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넷플릭스 가입자·주가 동반추락
러 서비스 중단, 가입자 70만↓
무료 이용가구 1억, 수익성 뚝
월가 “장기적 성장성 의문”우려

세계 최대 동영상 온라인 서비스 넷플릭스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 감소를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421일 새벽(우리 시간)에 마감한 미국 뉴욕 증시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장중 40% 가까이 폭락하며 약 18년 만에 최악의 날을 맞았다.

미국 경제 채널 CNBC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1분기 실적이 월가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420(현지 시간) 넷플릭스 주가는 전일 대비 35.1% 하락한 226.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낙폭이 39%까지 확대되는 장면도 있었다.

이로 인해 넷플릭스 주가는 200410월 이후 약 18년 만에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하게 됐다.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540억 달러(67조원)가 증발했다.

넷플릭스 주가 폭락 원인은 가입자 실적 부진때문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유료 회원이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20만 명 줄어든 2216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 가입자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넷플릭스는 2분기에 200만명의 고객이 추가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넷플릭스는 가입자 감소 원인으로 시장 경쟁 심화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이동 제한 해제 등을 꼽았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수혜주에서 리오프닝(경기 재개)의 소외주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가입자 감소 원인으로 시장 경쟁 심화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이동 제한 해제 등을 꼽았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수혜주에서 리오프닝(경기 재개)의 소외주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로이터 통신은 넷플릭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현지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고, 이 결정이 70만명의 가입자를 잃는 결과를 낳았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는 지난달부터 러시아 서비스를 중단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미국 기업들의 대대적인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것이다.

1억 가구가 유료로 가입하는 대신에 계정을 공유해서 넷플릭스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지목됐다. 넷플릭스는 유료 회원 계정을 공유해 무료로 시청하는 가구가 1억 가구에 달한다며 이를 단속해 가입자를 늘리고 광고를 삽입한 새로운 저가 서비스 출시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비동거인과 계정을 공유하는 행위에 추가요금을 부과할 방법을 실험해 왔다며 이르면 내년부터 공유 계정에 대한 과금을 시작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다만 그 방법을 설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넷플릭스의 장기적 성장성에 우려를 나타내며 투자 의견을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공유 계정 단속과 광고 기반 모델에 장점이 있지만, 이 조치가 2024년까지는 회사에 주목할 만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JP모건은 넷플릭스가 향후 몇 달 동안 신저가를 작성할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50% 낮췄다.

넷플릭스가 성장주로서 한계에 도달했고, 인플레이션 등 거시적 경제 환경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보케캐피털파트너스의 킴 포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넷플릭스는 성장기업이 그 성장성을 잃었을 때 발생하는 일을 보여주는 전형이라며 사람들은 성장기업의 현금흐름 증가를 예상하고 주식을 사지만, 이런 성장주가 폭락하면 금방 발을 뺀다고 말했다.

피터 개니 색소은행 투자전략본부장은 물가 상승에 따른 넷플릭스 구독 취소 등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넷플릭스 주가 폭락은 다른 스트리밍업체에도 영향을 줬다. 넷플릭스 실적 발표 후 월트디즈니, 로쿠의 주가는 각각 5.6%, 6.2% 하락했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6% 넘게 떨어졌고 패러마운트의 주가도 8.6%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도 1% 넘게 하락 마감했다. 넷플릭스는 대표적인 팬데믹 수혜주로 꼽혔다.

하지만 팬데믹 종식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사람들이 외부활동이 늘어나 콘텐츠 시청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넷플릭스 가입자 감소는 다른 코로나19 수혜주도 경제 재개에 따른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됐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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