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협공전략이 성공공식
매장 직원들 ‘불편한 친절’배제
K-뷰티 브랜드 등용문 역할도
무신사·마켓컬리 ‘3파전’예고

참새 방앗간. MZ세대 뷰티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리는 CJ올리브영의 별명이다. 올리브영은 어디에나 있다. 올리브영은 언제나 세일이다. 올리브영엔 늘 필요한 제품이 있다. 올리브영은 반드시 오늘 배송된다. MZ세대 뷰티 소비자들 사이에서 올리브영이 참새 방앗간이라고 불리는 이유들이다.

출퇴근길에 반드시 들르게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올리브영이 2030 뷰티소비자들 사이에서 절대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의미다. CJ올리브영은 2021년 모바일앱 천만다운로드와 천만 멤버십과 천만 리뷰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좋은 리뷰를 보고 제품을 구매하고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2030뷰티 참새들의 방앗간이 됐다.

지난해 2021CJ올리브영의 매출은 21192억원이었다. 2020년 한해 전보다 13%나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378억원을 넘어섰다. 2020년보다 38% 늘어났다. 양적 성장만 이룬게 아니다. CJ올리브영처럼 오프라인 매장을 다수 바유한 커머스 기업의 공통적인 숙제는 온라인화다. CJ올리브영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21년에 23%까지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온라인에서 얻어냈다는 말이다. CJ올리브영은 질적 성적까지 이룬 셈이다.

 

오늘드림 서비스 활성화

그런데 아이러니한 지점이 있다. CJ올리브영은 전체 헬스앤뷰티 커머스 기업 가운데 오프라인 매장이 가장 많다. 2022년 현재 운영하고 있는 전국 매장수는 1265개에 달한다. 국내 헬스앤뷰티 시장의 85%에 육박한다. 사실상 오프라인 뷰티 매장은 열 중 아홉이 올리브영이라는 얘기가 된다. 국내 뷰티 유통 매장 가운데 온라인화에 가장 성공한 기업이 역설적으로 오프라인 매장도 가장 많이 유지하고 있다.

이게 바로 CJ올리브영의 성공방정식이다. 올리브영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제로섬이 아니라 플러스섬 관계로 봤다. 온라인에 집중한다고 오프라인을 포기하지 않았다. 적잖은 올리브영의 경쟁사들이 했던 실수였다. 올리브영은 지난해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13% 이상 늘렸다. 대신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센터로 만들었다.

도심형 물류거점이다. 매장이면서 물류인 골목골목의 올리브영 매장을 이용해서 오늘드림 서비스를 활성화시켰다. 온라인으로 오늘드림 서비스를 이용하면 3시간 안에 원하는 뷰티 제품을 바로 배송 받을 수 있다. 고객 근처에 올리브영 매장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상 올리브영 매장 직원이 퇴근길에 각종 뷰티제품을 전달해주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특히 서울지역에선 40%에 육박할 정도로 오늘드림 이용 비율이 증가했다. 덕분에 퇴근길에 을리브영에 들르는 걸 깜빡했다고 해도 지나가던 길에 봤던 올리브영에서 퇴근후 침대 위에서 모바일로 뷰티 제품을 구매하는 2030 MZ세대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올리브영의 2021년 온라인 채널 매출 성장률은 50%에 달한다. 온라인 매출로 잡히지만 사실상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모바일이 협공을 해서 얻어낼 결과다. CJ올리브영은 이걸 옴니채널 전략이라고 부른다. 이제는 업계 표준이 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옴니채널 전략을 2022년에도 더욱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올리브영은 전국 매장 1265개 가운데 240개를 도심형 물류 거점으로 재편한다. 동시에 서울지역의 오늘드림 빠른 배송 비율을 현재 70%까지 확대한다는 계산이다. 한번 성공방정식을 찾아냈으면 물량공세를 밀어붙이는 게 CJ 같은 대기업의 전략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협공이라는 옴니채널 전략은 당분간은 CJ올리브영의 대표 전략이 될 수밖에 없다. CJ올리브영은 무엇보다 서울 5개 지역에서 옴니채널 전략을 강화해나간다. 마포서대문과 구로강서와 관악봉천과 광진강동과 노원과 경기성남이다. 모두가 서울에서 2030 MZ세대 뷰티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포진한 밀집 지역들이다. 일부 뷰티 전문가들이 CJ올리브영의 성공을 뷰티보단 부동산 전략의 성공이라고 분석하게 되는 이유다.

CJ올리브영은 2021년 모바일앱 천만다운로드와 천만 멤버십과 천만 리뷰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좋은 리뷰를 보고 제품을 구매하고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2030뷰티 참새들의 방앗간이 됐다.
CJ올리브영은 2021년 모바일앱 천만다운로드와 천만 멤버십과 천만 리뷰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좋은 리뷰를 보고 제품을 구매하고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2030뷰티 참새들의 방앗간이 됐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올리브영은 새로운 뷰티 소비자들을 상대할 줄 안다. SNL의 주현영 기자가 올리브영 매장 직원을 흉내낸 동영상이 한 동안 유튜브에서 화제였다. 주현영은 특유의 성내모사로 올리브영 매장 직원들의 영혼 없는 접대 방식을 흉내냈다. 손님이 와도 다가오지 않는다. 손님이 부를 때까진 쳐다보지도 않는다. 물건도 권하지 않는다. 할인을 홍보하지도 않는다. MZ세대 소비자들은 자신이 필요할 때만 친절을 필요로 한다. 평소엔 참견하거나 설명하는걸 부담스러워한다. 옆에서 무엇을 묻기 전까지는 절대 다가오지 않는 건 요즘 소비자들의 요구다.

