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선정, 6월에 가볼 만한 ‘일찍 떠나는 여름휴가 여행

6월과 함께 무더위가 찾아왔다. 한낮의 기온이 평년보다 조금씩 높게 나타나는 가운데, 뙤약볕을 잠시나마 피할 수 있는 여름 휴가 생각이 벌써부터 간절하다. 한국관광공사는 여름의 시작과 함께 일찍 떠나는 여름휴가를 테마로 6월 추천 국내 여행지 6곳을 선정했다. 청량한 숲과 계곡, 싱그러운 꽃과 나무, 보기만 해도 시원한 바다가 두 팔 벌려 맞이하는 곳들이다. 게다가 한발 빨리 움직이면 성수기의 북적임에서 벗어나 한결 여유롭고 느긋하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으니 올 여름 휴가, 당장 떠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부서지는 파도에 더위를 날려보내다시흥 웨이브파크

시흥 웨이브파크 미오코스타존 키즈풀의 해질녘 풍경
시흥 웨이브파크 미오코스타존 키즈풀의 해질녘 풍경

강원 양양, 부산 송정, 제주 중문에 이어 서울 인근에서도 서핑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2년 전, 경기 시흥 거북섬 일대에 웨이브파크가 들어서면서 부터다. 아시아 최초의 서핑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시흥 웨이브파크는 세계 최대급 인공 해변과 서프풀을 갖춘 곳이다.

시설은 크게 서프존과 미오코스타존으로 이뤄져 있다. 서프존은 부챗살 모양의 서핑 전용 풀이다. 가운데 이동로를 기준 삼아 각각 파도의 방향이 다른 좌우 서프코브로 나뉜다. 좌우 코브는 다시 얕은 거품 파도가 이는 베이존과 고난도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중·상급 세션인 리프존으로 구분된다. 높이와 길이, 강도 등이 다른 파도가 끊이지 않는 덕에 상급자는 서핑에 몰입하고, 초보자는 동작을 익히기에 제격이다.

야자나무, 짚 파라솔로 꾸며 이국의 해변을 연상케 하는 미오코스타존은 가족 단위로 물놀이 하기 좋은 곳이다. 파도가 치는 서프풀, 대형 거북이 인상적인 키즈풀, 레크레이션 활동이 가능한 레크레이션풀 등을 갖췄다. 선베드와 카바나, 푸드 코트 등의 편의시설이 있어 물놀이와 휴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수심 5m 야외 다이빙풀에서 스쿠버다이빙을 배울 수 있는 블루홀라군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낮에 웨이브파크에서 무더위를 식혔다면 해질녘에는 인근의 오이도를 들러보자. 빨간등대와 생명의나무가 어우러진 오이도항의 일몰이 장관이다. 옛 소금창고와 흔들전망대가 있는 갯골생태공원도 여행의 쉼터 삼기에 적당하다.

 

미지의 산을 품은 바다삼척 덕봉산해안생태탐방로

덕산해수욕장 백사장의 외나무다리와 덕봉산의 전경
덕산해수욕장 백사장의 외나무다리와 덕봉산의 전경

여름 휴가지를 두고 바다파산파로 의견이 분분하다면 강원도 삼척에 위치한 덕봉산해안생태탐방로가 딱이다.

맹방해수욕장과 덕산해수욕장 사이에 있는 덕봉산은 그간 군 경계 철책으로 가로막혀 있어 53년간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됐던 곳이다. 그러다 지난해, 철책을 제거하고 해안탐방로가 조성되자마자 미지의 숲이었던 덕봉산은 단숨에 삼척 명소로 자리잡았다.

덕봉산은 맹방해수욕장과 덕산해수욕장 어느 곳에서도 접근할 수 있지만 이왕이면 외나무다리가 볼만한 덕산해수욕장 쪽으로 입장하는게 좋다. 덕봉산까지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외나무다리와 펑퍼짐한 덕봉산, 그 뒤로 펼쳐지는 바다의 풍광이 근사해 포토존 역할을 톡톡히 한다. 높이 54m의 덕봉산 허리에 난 길이 해안생태탐방로다. 해안 코스를 한 바퀴 돌다가 적당한 지점에서 정상으로 오르면 된다. 덕봉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1km가 채 안될 만큼 짧은 코스지만 때묻지 않은 에메랄드 빛 바다와 기암괴석이 널린 해안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정상에서는 너른 백사장을 만드는 마읍천과 마읍천 뒤로 멀리 백두대간 봉우리의 웅장한 모습까지도 보인다.

