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강은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리·모곡리·마곡리에 걸쳐 흐르는 강이다. 홍천군 서석면 생곡리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143km를 유장하게 흘러 청평댐에 안긴다. 상류에서 시작해 팔봉리·모곡리·마곡리를 지나는 동안 물길은 깊고 넓어지면서 크고 작은 모래밭과 자갈밭을 만든다.

그 중 모곡리에 위치한 모곡밤벌유원지는 작은 자갈이 뒤섞인 모래밭이 1km 길이의 강변을 덮고 있고, 밤나무와 미루나무가 숲을 이뤄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민물고기가 많아 낚시를 즐기기에도 제격이며, 물살이 잔잔해 수영을 하기에도 좋다. 강변까지 차를 가져갈 수 있고 곳곳에 아름드리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줘 오토캠핑 성지로도 이름난 곳이다. 요즘처럼 녹음이 푸르고 수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밤벌유원지 부근 강 위에서는 뱃놀이가 펼쳐진다.

 

초보자도 쉽게 조작 싯 온 카약

홍천강 모곡밤벌유원지 부근은 카약킹을 하며 주변 경관을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홍천강 카약킹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배바위 인근이다. 애국가 방송에도 나올만큼 절경을 자랑한다.
홍천강 모곡밤벌유원지 부근은 카약킹을 하며 주변 경관을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홍천강 카약킹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배바위 인근이다. 애국가 방송에도 나올만큼 절경을 자랑한다.

카약은 원래 에스키모인들이 사용하던 가죽 배가 시초다. 에스키모인이 바다에서 사냥을 할 때 쓰던 배를 영국인들이 지금과 같은 모양으로 개량해 쓰기 시작했고, 지금은 올림픽에서 경기를 치르는 엄연한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경기는 호수나 강과 같이 물결이 잔잔한 곳에서 일직선 출발해 속도를 겨루는 식으로 치러진다. 다소 간단한 경기 방식이긴 하지만 고도의 기술과 훈련양을 필요로 하는 운동이다. 물론 이건 스포츠일 때의 이야기고, 기본적인 패들링(노 젓기)에 대해서만 배우면 누구나 쉽게 조작하는 것은 물론 온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카약만한 수상 레포츠가 또 없다.

카약은 싯 온 카약과 싯 인 카약으로 분류된다. 싯 온(Sit On) 카약은 말 그대로 앉는 부분이 카약의 위에 있다는 뜻이고 싯 인 카약(Sit in)은 사람이 카약의 안으로 들어가 앉는 형태의 카약을 말한다. 대체로 초보자들의 경우 싯 온 카약을 탄다. 싯 인 카약은 몸이 카약 안으로 들어가 있어 초보자들의 경우 배가 뒤집혔을 때 잘빠져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싯 온 카약은 안정성이 높고 카약을 컨트롤 하기에 편리해 초보 카약커들에게 적합하다.

낚시·수영 제격, 오토캠핑 성지 입소문

안전한 카약체험, 온가족 색다른 재미


자연이 깎아낸 바위조각 예술 그 자체

100대 명산 팔봉산, 예상밖 스릴 만끽

양 날의 노를 왼쪽 한번 오른쪽 한번 저어가며 카약은 앞으로 나간다. 방향을 전환할 때는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의 반대쪽 노를 저으면 된다. 가령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고 싶을 땐 왼쪽 손으로 쥔 노를 저으면 된다는 말이다. 뒤로 가기 위해서는 노를 뒤에서 앞으로 밀어주면 된다. 이때 노로 물을 찍어 민다는 생각으로 저으면 조작이 좀 더 쉽다. 물론 더 다양한 기술을 익히면 익스트림 스포츠로도 충분하지만, 몇 가지의 간단한 기술만으로도 색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제주 쇠소깍, 삼척 장호항, 춘천 소양강 등지에서도 카약 체험을 해볼 수 있긴 하지만, 특히 홍천강 카약이 으뜸인 이유는 강을 따라 배바위카누마을, 송강 카누학교 홍천분교 등과 같이 카약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카약 강습소들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작은 자갈이 뒤섞인 모래밭이 1km 길이의 강변을 뒤덮은 모곡밤벌유원지는 물살이 잔잔해 수영부터 낚시, 오토캠핑까지 다양한 레저를 즐길 수 있는 홍천의 명소다.
작은 자갈이 뒤섞인 모래밭이 1km 길이의 강변을 뒤덮은 모곡밤벌유원지는 물살이 잔잔해 수영부터 낚시, 오토캠핑까지 다양한 레저를 즐길 수 있는 홍천의 명소다.

