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술로만 인식되던 막걸리가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오래된 술로만 인식되던 막걸리가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할아버지 술로 인식된 막걸리가 제2의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화려한 부활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다.

막걸리는 우리나라 전통주의 한 종류로 쌀로 밑술을 담근 뒤 청주를 걸러내고 남은 술지게미를 다시 체에 걸러낸 양조주다. 농가에서 새참과 함께 반주로 즐기거나 양은 주전자에 가득 담은 술을 마시는 동네 어르신들의 모습부터 떠올리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처럼 전통의, 오래된 술로만 인식되던 막걸리가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최신 트렌드에 발맞춰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다양한 맛으로 출시한 것은 물론 콜라보레이션 제품까지 등장해 맛과 재미를 동시에 사로잡은 이유에서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주류 시장이 1.6후퇴한 가운데 막걸리 시장은 52.1성장했다. 글로벌사이버대학교 김경섭 교수의 막걸리 제조 수업에도 수강생 절반 이상이 사업가로 구성됐으며 이 중 상당수가 30대 이하 여성이다.

막걸리 양조 업체들은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순당은 롯데칠성음료와 손잡고 국순당 칠성막사를 선보였다. 막걸리에 사이다를 타서 바로 마실 때 느끼는 청량함을 구현하기 위해 1년여간의 개발 기간을 거쳤다는 게 국순당 측의 설명이다. 이에 앞서 국순당은 바밤바 아이스크림과 협업해 국순당 쌀 바밤바밤을 내놓고 출시 100일만에 200만병 판매를 돌파하는 등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보해양조 역시 디저트 카페 설빙, 홈플러스와 협업해 설빙 인절미 순희를 홈플러스 단독 상품으로 출시했다. 설빙의 대표 메뉴인 인절미빙수의 콩가루와 우리쌀 순희 막걸리의 깔끔한 맛을 조화롭게 구현한 제품이다.

도수 낮추고 다양한 맛 구현

건강·프리미엄 제품 등 출시

글로벌 무대서도 인기만점

국내 막걸리 제조 회사인 우리술도 싸이월드제트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산 도토리를 첨가한 막걸리 싸이월드 도토리 막걸리제품을 선보였다.

서울장수도 SPC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와 손잡고 장수 막걸리 쉐이크를 내놨다. 알코올 함량 1% 미만으로 사실상 술이 아닌 성인용 비알코올 음료이지만 막걸리향 베이스에 얼음과 우유 등을 섞어 부드러운 맛을 구현해 막걸리를 떠올리게 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장수는 이와 함께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프로바이오틱스 효모균을 장수 생막걸리 전 제품군에 확장 적용하며 막걸리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양조업체 뿐 아니라 유통업계 역시 막걸리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배우 김수미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출시한 프리미엄 수제 막걸리 수미 막걸리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임창정 미숫가루 꿀막걸리를 출시하는 등 특색있는 막걸리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막걸리 역시 수제 맥주처럼 지역별, 양조장별 다양한 맛을 내는 특징이 있어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2017년 전통주의 온라인 판매 허용과 함께 지속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막걸리의 인기는 국내를 넘어 외신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CNN한국의 막걸리는 어떻게 소주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막걸리에 대해 자세하게 다뤘다. 기사는 막걸리를 한국어 발음대로 ‘Makgeolli’라고 표기하며 한국에서 한때 명맥이 끊길 위기까지 내몰렸지만 젊은 세대와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을 받으며 위상이 되살아났다고 평가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용산 집무실에서 열리는 최초의 경제단체 행사였던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에서는 지평주조가 만든 지평일구이오막걸리가 만찬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재임 당시 만찬주 혹은 건배주 등으로 소백산 대강막걸리’, ‘부산 자색고구마 막걸리등의 막걸리 상품을 사용했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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