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프리마는 출퇴근 시간은 일정하게 운영하되 금요일은 오전만 근무하는 주 4.5일제를 시행해 매주 반차를 쓰는 것처럼 생활할 수 있다.
슈프리마는 출퇴근 시간은 일정하게 운영하되 금요일은 오전만 근무하는 주 4.5일제를 시행해 매주 반차를 쓰는 것처럼 생활할 수 있다.

국내에는 주5일제와 주4일제를 절충한 주4.5일제를 시행 중인 중소기업이 있다. 바로 보안 분야 강소기업 슈프리마다. 슈프리마는 출퇴근 시간은 일정하게 운영하되 금요일은 오전만 근무하는 주 4.5일제를 시행해 매주 반차를 쓰는 것처럼 생활할 수 있다. 슈프리마는 고용안정, 일생활균형, 임금 측면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아 올해 청년친화강소기업에 선정됐다.

슈프리마는 특히 워라밸 보장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부터 선도적으로 주 4.5일제를 도입해 임직원들이 충분한 휴식과 여가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최근에는 외부 심리 상담 업체와 제휴를 맺어 익명으로 누구나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리마 심리상담프로그램을 개설해 임직원 정신 건강 증진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육아기 단축 재택 근무제를 시행해, 육아기 경력 단절을 방지하고 더욱 가족 친화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했다.

이러한 환경은 비단 슈프리마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보안업체 전반 분위기가 MZ(밀레니얼+Z)세대가 중시하는 워라밸과 가족 친화적 제도 등 직원 대우를 해주는 데 최대한 신경을 써주는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우선 근무 제도를 살펴보면 한싹, 지란지교, 지니언스 등 많은 기업들이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탄력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각자 생활여건에 맞게 오전 8~10시 사이에 출근하고 오후 5~7시 사이에 퇴근해 육아, 자기계발 등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한다.

정보기술(IT)업계에서 개발자 등 인재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파격적인 연봉 인상에 스톡옵션, 보너스까지 내세워 인재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업무 특성상 IT 전문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보안업계는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많아 연봉 경쟁에 뛰어들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근무제도, 사내 대출 등의 복리 혜택을 내세워 자사 인력을 지키고 있다.

금요일 낮12시 퇴근 자리매김

육아기 단축 재택근무도 실시


한싹·지란지교 등 中企

탄력근무제로 자기계발 병행


근로시간 패러다임 변화 주목

, 사내 대출 제도, 자녀 학자금 지원 등으로 장기 근속을 유도하기도 한다. 파이오링크는 3000만원 한도 회사 대출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슈프리마는 내집 마련을 위한 무이자 대출을 인당 최대 5억까지 지원해 전체 임직원의 15% 가량이 이용하고 있다. 지란지교데이터와 소만사는 근속기간 5년 단위로 리프레시 휴가와 포상금을 제공한다.

완전한 주4일제는 아니지만 한 달에 하루나 격주에 하루 휴식을 보장하는 근무 형태 실험은 국내에서도 수년 전부터 시도돼 왔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7월부터 3년간 매달 마지막 금요일마다 전 직원이 휴식을 즐기는 놀금 제도를 시행했다. 호응이 커지자 지난해 4월부터는 격주로 확대됐다. 밤샘 근무를 의미하는 크런치 모드등 강도 높은 근로 시간으로 악명높은 게임업계에선 이례적인 시도다.

이처럼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업무량이 많은 기간의 근로시간을 늘리는 대신, 업무량이 적은 기간의 근로시간을 줄여 평균 근로시간을 주40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이 최대 6개월인데, 이는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짧은 수준이라며 단위기간을 최대 1년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탄력적 근로시간제 활용률을 보면, 한국은 지난해 기준 4.6%, 미국(생산직 31.3%, 관리직 73.9%), 일본(48.9%), 영국(13.1%) 등 주요국에 비해 저조한 수준이다. 정산기간의 총 근로시간 범위 내에서 근로자가 자유롭게 근로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 경우 최대 정산기간은 1개월, 연구개발 업무에 한해 3개월로 제한하고 있다.

전경련은 수개월 이상 중장기 프로젝트가 많고 과업예측이 어려운 IT·소프트웨어(SW), 바이오·제약 등의 업종들은 짧은 정산기간으로 활용하기 곤란하다며 정산기간을 최대 1년으로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추광호 경제본부장은 앞으로 근로시간 자율성이 요구되는 근로형태의 다변화와 일·가정의 양립 수요 확대 등 근로시간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은 증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5노사간의 합의에 기반해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정할 수 있는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발언한 만큼, 앞으로 슈프리마와 같은 강소기업이 계속해서 탄생해나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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