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장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장

삼성전자 평택공장에서 시작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면담으로 끝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처음부터 끝까지 반도체, 배터리, 미래차 등 공급망 이슈로 채워졌다.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공급망 위기 대응을 위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공식화하고, 양국간 장관급 협의채널인 공급망·산업대화가 신설된 것을 회담의 주요성과로 꼽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이번 정상회담의 진짜 성과는 대한민국 반도체·배터리·미래차 등 첨단 산업의 위상을 글로벌 무대에서 보여줬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와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력을 기르기 위해 2020년부터 소재·부품·장비 2.0전략을 추진해왔다. 미중간 기술패권 경쟁과 반도체 국수주의가 본격화된 2021년에는 K-배터리 전략, K-반도체 전략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국가핵심전략산업을 중심축으로 하는 산업재편 마저 이뤄냈다.

소부장 산업에 대한 집중지원과 투자로 우리기업은 18개월만에 매출 2151억원, 투자 3826억원에 달하는 소부장 R&D 성과를 얻어냈다. 아직 대기업 중심이긴 하지만 국산화율도 꾸준히 높이며 가마우지 경제에서 펠리컨 경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소부장 산업의 넥스트 레벨을 위해서는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에 정부는 20205월 소부장 특화단지 추진계획을 수립한 뒤 지난해 1, 5개의 특화단지를 선정했다. 경기용인 반도체 특화단지, 충북청주 이차전지 특화단지, 충남천안 디스플레이 특화단지, 전북전주 탄소소재 특화단지, 경남창원 정밀기계 특화단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러나 이들 소부장 특화단지 중 하나 빠진 것이 있다. 바로 미래형 자동차 특화단지다.

광주, 미래차산업육성 최적지

윤 대통령 공약 신속시행 필요

공급망 위기 돌파할 출구전략

뇌와 심장이 반도체와 배터리로 이뤄진 미래차 산업이야말로 공급망 위기의 순간, 산업 발전의 기회를 열어줄 열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미래차 기술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을 통해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분야 공급망 대응과 투자 확대 등을 논의한 것도 일맥상통하는 흐름이다.

따라서 다음 소부장 특화단지는 미래형 자동차 특화단지여야 한다는 산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광주의 경우 미래차 전장 부품·모듈 기업을 집적화하고, 기존 내연기관 관련 기업의 산업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3개 산단을 신규 특화단지로 지정받고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미래차 소부장 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의 생태계 구축이 중요한 만큼, 앵커기업인 현대모비스 등 대기업 유치가 매우 필요하다.

광주는 이미 기아자동차와 GGM이라는 두 개의 완성차업체를 보유하고 있어 인공지능, 미래모빌리티 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기 매우 적합한 도시다. 광주지역 혁신기업들 역시 광주 제조업 GRDP40%를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고도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석열 대통령도 균형발전 지역공약에서 광주를 미래 모빌리티 선도도시로 구축하고, 이를 위해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 조성을 약속한 바 있다.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미래형 자동차의 신규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 핵심 성장 동력인 미래차의 전진기지는 소부장 특화단지가 돼야 한다. 소부장 특화단지는 그 자체로 연대와 협력의 소부장 산업 생태계가 돼 미래차의 저변확대와 보급확산을 책임질 것이다. 지금의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돌파할 출구전략 역시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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