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꿈을 응원해주세요] 운호지역아동센터
비좁은 공간들이 하나로 연결
악기연습 시 다른 팀들에 방해
테이블·의자 갖추면 금상첨화

운호지역아동센터는 전북 부안 변산반도의 아기자기한 예쁜 골짜기에 있는 동화같이 아름다운 구름호수마을에 소재해 있다.

너무 고요해 개미 발소리까지 들릴 것 같은 그곳의 목련꽃 흐드러진 운동장에서 천사 같은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다. 재잘거리는 사랑스러운 아이들 웃음소리가 담장 너머로 울려 퍼진다.

2000년부터 동네 아이들을 모아 무료 공부방을 해오다가 공무원의 반복되는 권유에 의해 2005년에 아동센터로 등록하고 보니 부안군 1호 지역아동센터가 됐다. 산 좋고 물 좋은 우리 센터에 딱 한 가지 애로사항이 있다면 서른다섯 명의 아이들이 너무나 비좁은 학습실에 오글오글 모여 있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악기 프로그램을 하고 싶은데 공간들이 하나로 연결돼 있어서 서로 너무 불편하다. 겨울만 빼고 나머지 세 계절은 야외에 처마가 있으면 야외 악기 수업을 할 수 있을텐데 그렇지 못해서 아쉽다. 야외에 처마가 쳐지고 테이블과 의자가 놓이면 센터 아이들이 마음껏 악기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양지바른 곳에 한쪽 벽이 있어서 위치상 처마가 있으면 딱 좋을 것 같다.

운호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이 기타 연주 수업을 받고 있다.
운호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이 기타 연주 수업을 받고 있다.

센터는 초창기부터 악기 교육을 주요 테마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다. 바이올린, 우쿨렐레, 기타, 난타, 사물, 하모니카, 칼림바, 첼로, 피아노 등을 하고 있다. 악기를 보관할 장소도 필요하고 연습할 장소도 필요한데 우선 급한 건 연습할 장소가 없다는 것이다.

통으로 연결된 공간이다 보니 한 팀이 악기 연습을 하면 다른 팀은 시끄러워서 다른 프로그램을 하기가 어렵다. 아이들이 활동적이고 움직임이 많아서 센터 벽면에 처마가 쳐지고 테이블과 의자가 구비되면 여러 악기를 연습하기에 좋을 것 같다.

센터의 공간이 좁아서 난타 수업을 할 때는 가까운 교회를 무상 임대해 사용하기도 하고 그냥 마당에서 댄스 수업을 할 때도 있다. 처마가 펼쳐지면 처마 아래에서 난타 수업도 하고 댄스나 기타 수업도 하고 특별한 날이면 삼겹살도 구워 먹으며 추억을 쌓고 싶다. 아이들이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하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뿌듯할 때가 많다. 졸업한 아이들이 후배들 준다고 과자를 사들고 찾아오고, 자기들이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연차를 내서 캠프 일정에 맞춰 올 때, 학원도 없는 두메산골에서 서울대, 연세대, 중앙대에 합격하기도 하고 건축사 시험 합격했다고 연락이 올 때, “나 때는 말이야하며 멘토로서 후배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자기가 사회복지를 전공해 센터를 물려받겠다고 할 때 기뻤다.

속 썩이는 부모가 정작 밖에 나가서는 아기를 사람 만들려면 운호센터로 보내면 된당게라고 떠들고 다닐 때, 도시 아이들은 학원까지 다니면서 준비하는데 센터에서 연습시킨 아이들이 한꺼번에 세 명이나 전북도 글로벌 해외연수에 합격했을 때도 그랬다.

그 밖에도 다양한 보람이 있지만 그중 최고는 아이들이 살면서 너무 힘들고 괴로운 일을 당했을 때 제일 먼저 연락해서 도움을 구하고 상의할 때인 것 같다.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둥 기숙사를 나가고 싶다는 둥 남자친구와 헤어졌다는 둥 부모님이 싸우셨다는 둥... 세상에 가장 먼저 연락할 수 있는 내 편, 내 가족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아이들이 다가와 줄 때 눈물이 핑 돌고 행복하다.

주민등록증 나왔다고 사진 찍어 보내고 운전면허 땄다고 사진 찍어 보내오고... 어떻게 하면 이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이 아이들과 함께 이 세상에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벅차고 감사할 따름이다.

- : 최은숙 운호지역아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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