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이곳을 찾아주시고 저를 불러주십시오. 여러분을 위해 언제든지 대통령실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지난달 25일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중소기업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비가 내리는 중에도 60곳이 넘는 테이블을 일일이 돌면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의 격의 없는 소통을 시작으로 경제부처 장관들의 현장 행보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영 중소벤처기업부장관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3일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시흥의 중소기업 생산공장을 찾았다.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기업 경영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래주머니를 벗겨내겠다는 취지다. 이러한 현장행보를 기초로 새 정부 1기 경제부처 장관들은 지난 5년간 누적된 실패한 정책을 바로잡고, 기업인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최우선 과제는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혁파하는 것이다. 세상은 급변하지만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해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을 주저하고 있다. 획일적인 주52시간제, 중대재해처벌법 등 노동규제를 비롯해 포장재 등 환경규제, 기업에는 이미 준조세가 된 과도한 인증 부담, 포지티브 방식의 산업단지 입주 제한 등 각종 규제를 과감하게 덜어내야 한다.

중소기업 승계도 현실화해야 한다. 이미 70세 이상 중소기업 CEO1만 명을 넘었지만, 상속 중심 세제지원으로 기업승계가 어려워 기업은 늙어가고 혁신 동력도 저하되고 있다. 일본은 2018년부터 후계자가 기업을 물려받으면 업종변경에 제한이 없고, 회사를 팔거나 문을 닫을 때까지 상속·증여세 납부를 100% 유예하고 있다. 우리도 일본처럼 기업승계 제도를 전향적으로 개선하고, 사전증여를 통한 계획적 승계를 활성화해야 한다.

또한, 쿼터제 폐지 등 외국인력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면서 생산 현장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왔지만, 중소기업은 수출할 물량을 확보하고도 일할 사람이 없어 생산을 못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의 근간인 뿌리산업은 인건비를 두 배를 준다 해도 내국인을 구할 수 없고, 외국인력도 쿼터제에 묶여 필요한 만큼 쓸 수 없는 실정이다. 현장 수요에 맞게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외국인력 쿼터를 폐지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해 산업현장의 온기를 되살려야 한다.

지난 31일에 열린 중소기업정책심의회에서 이영 중기부장관은 중기부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부처가 되겠다, 어떤 방울을 달아야 할지는 민간 전문가들과 관련부처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새 정부는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그간 기업을 힘들게 했던 각종 규제를 개선할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통의 중요한 수단은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이지만, 그 이후 실효성 있는 후속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제부처 장관들이 간담회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생각하고, 정책 수립 및 집행 과정에서도 기업인들과의 스킨십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성공적인 정부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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