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에서 60년사를 발간한 조합들이 있다. 한국제지공업협동조합과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한국페인트잉크공업협동조합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 조합들은 지난 60년의 발자취를 정리하고 희망찬 100년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다. 이 조합들의 지난 60년의 중요 역사와 생존의 비결(DNA), 향후 100주년의 비전, 그리고 60년사 제작 현황 등을 살펴보기로 한다.
 

[한국제지공업협동조합]
원부자재 수입 대행사업으로 회원사 수익 창출 극대화

1960년대 초 우리나라는 낙후된 후진국으로서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산업초기 발전단계를 거쳤고 중소기업은 여건 미숙으로 산적한 난제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1961년 군사정권의 중소기업 육성정책 발표에 큰 기대와 희망을 걸고 창업투자가 활발히 진전되었고 기존 업체도 힘을 얻게 됐다.

중소기업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중소기업기본법·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 제정돼 업종별 협동조합 창립운동이 확산되면서 제지조합도 설립됐다. 조합은 19623월 창립총회를 갖고 출범했다.

박엽지 적합업종 지정

절감 전력 한전에 판매

동반성장 협약 등 성과

출범 이후 추진한 주요사업은 펄프 등 원·부자재 수입대행, 1981년부터 격월간지 제지발행, 1984년 조합소유 사무실 마련, 부당 가수(加水)행위 신고제도 운영, 박엽지 품목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및 동반성장 협약, 최근에는 조합원사가 절감한 전력을 한전에 판매해 수익을 얻는 수요반응제도(DR)’ 지원사업, 그리고 1992년 조합 30년사 편찬 등을 성과로 내세울 수 있다. 201710월 조합은 국회 국정감사를 수감하기도 했다.

중소박스업계가 2016년 하반기 이후 골판지 원지·원단의 가격인상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면서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한 이슈화를 추진했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한 2017년도 국정감사에 권혁홍 이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조합은 조합 60년사 편찬계획을 지난해 12월 수립했고 자료 수집 및 원고 작성을 시작해 올해 4월초 작성을 완료했으며 현재 출판사에서 원고 편집·교정 등 작업을 거쳐 5~6월중 발간·배포할 예정이다.

 

권혁홍 이사장 굴뚝산업 이미지 탈피하고 조합 역할 재정립에 최선

조합은 수입 원자재 구매대행 등 공동사업을 통해 조합원사들을 위한 업계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왔다. 조합원 간에 오랜 기간 쌓여온 신뢰와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킨 것이 조합이 60년간 지속해 온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조합이 미래 100주년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조합원사의 공동이익 도모라는 조합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을 기하는 한편, 제지업종이 굴뚝산업으로서 환경을 파괴한다는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시대에 맞게 조합의 역할을 재정립해 조합원의 권익을 더욱 증진하고 나아가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조합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산업 발전·조합원 권익에 헌신조합원수 586개로 성장

1962년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 제정됨에 따라 상공부를 비롯해 중소공업중앙단체연합회와 대한전기공업협회 등 35개 업종으로 분류된 각 협회에서는 서둘러 조합 설립에 관한 제반업무의 수속절차에 들어갔다.

전기공업 분야의 협동조합 설립을 적극 추진하던 대한전기공업협회는 1962435명의 조합원사가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개최해 초대 이사장에 장병찬 이천전기공업 대표를 선임함으로써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이 설립됐다.

이후 조합이 전기공업의 발전과 조합원사의 권익을 위해 한결같이 헌신한 지 어느덧 60년이 흘렀다.

변압기 국산화에 앞장

중앙회 조합대상 수상

공동구매사업도 박차

정부 정책과 국내외 산업 환경이 부단히 변화하는 가운데서도 조합은 조합원사를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정부에 건의하는 기능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2010년 중기중앙회의 협동조합 대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조합원수는 586개로 배전반, 변압기 등을 제조하는 중전기기업체가 가입돼 있다.

주요 사업은 중기간 경쟁입찰 참여와 우수조달 공동상표 수주, 원부자재 공동구매사업, 단체표준 인증, KAS V체크마크 인증, 중전기기 설계 및 기술인력 양성, 해외전시회 참가, 수출촉진회 파견, 조합원을 위한 각종 행사 개최 등이다.

조합은 조합의 60년 역사를 정리하기 위해 객관적 사실에 입각해 자료를 수집·정리했다. 먼 훗날에도 참고가 되도록 기록을 보전하는데 목적을 두고, 역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밝은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60년사를 제작했다. 제호는 세상을 밝혀, 삶의 동력이 되다로 표지 구성을 했으며, 500면의 양장제본으로 1000부를 발간했다.
 

곽기영 이사장 차세대 CEO 집중 육성, 전기산업의 미래 밝힐 터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6·25, 분단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서 자원이 빈약하지만 세계 경제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경제·무역 규모 세계 10위권의 고도성장을 이뤘는데 그 배경에는 우리 전기공업인들이 있었다.

전기조합 발족을 계기로 우리나라 전기공업은 정부의 전원개발 사업에 동참하면서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고 내수시장 보호정책을 펼쳐 변압기·개폐기 등을 국산화시키고 수입대체 산업으로 육성함으로써 지속적인 발전을 이뤘다.

