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노사는 올해 임직원 연봉을 10% 늘리기로 합의했다. 카카오가 올해 임금 재원을 15% 올리기로 한 데 이어 IT 대표 기업 모두 두 자릿수의 임금 인상률을 결정했다.
지난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노사는 올해 임직원 연봉을 10% 늘리기로 합의했다. 카카오가 올해 임금 재원을 15% 올리기로 한 데 이어 IT 대표 기업 모두 두 자릿수의 임금 인상률을 결정했다.

지난 한 주는 중견 게임사 웹젠 노동조합 웹젠지회의 파업 예고 때문에 IT·게임업계가 전반적으로 뜨거웠다. 만약 파업이 실행될 경우 게임업계 최초다. 웹젠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임금 교섭 결렬때문이다.

노조 측은 지난해 평균의 함정을 겪었기 때문에 일괄 인상을 요구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웹젠은 평균 연봉 2000만원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금액만 보면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실제 대부분의 직원의 임금 인상은 백만 원 단위에 불과했다는 것. 이에 직원들은 소수의 임직원에게만 성과가 몰렸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4월 노조를 결성했다.

웹젠 노조에 따르면 일괄 1000만원 인상제안에서 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치며 일괄이라는 부분을 양보하고, 금액적인 하향 조정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사측이 기존 평균 10%(480만원~500만원)에 평가B 이상 200만원 보장이라는 추가 제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노영호 지회장은 지난해 퇴사 인원이 많았지만 남은 직원들이 업무를 충실히 수행한 바 그 전년도에 필적하는 성과를 달성했다웹젠 직원들도 충분한 대우를 받아야 하고 노조는 이를 요구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문제는 사실, 웹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12일 웹젠지회와 함께 네이버,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한글과컴퓨터, 포스코ICT 등 노조가 한 자리에 모여 IT·게임업계 근로자 처우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웹젠 파업 결정 및 시행 시점이 명확해질 경우 업계 전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커리어 플랫폼 프로그래머스가 이달 5일 발표한 개발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발자 중 절반 이상(56.5%)40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았다. 1억원 이상을 받는다고 답한 개발자는 전체의 2%도 되지 않았다.

이에 반발한 개발자들은 너도나도 불만의 글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 남기고 있다. 이러한 마음을 눈치챈 것일까? 최근 정보기술(IT)·게임업계 뿐만 아니라 주요 기업들 사이에서 나서며 인재를 붙들기 위한 연봉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2020년 고공 성장을 이룬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컴투스 등 국내 게임사들이 임금 인상을 주도했다. 지난해 1인당 연봉을 800~2000만원 선까지 올려준 게임업계는 올해 조용히 연봉을 협상해 왔지만, 웹젠 노조가 들고 일어나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됐다. , 올해는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이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지난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노사는 올해 임직원 연봉을 10% 늘리기로 합의했다. 카카오가 올해 임금 재원을 15% 올리기로 한 데 이어 IT 대표 기업 모두 두 자릿수의 임금 인상률을 결정했다. 타 기업과의 임금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됐다. 양 사는 지난해에도 연봉을 각각 평균 7%, 6% 올렸는데 올해 인상 폭이 더 확대된 셈이다.

중소 IT·게임기업은 더욱 고민이 많아졌다. 지난해 부쩍 상승한 연봉 인상 때문에 구인난을 진작부터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되면서 구인난이 심화될 거란 우려를 호소한다.

대형·중견 게임사가 연봉인상 치킨게임에 나서면서 이들 임직원과 중소 게임업체 임직원과의 연봉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최근 잡코리아가 중소 게임사에 근무 중인 직장인을 대상으로 연봉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형 게임사와 평균 연봉 차이는 최대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게임업체는 웹젠 노조 파업의 연쇄작용으로 강한 임금 인상 요구가 이어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스타트업 한 관계자는 “(구인난은) 쉽지 않은 숙제라며 스타트업 업계 개발자 구인난과 연봉인상 경쟁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기 때문인데,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개발자들이 대기업으로 대거 이직하면서 중소기업은 더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IT 중소기업 대표는 경력직 개발자가 필요한데 억대 연봉이 표준이 됐다며 이 수준을 요구하니 맞춰 줄 수도 없고, 다른 관리직의 박탈감도 커 아예 채용을 포기하고 있다면서 구인난이 심화되면 중소기업 경쟁력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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