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폭넓게 퍼지고 있는 비건 열풍은 개인의 신념이나 취향 등을 넘어 동물·환경 보호와도 맞닿아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최근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폭넓게 퍼지고 있는 비건 열풍은 개인의 신념이나 취향 등을 넘어 동물·환경 보호와도 맞닿아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식음료업계가 동물성 식품(고기, 우유, 달걀 등) 대신 식물을 재료로 만든 비건(vegan)식에 주목하고 있다. 채식주의를 실천하는 소비자의 니즈 충족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ESG경영 실현 차원의 노력이다.

최근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폭넓게 퍼지고 있는 비건 열풍은 개인의 신념이나 취향 등을 넘어 동물·환경 보호와도 맞닿아 있어 더욱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옥스퍼드 대학 연구에 따르면 개인이 육류·유제품 섭취를 줄이면 최대 73%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제품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총량)’을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식음료업계는 앞장서 비건식을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한국비건인증원을 통해 지난해 비건 인증을 받은 식품만 해도 286개나 된다. 지난 2018년부터 지난 2020년까지 3개년간 인증 받은 식품(326)87.7%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채식 인구는 250만명(한국채식연합 집계 기준)으로 전체 국민의 5% 수준에 불과하지만 지난 2018150만명에서 3년 만에 66.7% 늘어났을 만큼 증가율이 높아 시장의 성장성 역시 높은 상황이다.

최근 CJ제일제당은 식물성 대체유사업의 전문 브랜드 얼티브(ALTIVE)’를 론칭하고 100% 식물성 음료인 얼티브 플랜트유를 출시했다. 최근 조용히 성장하고 있는 식물성 대체 음료 시장에서 환경적 가치뿐 아니라 사람을 위한 영양적 가치도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는 지속가능성(ESG) 관점에서 기획된 것이 특징이다.

CJ제일제당은 얼티브 플랜트유를 시작으로 시중 동물성 유제품들을 다양한 식물성 제품으로 대체하고 얼티브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 예로 카페 음료에 최적화된 얼티브 플랜트유바리스타 에디션 제품을 통해 카페에서도 편리하게 비건 음료를 선보일 수 있도록 돕는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비건식 주목

CJ·롯데·농심, 시장확대 선도

중소업계도 간편식 라인업 강화

이에 앞서 CJ제일제당은 그린바이오 사업의 일환으로 차세대 식품 소재 플레이버엔리치(FlavorNrichTM)’를 선보이고 미국 최고 권위 비건 단체인 비건 액션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를 발판삼아 대체육을 비롯한 미래 식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게 CJ제일제당 측의 설명이다.

롯데제과 역시 지난 20205월 첫선을 보인 비건 아이스크림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간 생소하게만 느껴졌던 비건 아이스크림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에서다. 일반적으로 유제품으로 만드는 것이 당연시됐던 아이스크림을 순식물성 원료로 대체해 채식주의자의 니즈를 만족한 것이 대표적인 성공요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CJ프레시웨이가 운영하는 카페 브랜드 모닝해즈도 식자재 유통 업계 최초로 공식 지정 기관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은 샐러드를 선보이며 비건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가치소비 온라인몰 달리살다도 비건 카테고리 매출이 지속 상승하는 데 따라 대체육을 활용한 간편 먹거리 등의 비건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농심 역시 비건식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상품개발 연구 등에 힘쓰고 있다. 농심그룹 계열사인 태경농산을 통해 식물성 대체육 및 비건 간편식품 브랜드인 베지가든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 초에는 GS25와 협약을 통해 편의점에 다양한 비건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비건 레스토랑인 포리스트 키친을 오픈하기도 했다.

대기업에 앞서 비건 시장을 이끌어 온 곳은 중소 식음료업계다. 이들의 경우 최근 그간의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비건 시장의 확대를 선도하고 있다.

국내 최초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는 편의점 미니스톱과 손잡고 식물성 대체육으로 만든 고기없는삼각김밥과 식물성 풀드바비큐 대체육과 다진 유부를 메인 재료로 만든 고기없는유부바비큐김밥등을 생산하고 있다.

밀키트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프레시지 역시 채식 전문 간편식 브랜드 헬로베지에 대체육 사업을 결합해 채식 간편식 시장 본격 공략에 나섰다.

올가니카가 설립한 대체육 간편식 스타트업 브라잇벨리 역시 식물성 기반의 대체육을 사용해 출시 8주 만에 17000봉 이상 판매된 플랜트 왕교자에 국산 김칫소를 추가한 플랜트 김치왕교자를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웰니스 브랜드 일일하우와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뉴테나 역시 각각 100% 비건 프로틴 음료인 일일하우 프로틴밀과 비건 인증 다이어트 식품인 비건한끼를 출시하며 비건식 시장 확대에 동참했다.

최근 건강은 물론 친환경 등 가치소비 추세에 힘입어 착한 먹거리로 각광 받는 비건식. 소비자 니즈 충족은 물론 기업의 ESG경영 실천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기업들이 앞장서 선택의 폭을 넓혀 신규 고객층을 유입하고 시장의 규모를 키울 수 있길 바라본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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