 전기차는 100만대에 불과했다.

여기에 더해 전기차시장에 경쟁업체가 많아지면서 테슬라가 누려온 전기자시장 첫번째 주자로서의 이득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테슬라 비관론자인 JP모간의 애널리스트 라이언 브링크먼도 테슬라에 대해 매도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로 325달러를 제시했다.

반면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인 대니얼 아이브스는 테슬라의 주식 분할이 똑똑한 전략적 움직임이라며 테슬라에 매수의견과 목표주가 1400달러를 유지했다. 일부 전문가들이 테슬라에 대해 비관적인 이유는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올해 순이익 전망치 대비 주가가 95배 수준에 형성돼 있다. 게다가 이같이 높은 주가에는 전기차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 거의 반영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테슬라에는 악재도 있었으나 주식 분할 소식에 묻혀 버렸다.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이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또 다시 4일간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코로나19 재창궐로 3월 들어 이미 2일간 상하이 공장 가동을 멈춘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상하이 공장은 이달에만 거의 일주일간 전기차 생산이 중단되게 됐다. 상하이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이 45만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17300대의 생산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가 올 1분기에 전기차를 31만대에서 32만대가량 출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테슬라는 오는 425일쯤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