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
윤병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

지난 522일부터 26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은 시장개방, 자유무역, 국제분업이 이끄는 글로벌 경제성장이 끝나고 있음을 알렸다. 인건비가 싼 곳, 원자재가 싼 곳을 찾아 전 세계가 분업하는 세상이 끝난다는 얘기다. 수출의 시대가 저물어 간다는 의미다.

이제 외국인직접투자(FDI)로 소비국에서 현지 생산이 늘면서 수출은 줄어들고, 이에 따른 세계 경제의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것이다. 물건을 만들어 보내는 대신, 돈과 데이터를 보내 현지에서 물건을 만들어 공급하는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국제분업 체제가 무너지고 글로벌 공급망 체계가 약화되자 탈세계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관세 등 무역장벽으로 거래비용이 증가하는 등 효율성 저하는 세계경제를 구조적 하방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다보스포럼(WEF)5년 후 2027년 세계화의 모습을 상품·서비스 등 물리적 경제의 통합과 분절, 디지털·기술 등 가상적 경제의 통합과 분절이 가져오는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가상적 경제의 통합과 물리적 경제의 통합이 이뤄지면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된다. 지금까지는 세계화 4.0이었다. 세계화 4.0은 디지털·비대면 기술의 발전으로 국가 간 노동력 이동의 물리적 한계가 극복되면서 글로벌 교역이 고용과 서비스 분야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이 환경이 세계화 5.0으로 나간다. 재화·서비스에 더해 기술·데이터와 고급인력의 교류가 빈번하게 이뤄져 국가 간 물리적·가상적 경제 협력이 모두 증대된다는 가설이다.

기술플랫폼 공유지원 바람직

디지털제조기술 습득에 방점

뿌리산업 스마트화 서둘러야

하지만 가상적 경제의 분절과 물리적 경제의 분절이 이뤄지면 가장 비관적 시나리오인 자급자족 경제가 된다는 가설이다. 상품 교역 감소가 지속되는 것에 더해, 기술·디지털 등 가상적 경제에도 개별 국가의 지배력이 확대되며 교류·협력이 제한된다.

다보스 포럼은 향후 4가지 시나리오가 복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국가 간 협력, 경제적 통합, 지식공유, 인적자본 투자 확대를 촉구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앞으로 전개될 새로운 세계화의 모습을 선제적으로 분석·모니터링해 경제주체별 대응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탈세계화 움직임에 중소기업 지원정책도 바꿔야 한다.

먼저, 혁신적인 상품·서비스의 확산, 기술·디지털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기술 플랫폼을 공유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로써 사물인터넷(IoT)을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에 연결해 제조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기업이 돼야 한다.

다음으로, 교육 영역을 확대해 3D프린터, 컴퓨터 스캐너, 레이저 커터 등 디지털 제조기술 습득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 배움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제조자 운동으로 확산되고 부가가치 창출 규모를 키우는 밑거름이 돼야 한다.

또한, 소재·부품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뿌리산업 육성이 요구된다. 핵심 임베디드 SW 확보로 주력산업 연계형 SW R&D 추진, IT·SW, IoT 등을 활용한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으로 생산 전 과정이 지능화, 최적화된 낭비 없는 공장 만들기로 엔지니어링, 디자인, SW, 소재의 고부가가치 부문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스마트공장은 AI, 빅데이터, IoT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요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미래형 공장이다.

중소기업은 점점 빨라지는 산업 재편 속도에 맞춰 경험과 다져진 시스템을 바탕으로 자전거 페달 밟듯이 멈추지 않고 계속 혁신해야 한다. 기술유출을 우려한 각국이 기술·디지털의 교류를 차단함으로써 가상적 경제의 혁신과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 중소기업은 탈세계화 움직임에 따라 바뀌는 정부 지원정책을 수용할 수 있는 준비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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