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주가 급락 이유

리비안은 2009년 미국 메사추세츠공대를 졸업한 알제이 스커린지가 세운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주로 전기 픽업트럭과 SUV를 생산하고 있다.
리비안은 2009년 미국 메사추세츠공대를 졸업한 알제이 스커린지가 세운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주로 전기 픽업트럭과 SUV를 생산하고 있다. 테슬라의 대항마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11월 나스닥 시장에 데뷔한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주가 급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리비안은 2009년 미국 메사추세츠공대를 졸업한 알제이 스커린지가 세운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주로 전기 픽업트럭과 SUV를 생산하고 있다. 테슬라의 대항마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회사다.

아마존이 지난 2019년부터 리비안에 약 7조 원을 투자하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 아마존은 리비안이 생산할 배달용 전기밴 10만대를 미리 주문했으며, 현재 리비안 지분 20%를 보유 중이다. 미국의 완성차 업체 포드도 리비안 주식 5%를 갖고 있다. 포드는 지난해 11월 리비안이 나스닥에 상장할 당시 12억달러(15408억원)를 리비안에 투자했었다.

리비안의 상장 소식은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인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 기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 아마존과 포드가 투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모가는 78달러였다. 상장 당일인 지난해 1110(현지시간)100.73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달 16일에는 주가가 172.01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투자손실 커진 포드 대량 매도

금리인상도 투자자 이탈 한몫


우크라 여파로 원자재 태부족

차량 생산, 주문에 턱없이 미

문제는 올해 들어 리비안 주가가 75% 폭락한 것이다. 포드가 리비안의 주식을 매각했고, 여기에 더해 미국 월가에서 기술주 매도세가 대거 출현한 탓이다. 지난 59일을 기준으로 리비안 주식 보호예수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리비안에 대한 초기 투자자들은 주식을 시장에 내다팔 수 있다.

포드는 지난 59일 리비안 주식 800만주를 매각한데 이어 513일에도 700만주를 추가로 매각했다. 이로써 포드가 보유한 리비안 지분은 8700만주로 줄었다. 포드는 지금까지 모두 4억달러어치의 주식을 매각했다.

리비안의 전기차 플랫폼인 스켈레톤 플랫폼을 자사 고급 브랜드인 링컨의 전기 SUV에 탑재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그러나 합작 생산은 이미 포기했고,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자 주식마저 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포드가 리비안에 대한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드는 더 이상의 손실을 막기 위해 리비안의 주식을 손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비안 주가가 급락한 또 다른 이유는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리튬 등 배터리용 원자재 공급난이 가중되자 리비안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당시 내놨던 올해 전기차 생산량 예상치(5만대)를 지난 3월 절반(25000)으로 낮췄다. 로버트 스캐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현재 차량용 반도체 칩 공급난은 애피타이저(전채 요리)에 불과하다며 장기화를 예고했다.

현재 리비안은 픽업트럭 ‘R1T’,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와 아마존 운송용 차량 ‘EDV700’ 등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 5월 초 기준 리비안의 차량 예약 주문 건수는 9만 건이다. 올해 예상 생산량의 약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차량 생산량이 주문을 턱없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인플레이션, 공급난 때문에 사전 예약 구매자들에게까지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고객 반발과 주가 급락으로 기존 예약 주문에 대해선 인상을 철회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원자재난이나 공급망 혼란, 인플레이션은 한 번에 해결될 일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해서 리비안 주가를 짓누르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도 주가 하락과 투자자 이탈의 배경으로 꼽힌다. 예고된 미국 연준(Fed)의 고강도 긴축 정책은 스타트업 등 기술주에 악재로 작용한다. 금리가 높아지면 별다른 매출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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