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은 외부환경과 바로 연결돼 있는 부위로, 미생물이 서식하는데 알맞은 온도와 습도를 지닌다. 따라서 구강 내에는 세균, 바이러스를 포함한 다양한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는데, 특히 치태의 미생물 때문에 우리가 흔히 풍치라고 부르는 치주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2019년과 2021년 사이 치주질환은 급성기관지염(감기)를 제치고 환자 수가 가장 많은 다빈도 상병 1위를 기록했다. 매년 치주질환 유병율이 높아지고, 진료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고 주기적 검진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주질환은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뉘는데, 치은염은 잇몸에만 염증이 국한되는 비교적 가벼운 질환인 반면 치주염의 경우 치조골, 치주 인대 등 치아의 인접한 조직들까지 염증이 진행돼 잇몸의 퇴축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치주염이 발생하면 환자들은 양치할 때 피가 난다’‘잇몸이 붓는다’‘치아가 흔들린다’‘치아 사이가 벌어진다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뇌졸중 확률 두배로 상승 우려

하루 세번 이상 칫솔질 바람직

2회 스케일링 작업도 필수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들에 의하면, 치주질환이 심혈관계 질환 등 전신질환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치아 상실과 심한 치주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은 뇌졸중을 앓게 될 확률이 1.99배나 높아지며, 적절한 구강관리를 받은 환자의 경우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필자가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2회 이상의 칫솔질과, 2회 이상의 스케일링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각각 9%, 14%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다. 치주질환 예방을 위한 구강 위생 관리를 통해,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인 심혈관질환까지 예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한치주과학회에서는 치주질환 예방을 위해 3.2.4 수칙을 따를 것을 권고하고 있다. 3.2.4 수칙은 하루에 세 번(3) 이상 칫솔질, 일 년에 두 번(2) 스케일링, 사이사이(4) 치간칫솔 사용을 실천하는 것이다.

식후에는 칫솔질을 통해 치아 사이에 남아있는 음식물을 제거해주는 것이 치태 생성과 구강 내 미생물의 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식후 이외에도 자기 전에는 칫솔질을 하는 것이 좋다. 또 일 년에 두 번 스케일링을 하게 되면 정기적 치과 방문을 통해 구강검진과 잇몸 관리를 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치실, 치간칫솔 등 치과 보조용품을 활용해 꼼꼼하게 구강 위생 관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강 위생관리의 핵심은 치아 표면에 붙어 있는 치면세균막을 제거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최대한 깨끗하게 잘 닦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칫솔질로는 완벽히 세균을 제거할 수 없기에, 치실, 치간칫솔, 구강세정기 같은 보조용품들을 활용해야 한다.

먼저 치실을 이용해 치아 사이사이를 잘 닦아주는 것이 좋고, 치실이 닿지 않거나 들어가지 않는 보철물, 임플란트 부위는 치간칫솔이나 구강세정기를 활용해 음식물과 치면세균막을 제거하면 효과적이다. 구강세정기를 사용할 때는 물의 세기를 개인에 맞게 잘 조절해야 한다.

잇몸이 내려가 있거나 약할 경우 수압을 너무 강하게 사용하면 잇몸에 상처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압이 너무 약해도 세정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처음 사용할 때는 가장 낮은 수압으로 시작해 차츰 수압을 높여 나가는 것이 좋다. 혹시 찬물에 이가 시린 증상이 있다면 구강세정기보다는 치간칫솔을 추천한다.

치주질환은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잇몸 건강이 전신 건강과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고 꾸준한 구강 위생관리를 실천해야 한다. 방치하면 크게 악화될 수 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스케일링을 생활화할 것을 권고드린다.

이효정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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