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사태 등 리스크 가중]
신성장산업 영업이익 하락 우려
건설자재 가격 30% ↑‘천정부지’
플라스틱업계 나프타 값도 급등
中企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시급”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이차전지(전기차 배터리) 등 신성장 산업과 건설·제조 등 전통산업이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원자재 수급불안으로 인해 대외 리스크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발간한 조사통계월보: 국내 주요 신성장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및 리스크 요인 평가보고서는 국내 신성장 산업이 가장 유의해야 하는 대외 리스크로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공급망 취약성 증대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원자재 수급 안정성 저하를 꼽았다.

보고서는 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전기차,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을 국내 주요 신성장 산업으로 분류했다. 이들 산업이 우리나라 수출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 24%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성장 산업의 제조공정에 필수적인 원자재와 중간재의 대외 의존도가 높고, 수입처도 중국 등 일부 국가에 편중됐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의료기기 등 제조에 주로 사용하는 텅스텐은 중국이 전 세계 매장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며 중국 수입 비중이 95%에 달한다.

2차전지에 사용되는 수산화리튬 역시 중국 의존도가 83%대다. 첨단산업 소재로 쓰이는 희토류 매장량도 중국에 집중돼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급망 차질이 심화되면서 필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수급차질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반도체 제조공정에 필요한 네온, 크립톤, 제논 등 특수가스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수입비중이 높으며 이차전지의 주요 원료인 니켈, 리튬 등 주요 광물 가격은 최근 고공행진 중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신산업 분야 기업들의 잠재 리스크 요인 중 하나로 지적하고 있는 원자재 수급불안은 필수 원자재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신성장산업의 영업이익률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한국은행은 언급했다.

국내 건설업계도 국제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9일 발간한 건설투자 회복의 제약 요인, 건설자재 가격 급등의 원인과 영향이슈노트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건설자재 평균 가격은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대비 28.5% 오르면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체 101개 건설자재 중 가격이 급등(전년 대비 10% 이상)한 품목 수 비중은 2020년말 8.9%에서 올해 초 63.4%로 크게 확대된 상황이다.

건설자재는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적인 원자재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1위 품목인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제조업계도 국제유가 급등과 원자재 수급 차질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생산비의 80% 이상을 원료비에 투입해야 하는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은 계속 뛰는 유가와 원자재 수급 불안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플라스틱 제조에는 합성수지가 필요한데 합성수지를 제조하는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연이어 가격을 인상했다.

또한 합성수지의 원료가 나프타인데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추출되므로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 연쇄적으로 가격이 뛰어 플라스틱 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유가 급등으로 지난달 25일 나프타 가격은 톤당 966달러로 올해 초(748달러) 대비 29.1% 급등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부자재 부품 조달처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가장 시급한 것은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해 원가 상승분을 제대로 보전 받는 납품단가 연동제의 도입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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