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화장품 선진시장인 북미·유럽에서의 재정위기 등으로 다소 둔화됐던 화장품 산업의 성장세는 지난 2017년을 기점으로 다시 반등하는 추세다. 실제 2017년 세계 화장품 시장규모는 4648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올해 세계 화장품 시장규모를 4487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일명 ‘3300원의 신화로 불리며 국내 로드숍을 이끌었던 에이블씨엔씨는 또 한 번의 한류 뷰티 붐을 예고하고 있다. 포화 상태인 국내 뷰티 시장에서 일찍이 해외로 눈을 돌리며 글로벌 현지화 전략을 통해 지속 성장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침체됐던 글로벌 시장 분위기가 위드 코로나를 넘어 엔데믹 단계로 접어든 데 따라 뷰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은 성장 전망에 힘을 더한다.

뷰티 브랜드 미샤를 비롯해 어퓨, 초공진, 스틸라, 셀라피, 라포티셀 등을 영위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올 1분기 5639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 20194분기 이후 9분기만에 이룬 흑자 전환이다.

에이블씨엔씨의 실적 개선 견인의 중심에는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의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매출의 지속 성장이 있다. 1분기 3개국에 설립된 해외 법인에서 발생한 매출액은 총 2098507만원으로 1478017만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미국 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1% 성장한 34억원이다. 해외 법인 중 매출 규모는 가장 작지만 미국 이커머스 시장의 주요 채널인 아마존 직 진출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는 게 업계 평가다. 아마존 입점 1년 만에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보인 것은 물론 월마트와 코스트코의 온라인 채널에서도 인기를 끌며 미국 뷰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0단계 스킨케어·쿠션 등

현지고객 취향·특성 적극 공략

50여개국 진출, 성장 가속페달

에이블씨엔씨는 스킨케어 중심의 핵심 상품을 기반으로 한 에이블씨엔씨 미샤의 현지화 전략이 미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10단계 스킨케어로 상징될 만큼 정교하고 철저한 피부관리로 주목받고 있는 K-뷰티 트렌드와 함께 코로나 팬데믹 이후 화려한 메이크업보다는 스킨케어 제품 및 셀프 스킨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아마존 내 매출 견인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에이블씨엔씨는 미국 내 화장품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한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는 한편으로 다수의 오프라인 리테일 채널에 추가로 입점하며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북미시장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남미 시장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146.9%)을 보인 중국 시장 역시 에이블씨엔씨의 주요 해외 거점 중 하나다. 1분기 중국 법인의 매출액은 58억원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중국 로컬 뷰티 브랜드들이 약진하는 환경 속에서도 베이스메이크업 카테고리를 집중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왔다.

지난 2020년부터는 중국 최대 온라인 화장품 유통사인 릴리앤뷰티(Lily& Beauty)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온라인 채널 확대 및 바이럴 마케팅 강화에 힘써왔다.

다년간의 노력을 통해 이룬 제품과 품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지난해 현지 상반기 최대 할인 행사인 ‘618 쇼핑축제에서는 비비크림 부문 판매량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왕홍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며 에이블씨엔씨 미샤가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M매직쿠션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붉은색 패키지를 사용해 현지에서 ()쿠션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만큼 인기가 높다. 지난 2월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를 통해 진행한 라이브방송에서는 6분 만에 준비된 수량이 완판되기도 했다.

해외법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법인의 경우 현지 고객의 취향과 특성을 공략한 제품군 확장 및 경쟁력 강화 집중 전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한 11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본 현지 고객의 취향과 특성을 적극 공략한 단일 제품의 인기가 입소문으로 이어진 결과다. 한 예로 지난해 8월 론칭한 과즙팡 스킨케어 프라이머의 경우 밤 형태의 프라이머가 현지 시장에 드물다는 점이 신선함으로 작용해 틈새 공략에 성공한 케이스다.

에이블씨엔씨는 법인 형태로 운영되지 않는 동남아, 남미 등의 신시장에서도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는 만큼 향후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진출 국가는 50여개국에 달하며 운영하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 수만 하더라도 32000여개 수준이다.

2000년 브랜드 미샤를 통해 국내 최초로 브랜드숍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탄생시킨 에이블씨엔씨. 2017IMM PE 인수 이후 신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이들이 기존 화장품 시장의 유통과 생산구조에 혁명을 일으켰던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시장에서 또 한 번의 ‘3300원 신화를 써 내려 갈 수 있길 바라는 바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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