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이코노미(창작자 경제)’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온라인·모바일 콘텐츠 제작자(크리에이터)가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에서 많은 팔로워를 거느리며 자신의 콘텐츠를 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산업을 말한다.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등 새로운 기술 등장 덕분에 빠르게 도래했다.

이전에는 기업이 콘텐츠를 제공하고 소비자는 이를 단순히 즐기기만 했다면, 이제는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미국 벤처 캐피털 시그널파이어(SignalFire)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적으로 5000만명 이상 크리에이터가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 마케팅 분석업체 인플루언서 마케팅 허브는 올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장가치는 1042억달러(13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체류시간이 늘어나면서 크리에이터 생태계도 확대된 셈이다.

 

70~80대 어르신도 활동 중

요즘 시대엔, 원하는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더 이상 크리에이터라는 단어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전유물이 아니다. 본인이 가진 직업 특성을 살려 콘텐츠를 만드는 중년 크리에이터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니어 크리에이터도 활동 중이다. 콘텐츠 등 창작물을 선보이기 위한 통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세계에서 자신만의 하나뿐인 아이템을 만들고, 이를 거래하는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콘텐츠 소비자가 곧 기업의 소비자로 연결되는 것이다.

기업들은 이미 콘텐츠 창작자를 플랫폼에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한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트위터는 유료 구독 서비스인 슈퍼팔로우 시행에 들어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207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일정 기준을 충족한 콘텐츠를 올린 창작자에게, 올해 말까지 총 10억달러(11500억원)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급성장

광고·구독료 등으로 수익창출

국내 스타트업도 앞다퉈 진출

유튜브는 지난 2007년 크리에이터에게 수익을 공유하는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을 출시했다. 자격 요건을 충족하면 누구나 가입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YPP에 가입한 크리에이터들은 광고, 브랜디드 콘텐츠, 구독 멤버십, 상품 판매, 유료 디지털 상품 등 다양한 수익 창출 기능을 활용 가능하다.

틱톡은 틱톡 파트너 크리에이터를 선정한다. 교육, 패션, 푸드, 게임, 스포츠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전문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틱톡 파트너 크리에이터. 팔로워 수 1만명, 업로드한 영상 수 5편 이상이면 누구나 선정될 수 있다. 매월 주어지는 미션을 달성하면 카테고리별 순위에 따라 소정의 상금도 지급된다.

네이버제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C2E(Create-to-Earn)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C2E가 가진 기본 콘셉트는 창작자가 창작물로 수익을 얻는 모델이다. 이용자는 제페토 스튜디오를 통해 아이템을 디자인하고 제작할 수 있다. 이를 다른 이용자에게 판매할 수도 있다. 제페토 스튜디오에서 거래된 아이템은 6000만개를 넘겼다.

 

생태계 조성 주도하는 게임업계

게임업계도 C2E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크래프톤은 네이버제트와 창작자 중심 메타버스 프로젝트 미글루를 추진하고 있다. 미글루는 제공된 랜드위에서 크리에이터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형태다. ‘퍼시스턴트 월드를 비롯해 개별 크리에이터, 브랜드 등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랜드와 빌딩, 그 안에서 이용 가능한 인스턴스 스페이스로 구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블록체인 게임 제작 샌드박스 플랫폼인 ‘MOD N’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메이플스토리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이용자들이 나만의 게임을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같은 시기 출시를 계획 중인 메이플스토리 N SDK’ 역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서 획득한 NFT를 기반으로 다양한 앱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 스타트업도 해당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딩 교육 업체로 사업을 시작했던 레드브릭은 지난해 사명을 바꾸고 메타버스 창작 플랫폼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전체 크리에이터 수는 15만명을 돌파했고, 제작 콘텐츠 수는 48만개가 넘는다. 이용자 평균 연령은 14.5세다. 이곳은 디지털·메타버스 등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크리에이터들이 자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할 때마다 수익이 따라온다니, 당분간 누구에게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핫한 단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 자신의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들이 플랫폼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원하는 창작물을 만드는 활동을 통해 수익을 얻는 시스템.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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