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과 폭우, 길고 긴 장마를 지나며 채소값이 급등했다. 가뭄과 유례 없는 폭염, 긴 장마에 더불어 엎친데 덮친격으로 역대급 폭우까지 더해져 국내 많은 농경지들이 피해를 입으면서다. 농작물들의 수급 불안이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채소값 상승은 피할 수 없는 일이며, 실제로 많은 채소 품목의 가격이 연일 오르고 있다.

치솟는 채솟값에 알뜰소비 대세로냉동채소·떨이판매 인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배추의 경우 지난 17일 기준 10kg 도매가가 16960원으로 전일보다 8% 상승했으며, 전년 116원 대비 약 70%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추의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라고도 불리는 청상추의 경우 4kg의 도매가가 64100원이며 이는 전날보다 19%나 오른 금액이다. 전년 동일에 비해서는 약 55% 가량 오른 수치다. 20개에 51920원인 애호박은 전날에 비하면 1.5% 가량 소폭 상승했지만 22828원이던 전년에 비하면 127%나 올랐다. 오이와 당근의 가격 역시 열흘 동안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정 모씨(40)는 요즘 거의 8시 이후 장을 본다. 저녁 시간이 지나면 당일 판매되지 않거나 신선도가 떨어진 채소류를 할인해서 팔기 때문이다. 대체로 마트들은 정가 판매하는 제품에 비해 싱싱함이 덜 느껴지기는 하나 오래 보관하지 않고 바로 먹기에는 전혀 지장없는 제품들을 30~50% 저렴하게 판매한다.

시장에서는 흔히 떨이라고 하는 개념이다. 물론, 물가와 관계 없이 알뜰한 소비를 위해서 세일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장바구니 물가 상승에 떠밀려 장보기 패턴이 달라진 이들도 분명히 늘었다.

이 외에도 상품 가치가 다소 떨어지는 못난이 채소를 비롯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냉동 채소로 눈길을 돌린 사람들도 많아졌다. 지난 17일 위메프에 따르면 최근 한달 간 못난이 감자, 못난이 표고버섯 등의 판매율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20%, 696% 상승했고, 냉동 채소믹스와 혼합야채 등도 판매가 늘었다.

 

내가 먹을 채소는 내 집에서홈파밍새 트렌드 자리매김

자주 먹는 채소는 내 손으로 직접 키워 먹는 자급자족 소비자 유형도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홈파밍(Home farming)’ 족이다. 역시 위메프에 데이터에 따르면 홈파밍 아이템 판매량 또한 전년 동기간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추 및 대파 등 집에서 재배하기 수월한 채소의 모종 판매량은 각각 98%, 197%, 무씨와 고추씨도 전년 대비 27%, 67%나 증가했다. 미니화분의 경우 116%, 식물재배기는 297%가 늘었다. 이 같은 소비 동향은 G마켓의 통계에서도 나타났다.

G마켓에서는 지난달 4일부터 이달 3일 사이 씨앗과 모종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1%, 홈가드닝 소품은 183%가 늘어났다.

LED 등을 장착해 가정에서 손쉽게 식물을 키울 수 있도록 해주는 재배기(650%)와 수경재배기(60%)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위메프 관계자는 홈파밍 제품 판매량의 증가세를 보고 물가 상승에 따른 무소비 챌린지 영향으로 시작된 홈파밍이 하나의 취미 생활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풀이했다.

식물생활가전 틔운 미니를 출시한 LG전자도 틔운 미니 단기 대여 서비스를 시작하며 홈파밍 시장에 좀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대여 서비스는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각종 제품을 대여할 수 있는 픽앤픽어플을 통해 제공된다. 이용자는 픽앤픽 앱에서 35, 70, 95일 등 원하는 대여기간을 선택해 틔운 미니를 단기 체험할 수 있다. 대여료는 기간에 따라 다른데 일 500~900원 수준이다. 이는 일 500원이 적용되는 95일 기준 47500원으로 월 약 16000원에 이용하는 셈이다. 씨앗키트는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한편, LG 틔운 미니는 씨앗키트를 장착하고 물과 영양제를 넣어준 뒤 LED 조명을 켜기만 하면 간편하게 식물을 키울 수 있는 제품이다. 채소 뿐만 아니라 허브, 꽃 등도 재배할 수 있으며 식물을 키우고 싶지만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아시나요, 채소 보관엔 소주가 천연방부제란걸

비싸게 주고 산 신선 채소도,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한 못난이 채소도 잘못 보관하게 되면 아깝기 마련이다.

달콤 아삭한 식감에 소화기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양배추는 즙, 샐러드, , 볶음요리 등 먹는 방법도 다양해 우리 식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식재료 중 하나다. 다만 가구원 수가 많지 않은 이상 한번에 다 쓸 수 없는 재료이기 때문에 보관법을 알아두는 것이 필수다.

준비물과 방법은 간단하다. 랩과 키친타월만 있으면 된다. 먼저 잎보다 줄기가 더 빨리 썩는 성질을 지닌 양배추의 심지를 제거한다. 심지를 제거한 부분에 물 또는 소주를 살짝 묻힌 키친타월을 올리고 랩을 씌워 냉장고에 넣으면 끝. 이때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심지 쪽을 위로 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2주는 거뜬히 보관할 수 있다. 찌거나 삶은 양배추는 밀폐용기에 냉장보관 한다.

다만 보관 기간이 3~4일 정도로 그닥 길지 않을 뿐더러 차가운 양배추를 과다섭취 할 경우 배탈이 날 수 있으니 찌거나 삶은 것은 그때 그때 먹는 것이 좋다.

한 단 또는 적어도 여러 대를 묶어 판매하는 대파 역시 한번에 소진하기 어려운 식재료 중 하나다. 냉장보관을 하자니 쉽게 무르고 실온보관을 하자니 집안에 대파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냉동보관이 가장 용이하긴 하나 온갖 재료들을 얼려둔 냉동고에는 더이상 자리가 없다. 그럴 땐 소주를 활용해보자. 소주와 밀폐용기만 있으면 냉동보관 하지 않아도 한달은 두고두고 싱싱한 대파를 꺼내쓸 수 있다. 먼저 대파를 깨끗이 씻고 키친타올 등으로 대파의 물기를 제거한다.

다음으로 밀폐용기 사이즈에 맞춰 적당한 크기로 손질한 대파를 용기에 넣어주면 되는데, 꼭 물 빠짐 받침을 깔고 그 위에 대파를 올려놓아야 한다. 뚜껑을 닫기 전 소주잔 기준 한잔 정도의 소주를 대파 위에 고루 뿌려주는 것이 핵심인데, 소주를 천연 방부제로 활용하는 것이다. 알코올 성분을 함유한 소주는 잡균의 번식을 막는데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뚜껑을 닫고 소주가 아래 깔린 대파에도 고루 묻을 수 있도록 용기를 뒤집어가며 흔들면 된다. 이렇게 냉장보관 한 대파는 한달 가량 신선한 상태를 유지한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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