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부상한 우주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기업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역시 우주 인터넷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아마존은 현재 우주 인터넷 사업 프로젝트 카이퍼를 추진하고 있다. 지구 저궤도에 인공위성 3236기를 쏘아 올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전 세계에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45(현지시간) 아마존은 로켓 발사 업체 3곳과 인공위성 발사 계약을 체결했다. 시장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우주 인터넷망 스타링크를 확대하자 아마존이 정면 도전에 나선 모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이미 위성 2000여 기를 띄워 이용자 25만 명에게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NN, CNBC 등 미국 경제매체 보도에 따르면, 최근 아마존은 보잉·록히드마틴 합작법인인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 프랑스 위성발사 기업 아리안스페이스’,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3개사와 인공위성 위탁 발사 계약을 맺었다. 구체적으로는 향후 5년에 걸쳐 ULA38회 발사, 아리안스페이스와 18회 발사, 블루오리진과는 12회 발사 및 추가 15회 발사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아마존은 올해 말께 먼저 카이퍼 프로토타입 위성을 시험 발사한 뒤 본격적으로 실제 가동되는 위성을 쏘아 올릴 예정이다. 아마존은 카이퍼 위성 발사를 언제 본격적으로 시작할지 밝힌 바 없다. 하지만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승인한 사업 계획에 따르면 20267월까지 절반에 해당하는 약 1600기를 배치해야 한다.

데이브 림프 아마존 기기·서비스 부문 수석부사장은 언론을 통해 이번 발사 계약은 프로젝트 카이퍼에 대한 우리의 놀라운 헌신과 믿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카이퍼가 본궤도에 오르면 아마존은 이 시장의 선두 주자인 스페이스X와 우주 인터넷 사업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게 된다. 이번 계약 대상에서 상업용 로켓 발사 시장을 지배하는 스페이스X가 빠진 것도 이런 경쟁 구도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마존과 스타링크의 우주 사업은 전 세계 어디서든 무선 통신을 가능케 하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이라는 큰 목표를 같이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다.

프로젝트 카이퍼의 목표는 향후 10년간 지구 저궤도(589~629)에 위성 3236개를 쏘아 올려 광대역 인터넷 커버리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스타링크의 목표는 2027년까지 지구 저궤도(300~1000) 및 초 저궤도(300이하)에 소형 통신위성 12000기 이상을 띄워 전 세계에 1Gbps(기가비피에스)급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상용 서비스는 수백 기의 위성만으로 시작할 수 있어 위성 인터넷 대중화도 성큼 다가왔다. 전쟁으로 각종 인프라가 파괴된 우크라이나에서 끊기지 않는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것도 스타링크 덕분이다.

아마존은 후발 주자로서의 격차를 만회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 사업으로 구축한 전 세계 물류망과 영업 기반은 물론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네트워킹과 인프라(기반시설)를 지렛대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또 합리적 가격대의 위성 인터넷에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위성 수신 단말기를 값싸게 제공하는 데에도 경쟁 우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나 전자책 단말기 킨들 등 저렴한 기기를 제조한 노하우가 있다는 것이다.

세계 1, 2위를 다투는 부자들이 우주에서 새로운 경쟁을 펼치게 됐다. 앞서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민간 우주 관광시대를 연 바 있다. 제프 베이조스 입장에서는 우주로 날아갈 수 있는 로켓을 갖고 있으니, 일론 머스크처럼 로켓으로 위성을 쏘아 인터넷을 구축하는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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