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만(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장)
김경만(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장)

지난 30여년간 중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전문가로서 지내다 국회에서 입법활동을 한지 2년이 지났다. 임기 4년의 국회의원으로서 반환점을 지난 셈이다. 특이한 점은 미증유의 코로나19 펜데믹과 함께 했다는 점이다.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코로나19 펜데믹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는 아픔 그 자체였다. 공급망이 무너지고, 거래처가 끊기고, 늘 보고 살던 단골들이 하루아침에 증발했기 때문이다. 망연자실. 현장에서 만난 이들의 모습에 가슴 먹먹하기 일쑤였다. 그래도 30년 현장 경험을 살려 이들을 만나 애환을 들으며 희망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다. 이것이 필자에게 주어진 첫 번째 소명이라고 여겼다.

이렇게 시작된 지역별 중소상공인 현장 간담회를 17개 광역시도 모두 돌며 100여건의 정책과제를 발굴하며 마무리했다. 가는 곳마다 지역의 중소상공인들은 모두가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이중 고향인 광주의 사례는 유독 눈에 밟힌다. 광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낸 민주화 운동의 시원이자 금형산업과 자동차산업 등 제조업이 지역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곳이다. 최근에는 에너지밸리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단지를 조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의 지역총소득은 전국 17개 시도 중 14위에 불과하다. 2020년 기준 지역내총생산은 전년대비 -4.7%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성장하지 못하는 지역경제는 지역민들에게 고통을 준다. 청년들에게는 매력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주지 못하고, 어르신들에게는 더 안정적인 복지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광주는 이제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지역혁신의 주체인 중소기업과 풀뿌리 경제인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있어야 한다. 독일이 유럽경제가 흔들릴 때에도 홀로 굳건하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지역경제기반의 미텔슈탄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미텔슈탄트는 독일 중소기업을 의미하는 고유명사지만 우리나라로 치면 1인 기업이나 자영업자까지도 포함하는 지방 중소기업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국회 진출이후 지난 2년간 지역 중소상공인 입장에서 지역경제 문제를 다루고 입법화해달라는 주문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국회에도 경제전문가나 중소기업인 출신의 의원들이 많이 있지만 현장 기반의 중소기업정책을 기획하고 입법으로 연결하는 업무를 30년 이상 경험한 전문가는 아마도 필자가 유일하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의 소명이 중소상공인의 애환을 희망으로 바꾸고, 지역경제와 한국경제가 함께 성장하는 것인 만큼 이제 지역중소상공인들의 부름에 응답하는 것이 도리에 맞다. 또한 그동안 중앙정부 주도형 중소상공인 정책을 다뤄왔던 풍부한 경험을 살려 앞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중소상공인 회생에 진력을 다하는 것도 필자의 사회적 책임임을 각인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달, 광주 서구문화센터 사거리에 지역사무소를 개소했다. 이 지역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중심의 다양한 상권과 주변 산업단지로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이 모여 사는 주거지역이다. 특히 상무지구는 이러한 특징이 도드라져 도심융합 특구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기업과 인재가 모여드는 혁신거점화가 핵심으로 도심 내에 산업·주거·문화 등 우수한 지역 인프라를 만들어 주는 일이다. 이를 위해 필자는 지난 5월 국회에서 광주 도심융합특구 성공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개최하고, 상무지구 일대를 제2광주형 판교테크노밸리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시작했다.

또한 위기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 전략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아자동차 광주공장과 빛그린산단, 삼성전자 광주공장, 금형산업진흥회 등을 방문했고, 식료품제조업계와 식품전용단지 조성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광주의 산업지형 대전환을 위한 첫 걸음도 내딛었다. 이밖에도 지역중소상공인과 지역민들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또 무엇을 만들어 가야하는지 더 많이 듣고 함께 고민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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