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나흘째인 지난 1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나흘째인 지난 1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사흘째인 지난 9일 전국 곳곳에서 물류 차질이 빚어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화물연대 조합원 4500여명은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곳곳에서 철야 대기하며 파업을 이어갔다.

국토부는 이들을 포함해 화물연대 조합원(22000)의 약 37% 수준인 8100여명이 전국 14개 지역 160여개소에서 이날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항만별 컨테이너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70.2%, 평시(65.8%)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부산항과 울산항 등 일부 항만에서 조합원들이 운송을 방해하면서 반출입량이 감소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부산항 10개 터미널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지난달 동시간대 반출입량(21604TEU·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의 약 30% 수준인 6336TEU에 그쳤다.

인천항은 이날 오후 5시까지 반출입량이 1625TEU로 평시(9755TEU)의 약 16.7% 수준에 그쳤다.

수도권 물류 거점들의 물동량도 바닥세를 보이고 있다. 평택·당진항은 화물연대 파업 이후 사실상 운송이 중단되면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반출입량이 평시(1964TEU)0.5% 수준인 10TEU에 불과했다.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 급감

레미콘 출하 막히고 재고 산적

자동차 생산도 가다서다 반복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의 전날 반출입량은 평시 수요일의 8.8% 수준인 392TEU에 그쳤다.

시멘트와 자동차업계 등 산업현장의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시멘트 출하 중단 여파로 레미콘 수급까지 차질이 빚어지면서 삼표산업과 유진기업, 아주산업 등 공장 가동을 중단한 레미콘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충북 단양의 한 시멘트 공장에서는 이날 오전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일반 트럭을 통해 출하하려던 포장용 시멘트 물량까지 막아 출하가 중단됐다. 시멘트협회는 전날 시멘트 출하량이 13660톤에 그치면서 155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총파업으로 출하되지 못하고 재고로 쌓인 시멘트가 생산공장 약 36만톤, 전국 유통기지 42만톤 등 총 78만톤에 달하면서 일주일 뒤면 피해 규모가 10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동차업계도 생산 차질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전날 오후 2시부터 울산공장 납품 거부에 들어가면서 이틀째 생산라인이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화물연대 울산본부는 이날도 울산공장에서 선전전을 진행하며 부품 운송 거부를 이어간다는 방침이어서 당분간 생산 차질이 계속될 전망이다.

기아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완성차를 적치장으로 옮기는 카캐리어마저 운송이 중단되자 번호판도 발급받지 않은 완성차를 공장 직원이 직접 운전해 적치장으로 옮기고 있다.

GS25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계는 소주 출하가 어려워지자 직접 물류 차량을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으로 보내 소주 이송에 나서고 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재 민주노총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엄정 대응 원칙을 강조한 경찰이 파업 이후 나흘간 불법행위로 조합원 총 30명을 현장에서 연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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