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훈_한국표준협회 ESG경영센터 센터장·경영학 박사
유훈_한국표준협회 ESG경영센터 센터장·경영학 박사

중소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도모하기 위해 중소기업뉴스는 2회에 걸쳐 한국표준협회 ESG경영추진단과 <중소기업 ESG 전략>을 연재한다. 한국표준협회 ESG경영추진단은 컨설팅, 교육, 검인증, 표준에 이르기까지 경영 현장에서 필요한 ESG 관련 지식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소설 오만과 편견은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1813년 영국의 작가 제인 오스틴이 쓴 소설이다. 여주인공 엘리자베스는 영국의 전통적인 가문의 둘째 딸로 재치와 매력이 넘치는 아가씨이고 남자 주인공 다아시는 성공한 가문의 젊은이다. 처음에는 엘리자베스가 다아시가 오만하다는 편견때문에 갈등하고 거리를 두지만 다아시의 사려 깊고 성실한 모습을 발견하면서 편견이 해소되고 두 사람이 연인관계로 발전한다는 이야기다.

2020년부터 ESG가 크게 이슈가 되면서 글로벌 트렌드와 정책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고 산업과 국가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이 계속 발표되고 있다. 이제는 ESG가 왜 중요하고 필요한가라는 총론의 시대는 지나가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각론의 시대가 온 것 같다.

 

ESG 공시, 中企에 큰 부담

국내외 다양한 전문기관들의 정책과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특히 글로벌하게 논의되고 있는 ESG 공시와 평가, 그리고 미국과 유럽에서 발표하고 있는 정책들이 기업에게는 너무나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지나친 규제가 아닌가라는 의견이 많다. 기업들은 ESG에 대한 편견을 가질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ESG가 너무나 오만하게 보인다.

환경관련 이니셔티브 중 신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뜻하는 ‘RE100’과 관련해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RE100’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면서 협력업체에까지 RE100을 요구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탄소중립이행을 위해 1차 벤더에서부터 CO2절감 등 환경관련 요구를 증가시키고 있고 제조나 엔지니어링 관련 대기업은 협력업체 평가에 ESG를 도입하고 있으며 비중을 높이고 있다.

국내정책 측면에서도 일정비율 이상의 재생 플라스틱 사용, 국제기준의 환경과 안전인증 요구, 윤리경영 실천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순환경제와 생물다양성 등 이슈들이 구체화되고 있다.

ESG는 선택 아닌 필수 사항

손놓고 있다간 국제통상 타격

대기업·전문가, 中企 배려를

글로벌 기업이나 국내 대기업과 거래를 해야 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너무나 무리하게 보인다. ESG경영과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편견을 해소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대기업과 ESG 전문가들은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 즉 친절한 설명과 정책적 배려심이 필요하다.

먼저 ESG는 환경 이슈에서 시작했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주도형 경제에서는 결국 통상이슈가 될 수밖에 없음을 설명해야 한다. ESG라는 허들을 넘지 못하면 산업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이 막대할 것이다.

다음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ESG 요구사항을 설명해야 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올해 초 '기후공시 의무화 규정' 초안을 발표했다. 유럽연합(EU)'기업 지속가능성 공시지침''공급망 실사법'을 발표했다.

또한 IFRS재단이 설립한 ISSB(국제지속가능성위원회)는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초안을 발표했는데 향후 ESG공시와 평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이 걱정되는 것은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ESG 선도기업이 승자

2019년 처음 발표했을 때 보다 적용범위가 5개에서 9개로 늘었다. 시범적용 시기는 20231월로 변경이 없으며, 제도 시행은 20261월에서 1년 당겨진 20251월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유럽 역내에 수출하는 9개 품목은 연간 약 551000만 달러(67000억원)에 이른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특정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함께 협력해야 대응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중소기업을 위한 사려 깊은 행동 즉 배려가 필요하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자원과 여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ESG 금융상품 활성화, 세제혜택, 저금리 대출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진단에 기반한 컨설팅 프로그램, 전문가 육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산업별 ESG 우수사례와 대응방안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정보 인프라도 필요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국내 대기업들에서 협력업체를 위한 교육이나 컨설팅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ESG‘Who Cares Wins(2004)’라는 보고서에서 처음 언급됐다. ESG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지속가능한 지구환경과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기업과 기업이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라 생태계와 생태계가 경쟁하는 시대가 됐다.

이제는 ESG가 규제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함께 강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ESG가 디딤돌이 돼 기업은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을 하고, 환경과 사회의 지속가능발전(Sustain able Development)에도 기여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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