올리브영 매장이 참새방앗간이 되는 이유는 숫자가 많아서만이 아니다. 참새들이 날아들어도 내쫓는 매장 직원이 없기 때문이다. 주현영식 응대야 말로 올리브영 성공의 보이지 않는 요소다.

반면에 올리브영은 얼웨이스(Always) 세일을 한다. 시즌별로 거의 상시 세일을 한다. 소비자들한테 뷰티 제품군은 할인을 기대하게 만드는 캐쥬얼 브랜드들이 대부분이다. 백화점 1층 뷰티 매장과 올리브영 스트리트 매장은 다르기 때문이다.

 

365일 세일로 매출 고공행진

올리브영은 20223월에도 올영세일 정기세일을 했다. 올리브영에 입점한 브랜드들은 올영세일 기간 동안 많게는 3배 이상의 매출 상승을 경험한다. 매장 직원이 구태여 할인 홍보를 하고 제품 구매를 권하지 않아도 참새 소비자들이 알아서 올리브영 세일 기간을 알아서 찾아날아오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365일 세일을 하는 구조에 골목골목 어귀마다 있는 매장의 위치까지 더해지면 편의점보다 더 자주 올리브영 세일을 접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올리브영은 온라인 마케팅에는 열심이다. 올리브영은 인플루언서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다. 올리브영에서 사야 할 10가지 아이템 같은 유튜브 기획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광고를 하고 제품을 뿌리는 시딩을 통해 올리브영 제품이 온라인에서는 끊임없이 고객들의 휴대폰 화면 속에 가닿게 만든다. 올리브영은 오프라인 매장에선 말을 걸지 않지만 온라인 시장에선 끊임없이 말을 걸고 있는 것이다.

정작 이렇게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잘해도 매장에 고객들이 찾는 제품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CJ올리브영은 이른바 K뷰티 브랜드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신규 뷰티 브랜드들과 동반성장에 성공하면서 유통과 브랜드가 함께 성장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닥터지다. 고은세상코스메틱이 만든 닥터지는 피부과 의사들이 만든 뷰티 브랜드 시장의 선구자다.

국내에 더마코스메틱 시장을 열었다. 2011년 올리브영에 입점하면서 성공 가도를 달렸다. 닥터지의 레드 블레미쉬 클리어 수딩 크림은 2021년 누적 판매량 1100만개를 기록했다. 최근엔 각질과 보습과 자외선이라는 이른바 각보자 시장을 노리면서 역시 올리브영 연계 마케팅으로 2021년에만 20%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K뷰티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품군이 마스크팩이다. 아비브 역시 올리브영을 통해 K뷰티 신화를 이룬 마스크팩 브랜드다.

특히 아비브는 올리브영MD가 먼저 발굴하고 섭외한 대표적인 브랜드다. 아비브의 대표 제품은 아비브 껌딱지 시트 마스크 어성초 스티커다. 2017년에 올리브영에 입점했다. 2022년 아비브 매출은 2018년 입점 직후에 비해 무려 9배나 증가했다.

어성초는 피부 트러블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아누아 역시 어성초로 올리브영에서 대박을 냈다. 아누아 어성초 77 수닝 토너는 입점 1년만에 20221월까지 매출만 4배 증가했다. 올리브영은 2016년부터 동방성장 프로그램인 즐거운 동행을 지속해오고 있다. 팔리는 브랜드가 있어야 팔리는 유통 채널이 있다. 이제 올리브영은 신규 K뷰티 브랜드들이 맨 먼저 접촉하는 유통 채널이 됐다.

 

곱지않은 금융당국 시선

올리브영의 맹점은 이렇게 너무 잘하고 있다는 데 있다. CJ그룹은 2022CJ올리브영의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대기업 계열사의 분할 상장에 금융감독당국이 그다지 너그럽지 않다는 데 있다. CJ올리브영은 이름처럼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화장품 사업이 인적분할돼 설립된 회사다.

게다가 CJ그룹이 CJ올리브영의 상장을 추진하는 것도 소액주주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의심도 있다. CJ올리브영의 지분은 이경후 CJEMN 경영리더와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70% 이상 보유하고 있다. CJ그룹의 4세 경영자들이다. 정작 두 사람은 CJ그룹의 지주회사인 CJ주식회사의 지분은 각각 2.87%1.27%만 보유하고 있다.

경영승계를 위해선 승계자금 마련이 필수다. CJ올리브영을 상장하면 현금 확보가 가능해진다. 참새 방앗간에서 매일 온오프라인으로 찧고 빻은 떡시루들이 정작 4세 경영자들의 수중에 들어가는 꼴이다.

외부적 위협도 있다. 올리브영의 경쟁자는 더 이상 블라블라나 부츠 같은 해외 헬스앤뷰티숍들이 아니다. 그런 유통 채널들은 CJ올리브영의 온오프라인 협공에 압살당한지 오래다. 이제부터 진짜 경쟁상대는 무신사와 마켓컬리다. 국내 온라인 화장품 유통 시장의 규모는 55000억원 수준이다.

무신사와 마켓컬리의 화장품 매출은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무신사의 2021년 상반기 화장품 거래액 증가율은 179%에 달한다. 마켓컬리는 386%. 무신사와 마켓컬리의 화장품 판매는 아직 올리브영의 10% 수준이다. 각각 남성과 프리미엄 여성 시장을 장악한 유통 채널이 올리브영의 2030 뷰티 시장을 노리고 있는 셈이다. 상장도 승계도 중요하다.

진짜 중요한 건 참새다. 참새가 다른 방앗간으로 날아가면 다 끝이다. 바야흐로 참새 방앗간의 결투가 시작될 참이다.

 

- 신기주 북저널리즘 콘텐츠총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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