모곡밤벌유원지부터 시작해 마곡리 배바위 인근까지 이어지는 청전자연의 경관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강변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기암절벽, 기암절벽을 푸르게 물들인 초여름의 녹음, 바위 틈을 비집고 피어난 꽃가지를 보며 노를 젓다보면 이곳이 바로 무릉도원이다. 여기에 산들바람까지 살짝 불어오면 정말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밤벌유원지 초입에서 시작해 마곡리 방향으로 이삼십 분 가량 노를 젓다 보면 배바위가 나온다. 배를 닮은 모양의 배바위는 애국가 영상에도 등장할 정도로 절경을 자아낸다. 카약을 탈 때도 이 배바위 근처에서의 카약킹이 백미임에 분명하다. 수만 년에 걸쳐 자연이 깎아낸 바위의 표면과 그 위에 자라나는 소나무가 장관을 빚어낸다.

레저용 카약의 경우 넓이가 넓어 균형 잡기가 수월한데 풍경 감상이 조금 심심해 질 때쯤엔 몸을 뒤로 눕혀 잠시 눈을 감아보자. 홍천강의 잔잔한 일렁임과 이따금 들리는 바람소리, 새소리가 마치 자장가를 불러주는 엄마 손길처럼 느껴지는 마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강과 산의 완벽소화 진경산수

홍천8경의 1경으로 손꼽히는 팔봉산은 등산부터 하산까지 단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짜릿한 매력을 선사한다.
홍천8경의 1경으로 손꼽히는 팔봉산은 등산부터 하산까지 단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짜릿한 매력을 선사한다.

홍천의 청정자연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카약 외에도 다양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팔봉산에 오르는 것이다. 팔봉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 중 하나이고 동시에 홍천9경 중 제1경으로 꼽힌다. 크고 작은 여덟 봉우리가 형제처럼 오순도순 나란히 줄지어 있어 팔봉산이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

팔봉산의 진가가 나타나는 계절은 지금과 같이 더운 때이다. 맑은 홍천강이 산을 끼고 돌고 있어 산행을 마친 후 홍천강에서 더위를 씻으며 물놀이를 할 수도 있다.

팔봉산 산행은 매표소에서부터 시작된다. 등산로는 매우 단출하다. 정상적으로 오르는 길은 1봉으로 가는 길 뿐이다. 반면 하산하는 길은 2봉과 3, 5봉과 6, 7봉과 8봉 사이 그리고 8봉을 넘어 완주해 내려갈 수 있다. 산행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대부분 8봉을 모두 넘어서 내려온다.

3시간 가량의 짧은 산행 시간, 해발 327m 높이를 알고나면 100대 명산이라는 이름이 무색히 들릴법도 한데 그렇다고 절대 만만히 봐서는 안된다. 기암 절벽 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봉우리를 하나씩 오를 때마다 예상 밖의 스릴을 선사한다. 봉우리 간 거리도 짧아 도무지 지루할 틈이 없다. 시작부터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지는가 하면 로프를 잡고 수직의 거친 암벽을 오르기도 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암봉이 수없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수많은 로프와 철계단 난간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팔봉산 산행에서 목장갑은 필수일 정도다. 하지만 힘들게 오른 만큼 팔봉산은 매 봉우리마다 그림 같은 풍광과 다채로운 재미를 선물한다.

팔봉산의 절경은 생각보다 빨리 마주할 수 있다. 여덟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오는 1봉에서 부터다. 발밑으로 굽이굽이 산을 휘감아 도는 홍천강의 모습이 한눈에 펼쳐지는데, 강과 산의 완벽한 조화가 마치 한 폭의 동양화와도 같다.

해산굴을 통과해야 하는 4봉은 팔봉산의 하이라이트 구간이다. 해산굴이라는 이름은 좁은 바위틈을 통과하는 어려움이 출산의 고통과도 비슷하다 해 붙여진 재미있는 이름이다. 바위틈을 통과할 때마다 젊어진다고 해서 장수굴이라고도 한다.

팔봉산을 끝까지 즐기고 싶다면 이 30m폭의 홍천강을 가로질러 가는 쪽을 선택해보자. 등산부터 하산까지, 여덟 개의 봉우리 수보다 훨씬 많은 팔봉산의 매력에 풍덩 빠지게 될 것이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사진=한국관광공사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