BTS(방탄소년단)의 화보촬영지로 알록달록한 색감의 파라솔과 선베드, ‘BTS’ 조형물이 있는 맹방해수욕장은 덕봉산 인근의 또 다른 명물이다. 캠핑족이면 맹방비치캠핑장을, 차박족이면 맹방해수욕장에 베이스캠프를 마련하고 이른 여름 휴가를 만끽할 수도 있다.

 

몸도 마음도 짜릿한 계곡의 맛서산 용현계곡과 용현자연휴양림

조선시대 3대 읍성으로 불리는 해미읍성과 해미읍성의 명물인 회화나무
조선시대 3대 읍성으로 불리는 해미읍성과 해미읍성의 명물인 회화나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자 뼈속까지 시릴 정도로 차가운 계곡물이 생각난다. 긴 여름나기에 지칠 몸과 마음을 일찍이 달래주는 것도 필요하다. 그럴 땐 물놀이와 휴양림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서산 용현계곡으로 떠나보자. 서산 용현리에 위치한 용현계곡은 우리에게 서산마애삼존불상이라고 잘 알려진 마애여래삼존상에서 용현자연휴양림까지 약 2.7km 도로 왼편에 길게 펼쳐진 계곡이다. 수량이 풍부한데 비해 수심은 무릎 정도로 낮아 아이가 있는 가족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물놀이 하기에 좋다. 계곡은 휴양림 쪽으로 갈수록 더욱 울창하고 깊어진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도 뚫지 못할 정도로 우거진 숲은 한여름에도 시원하고 물은 30분 이상 발 담그기에도 어려울 만큼 차다.

그리고 이 계곡 끝에는 용현자연휴양림이 자리한다. 산등성이와 계곡 주변으로 숲속의집, 산림문화휴양관 등의 숙박 시설이 들어섰다. 숲에는 까치박달, 개암나무, 애기닥나무가 자생한다. 숲속에 조성된 탐방로와 등산로를 따라 산책을 하다 보면 청량한 공기가 가슴 한가득 들어찬다. 휴양림에서 운영하는 나무 목걸이 만들기, 독서대 만들기 등의 다양한 목공 체험과 숲 탐방 프로그램은 더욱 알찬 휴식을 만들어준다.

서산에 갔으면 해미읍성에 들러야 한다. 해미읍성은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 전북 고창의 고창읍성과 더불어 조선시대 3대 읍성으로 꼽히는 사적지다. 읍내 한가운데 우뚝 선 성이 인상적이다.

 

싱그럽고 달콤한 여름나기성주 한개마을과 포천계곡

보랏빛 맥문동 꽃이 흐드러진 서산 성밖숲의 여름
보랏빛 맥문동 꽃이 흐드러진 서산 성밖숲의 여름

여름철 대표 과일인 참외가 노랗게 익어가는 6. 참외의 대표 산지인 성주 역시 여름 피서지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옛 골목이 아름다운 한개마을을 천천히 걷다가 시원한 포천계곡에 앉아 아삭한 참외를 한입 베어 물면, 이보다 여유롭고 달큰한 휴가가 따로 없다.

주민들이 살며 옛 모습을 지켜가는 성주 한개마을은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통 마을이다. 뒤쪽으로 영취산이 포근히 감싸고, 앞으로 두 하천이 만나서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길지다. 조선 세종 때부터 성산 이씨의 집성촌이었던 한개마을 곳곳에는 역사 속 인물들이 살던 멋스러운 고택이 자리한다. 고택을 둘러싼 정겨운 토석담을 따라 걷다보면 마을 안쪽에 한개마을에서도 대감댁으로 불리는 북비고택(응와종택)을 만날 수 있다. 응와종택 바로 아래에 위치한 대산동 교리댁은 멋스러운 사랑채와 잘 가꾼 정원이 아름답다. 후손이 거주해 개방되지 않은 고택들도 있지만 집들을 잇는 정겨운 담장 그리고 담장 위로 피어난 초여름 싱그러운 꽃과 나뭇잎이 충분히 매혹적인 산책길을 만들어 준다. 마을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에 자리한 포천계곡은 가야산이 빚어낸 그림같은 계곡이다. 7km에 이르는 물줄기를 따라 곳곳에 너럭바위와 작은 폭포가 펼쳐진다. 상류에 자리한 성주 만귀정은 포천계곡의 아름다운 풍광을 꼽은 포천구곡에 속하는 홍개동 근처라 경치가 특히 빼어나다. 맑은 물빛에 크고 작은 바위 사이를 계단처럼 흐르는 폭포가 한낮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린다.