전기산업의 미래는 미래세대를 준비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조합은 50여명의 1~2세대 경영인들의 모임을 발족했으며 경영후계자, 예정자, 2세 경영인들이 참여하는 차세대 CEO포럼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수출검사소로 시작해 표준화사업까지기계공업 발전 한획

금속조합은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 제정된 지 3개월 후인 19623월 초대 용이식 이사장을 중심으로 32개 조합원사가 참여해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정부는 수출지원정책을 적극 추진했으나 품질이 미흡해 해외 클레임이 빈번하자 수출품 품질 향상 등을 위해 196210월 수출검사법을 제정했으며 조합을 수출검사소로 지정했다.

이와 함께 조합은 공동구매사업에도 힘써 실적이 대폭 증가했다. 1960년대 3억원 대에서 70년대에는 50억원 대를 넘어섰다. 조합원수도 60년대 55개에서 70년대 390개 이상으로 확대됐다. 80년대 후반 3저 호황을 맞으며 80년대말 200억원 대에서 90년에는 350억원 대 규모로 성장했으며 공동구매 품목도 100개 이상에 달하게 됐다.

클레임 줄여 수출 확대

조합원수 55460개로

334곳 표준화 인증취득

그러나 2007년 단체수의계약제도 폐지를 기점으로 하락하며 2012년 사업이 폐지됐다. 조합은 금속제품의 규격 통일을 위한 표준화사업도 적극 추진했다. 60년대 초 준비단계를 거쳐 KS 규격에 맞춘 제품의 규격제를 제정하고 1968년부터 연차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70년대 초반에 제2차 금속제품의 표준화를 완성했다. 이 작업은 기계공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국제규격에 맞춰 표준화하면서 금속제품의 수출이 크게 신장했다.

또한 외국 금속제품과 경쟁하면서 자연스럽게 품질 향상과 고급화도 이뤄졌다. 지난해 말 현재 인증 품목 388, 인증업체 334개가 인증을 취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조합원수는 460여개에 달한다. 조합은 지난 60년간의 역사를 집대성하기 위해 20199월 편찬위원회를 구성하고 자료 수집을 시작해 올해 2월 정기총회에서 조합 60년사를 정식 배포했다.

 

이의현 이사장 기술 경쟁력 확보·전문인력 양성 위한 국가정책 급선무

조합은 지난 60년간 국민의 실생활과 산업현장에서 필수적인 제품을 생산해 산업발전에 크게 공헌하며 성장 발전해 왔다.

열악한 환경에서 짧은 시간에 저렴한 인건비로 더 많이 더 빨리 생산해 생산원가를 줄이고, 대량구매로 원자재 구입단가를 낮춰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기업환경이 급변하면서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제조업 경영자들은 인건비 부담이 커서 경쟁력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으나, 그 본질을 들여다보면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기술을 가지려면 장기적 안목으로 미래 파급효과가 큰 연구를 지원하고 고급기술인력을 양성하는 국가적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한국페인트잉크공업협동조합]
페인트와 잉크의 결합한목소리로 업계 애로 정면돌파

페인트잉크조합은 1961년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 제정됨에 따라 각각 활동하던 페인트협회와 잉크협회가 모체가 돼 조합을 구성하고 19623월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원래 두 단체는 외자 페인트 수입방지와 원료공동수입, 물품세 이중부과면제 업무에 각각 노력하다가 정부에 공동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합치게 됐다.

두 협회는 업이 유사하며 제조공정이 거의 같다. 조합 설립 당시 원자재 가격 폭등과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던 페인트와 잉크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고 조합은 원자재 공동구매사업에 역점을 뒀고 조합을 중심으로 업계는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고 원자재 폭등에 공동 대응해 나갔다.

원자재 폭등 공동대응

단체표준 사업에 역점

표준색견본 주요성과

조합 설립 당시부터 계속 활동 중인 조합원은 강남제비스코, 노루페인트, 동양잉크, 삼화페인트, 조광페인트, 한진화학 등 6개사다. 초대 이사장을 맡은 한정대 이사장(노루페인트 대표)은 조합이 조직되고 두 협회가 하나가 되는데 중요한 가교역할을 했다. 7~9대 강남섭 이사장과 10~11대 안도현 이사장은 업계의 미래를 위해 79년 조합회관 부지를 매입했고 조합원을 설득해 건축을 시작해 198010월 완공했다.

조합의 주력 사업은 원자재 공동구매, 공동판매, 단체표준 제정, 기업 애로 대정부 건의 등이었다. 조합의 3대 유산은 1975년 창간된 페인트와 잉크지와 79년부터 색채문화 선도를 위한 표준색견본 제작·배포, 조합회관 신축이다.

조합은 조합 60주년의 발자취를 정리하기 위해 페인트와 잉크지 올해 봄호(197)를 창립 60주년 기념호로 제작해 발간·배포했다.

 

안성철 이사장 헌신적 서번트 리더십 바탕으로 시장변화 선제적 대응

조합의 60년 생존 비결을 꼽는다면 무엇보다도 업계를 위한 조합 이사장들의 헌신적 서번트 리더십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업계의 공통 애로사항을 조합원과 함께 선제적으로 대응해왔으며 조합원 대표자들도 조합에 대한 애정과 관심, 공동의 이익을 위해 서로 협력해 왔던 점 등을 들 수 있다.

조합은 미래 100년을 준비하기 위해 기술 개발과 ESG경영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 고도화되는 경제구조와 시장 급변에 따른 기술개발 요구에 부응하고 특히 시대적 요구사항인 친환경 제품 개발, 첨단산업에 걸 맞는 혁신적 기술 개발, ESG경영과 탄소중립 등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환경안전보건분야(EHS) 분과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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