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중국시장 탈출 러시, 한국 중소기업은?

지난 59(현지 시각)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글로벌 기업들이 탈() 중국 시장을 고민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놨다. 중국은 예전만큼의 경제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는 데다 서구와의 무역 전쟁의 위험성까지 보이고 있다. 이런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탈출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016년 중국은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했다는 이유로 보복에 나섰고, 코로나 제로 정책으로 경기 부진 및 공급망을 훼손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현지 사업을 재정비하거나 중국으로부터의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한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131개 기업 중 86%가 지난 10년간 중국 경제 상황이 악화했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 기업들은 중국의 정치적 리스크를 가장 큰 우려 원인으로 꼽았다. 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과 미중 무역 갈등, 강화된 환경 규제와 높은 생산 원가 등을 문제 요인으로 거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배터리용 흑연을 포함해 228개 핵심 수입품 가운데 80%를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완전히 없애기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는 우리 기업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정부는 민간 기업이 핵심 원자재, 특히 반도체·배터리·석유화학·자동차 같은 원자재 공급망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태스크포스를 발족했다. 기업들도 스스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갈등 사태를 거치면서 중국 중심 글로벌 공급망을 분산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탈세계화는 탈중국화로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노동집약적 산업은 중국과 같은 저임금 국가인 아세안(ASEAN)으로 이전할 수 있지만 기술 중심 산업은 그렇지 않다. 기술과 인프라를 갖춘 한국에겐 천재일우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협소한 국내 시장만으로 중소기업이 생존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2020년 기준 중소제조업 매출액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독일과 일본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로의 편입 확대를 도모하고 수출 규모나 대상 국가를 크게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중소기업이 혁신 역량을 강화해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혁신 인프라를 재정비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디지털화가 중심이었던 3차 산업혁명은 한국이 아날로그 기반이었던 일본을 넘어설 수 있었던 기회였다. 반면 4차 산업혁명은 중국이 한국을 추월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한국이 과거 일본의 위치에, 중국이 예전 한국의 위치에 있는 셈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새로운 산업 분야가 창출된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에게 마지막 기회의 창이 열린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자동화가 가능한 스마트공장의 사례처럼 기존의 노동집약산업의 입지가 상실되지만 맞춤생산 및 공유경제 같은 새로운 트렌드의 등장으로 중소기업들이 유연성을 무기로 경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각 산업별 환경을 면밀히 분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과 중국의 기술수준과 규제 강도의 차이를 면밀히 분석해 분야별로 대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제조 2025’에 의하면 반도체, 전기차 등 주력 산업에서 자국 기업 점유율을 70~80%까지 높이겠다고 한다. 앞으로 중국에서 외국 기업이 발붙일 곳이 없다는 얘기와 같다. 한때 세계의 공장’‘꿈의 시장이라 불렸던 중국이 외국 기업의 발목을 잡는 늪으로 변하고 있다. 우리 중소기업의 현명한 대처가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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