 

치유와 휴식으로 채우는 하룻밤합천 오도산자연휴양림

합천 읍내를 휘감아 흐르는 황강에서는 6월 말부터 황강 카누 체험을 무료로 진행한다
합천 읍내를 휘감아 흐르는 황강에서는 6월 말부터 황강 카누 체험을 무료로 진행한다

오도산 해발 700m 고지대에 자리한 오도산자연휴양림은 깊은 기슭을 따라 조성됐다.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삼림욕을 하기 좋고, 깊은 계곡에서 피서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그중에서도 휴양림 꾸민 치유의숲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추천 웰니스 관광지에 선정될 만큼 진한 휴식을 제공한다. 치유의숲이 운영하는 온열 치유 프로그램과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도심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힐링과 휴식을 선사한다.

산림 치유 프로그램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활동은 해먹 명상 시간이다. 나무 사이에 해먹을 걸고 누워 있으면 어느새 바람 소리와 새소리, 바람에 나부끼는 잎 소리가 선명히 들리고 이내 머리가 맑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너른 덱에 매트를 깔고 앉아 숲과 온전히 하나되는 요가는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주로 실내에서 진행하는 온열 치유 프로그램의 경우 건식 편백 반신욕, 족욕, 경혈 안마 매트 등의 최신 온열 설비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휴양림에서 하룻밤 묵는다면 오도산전망대에도 가볼 만하다. 차로 정상까지 갈 수 있는데 쉽게 오른 것에 비해 풍경은 더없이 멋지다. 남쪽으로는 합천호와 황매산, 북쪽으로는 해인사가 깃든 가야산, 두무산, 비계산, 거창 우두산, 그 너머로 덕유산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합천 읍내를 휘감아 흐르는 황강에서는 매월 6월이면 황강 카누 체험 행사가 열린다. 간단한 안전 교육과 패들링 교육을 받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합천5경으로 꼽히는 함벽루의 빼어난 풍경은 덤이다.

 

수국과 팽나무, 쪽빛 바다가 주는 여운신안 도초도

하트 해변’으로 불리는 신안 하누넘해수욕장
하트 해변’으로 불리는 신안 하누넘해수욕장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한 시간, 이름처럼 풀과 나무가 푸르른 도초도(都草島)는 최근 몇년 사이 신안군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도약 중이다. 알록달록 수국이 수백만 송이 피어나는 수국공원에서 시작해 이준익 감독의 영화 <자산어보> 촬영지로 이름을 알리더니, 수국과 팽나무가 어우러진 환상의정원이 문을 열며 외지인들의 발길이 많아졌다.

수령 70~100년 된 팽나무 700여 그루가 터널을 이루는 환상의정원은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푸르게 정화되는 기분이다. 팽나무 아래 수국이 융단처럼 깔리는 6월은 동화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수레국화와 패랭이, 니포피아 등 온갖 색색의 꽃들까지 어우러져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환상의정원에서 1km 남짓 떨어진 곳에는 영화 <자산어보>의 촬영지가 있다. 조선 후기 문신이자 어류학서 자산어보의 저자 정약전이 흑산도로 유배와 책을 쓴 과정을 담아낸 영화로, 이 영화의 주 무대인 정약전의 초가집 세트장이 도초도에 지어졌다. 우물이 있는 마당에 서면 초가 사이로 보이는 바다 풍경이 액자 속 그림 같다. 영화는 극장에서 내린지 한참이 지났지만 영화 속 장면 그대로 관람객을 맞이하는 초가집의 모습은 때이른 여름 휴가에 뜻밖의 여운을 준다.

눈부신 백사장의 시목해수욕장을 비롯해 도초도와 다리로 연결된 비금도에 하트 모양 해변으로 유명한 하누넘해수욕장 역시 신안의 쪽빛 바다를 즐기기에 더할나위 없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사진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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