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철-한남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곽동철-한남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미국 경제는 사실상 침체에 빠졌고, 중국도 강력한 제로 코로나 봉쇄정책을 고수하면서 경제가 급격히 둔화됨에 따라 수출주도국가인 우리나라의 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우리 경제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현상 등 복합위기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 환율 변동성 등이 심화되고 있다. 게다가 무역적자 지속과 높은 물가상승세로 인해 소비심리마저 위축되면서 수출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상반기 무역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우리나라와 같이 중간재 수입비중이 높은 일본, 독일 등 수출 제조국가들도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일이다.

우려되는 점은 분기별 수출경기에 대한 국내 기업의 전망을 나타내는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올해 2분기보다 1.7포인트 하락한 3분기 94.4 포인트를 기록, 수출기업 현장에서도 하반기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양적으로 중소기업 수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605억달러, 전기대비 56억달러 증가)에도 반기기준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대기업은 올해 상반기 수출금액 2258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1933억달러)보다 325억달러 증가했다. 이는 중소기업 수출보다 약 6배 많은 수출 규모이다.

수출 中企 ·비중 모두 감소

상반기 수출액, 대기업이 6

정부, 수출中企 집중지원 시급

중소기업 수출이 주춤하면서 전체 기업의 1%를 차지하는 대기업으로의 수출 쏠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질적으로는 경제주체 중 하나인 수출 중소기업 비중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우 전쟁 장기화,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금리 인상, 물가·환율 상승세 등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 수출 중소기업 수는 전기대비 1.9% 감소한 73933개사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 대기업 수는 2019년대비 약 149개사가 늘어 917개사로 증가했다.

아울러 수출 중소기업의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도 점점 축소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은 2019년 상반기보다 1.6%포인트 감소한 17.2%로 크게 하락했다. 반면에 대기업의 수출 비중은 2019년 상반기보다 0.9%포인트 상승한 64.4%를 기록해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한다는 것은 옛말이 돼가고 있는 분위기다.

이렇게 수출 중소기업이 크게 위축된 이유는 이들 중 약 87%(64344개사, 올해 상반기)를 차지하고 있는 수출금액 100만달러 미만의 영세 소기업이 3고현상 등 대내외 악재를 버티지 못하고 2.9% 감소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출금액이 100만달러 이상인 수출 중소기업 수는 5.5% 증가세를 보여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국 무역수지는 올해 5월부터 현재까지 19948월 이후 28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만성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그간 흑자였던 대()중 무역마저 적자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수출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 전체에 미치는 충격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을 고수하거나 체계를 유지하고 상황이 좋아지기만을 바란다면 미·, ·러 신냉전과 그로 인해 재편되는 새로운 글로벌 경제 질서 속에서 수출주도형 국가로 살아남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수출 중소기업을 힘들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정부 정책이 자생적 기술혁신을 기반으로 한 대기업 중심의 수출지원정책에 집중해 설계됐다는 점이다.

산업 생태계에서 중소기업이 가장 약한 고리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무너지게 된다면 이후에 중견기업과 대기업 순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수출 중소기업 생태계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수출 중소기업의 회복탄력성 강화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민경제라는 큰 틀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물류비와 원자재 수급 등 문제에 있어 상생·협력하고 정부도 원자재 수급비용 완화와 물류비 지원 예산 확대, 수출 중소기업 판로와 생산성 확대 등 수출 중소기업의 현실에 와 닿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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