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미국, ‘붐플레이션’ 예고

미국의 7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경기침체 우려가 잦아들고 붐플레이션(Boomflation)’ 가능성이 커졌다고 미국 투자 전문매체 마켓워치가 지난 6(현지시간) 보도했다.

붐플레이션은 (boom, 호황)’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호황 하의 인플레이션이라는 의미이다. 경기와 인플레이션의 관계를 나타내는 합성어는 이밖에도 경기침체 하의 인플레이션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nation+inflation), 불황 하의 인플레이션을 뜻하는 슬럼플레이션(slump+inflation) 등이 있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초호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528000명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58000명 증가와 비교하면 두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7월 실업률도 3.5%로 집계돼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201~2월 수치로 돌아갔다. 실업률 3.5%는 반세기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 7월 고용지표가 발표된 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은 떨어지겠지만 경제는 침체에 빠질 것이란 전망도,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꺾지 못한 채 경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될 것이란 스태그플레이션 전망도 입지가 좁아졌다.

비농업 고용, 예상치 두배 수준

실업률은 코로나19 이전 회귀

물가상승율 목표치 상향해야

고용 호조로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상황이라는 우려가 잦아들고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고공 행진을 계속하는 가운데 경제는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붐플레이션 전망이 급부상하고 있다.

캐피톨 시큐리티즈 매니지먼트의 켄트 엥겔케 수석 경제 전략가는 이러한 시나리오를 붐플레이션이라고 부른다“7월 고용 보고서에서 전년 대비 임금 상승률이 5.2%로 나왔는데 이것이 경제성장을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6월 인플레이션이 41년 새 최고치라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주 발표되면 고용 호조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투자자의 관심이 더 쏠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면 정책금리가 3%를 웃돌 때 연준이 금리 인상을 그만둘 것으로 생각했던 견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이제는 목표 금리가 4%에 근접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유 마 ‘BMO 자산관리수석 투자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소비자 입장에서 고용시장 강세는 좋은 소식이지만 임금 인상률이 올라가면 평균 인플레이션도 올라갈 것이고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려는 연준의 시도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고용 호조로 일부 전문가는 물가상승률 2% 목표치를 중립으로 삼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영유 마 수석 투자 전략가는 연준의 물가상승률 2% 약속은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수준의 경기 둔화 없이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과도한 긴축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오래간다는 점, 고용시장이 타이트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2% 후반대에서 3% 정도까지 봐도 된다“2%라는 숫자가 마법의 숫자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지난 8일 보고서에서 중앙은행(연준)이 정말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리기를 원한다면 경제를 깊은 침체에 빠뜨리게 될 것이고 아니면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붐플레이션 시대에는 투자등급 회사채가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 SLC 매니지먼트의 멀라키는 주식과 채권 모두 유망하다고 보지만 특히 현재 수익률이 4.3% 수준인 투자등급 회사채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붐플레이션(boomflation) : 호황을 의미하는 붐(boom)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서 호황하의 인플레이션을 의미한다. 이것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하의 인플레이션), 슬럼플레이션(불황하의 인플레이션) 등 새로운 용어에 대응해서 나온 말이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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