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호(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최장호(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중소기업 인사관리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인력난이다. 청년 구직자 500명을 대상으로 취업희망 기업의 비율을 파악해본 결과, ‘공공기관·공무원’(36.8%), ’대기업‘(17.2%), ‘취업만 된다면 어디든 상관없음’(16.2%), ‘중견기업’(14.6%), ‘중소기업’(11.2%)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결과는 중소기업 인력난이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해묵은 이슈지만 효과적인 해결책은 다소 모호한 실정이다. 중소기업 인력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과 함께 중소기업의 자체적 노력도 필요하다.

최근 MZ세대 이슈가 경영 전반에 있어 주요 화두가 됐다. 기업들은 기성세대로서는 생소한 MZ세대의 사고와 행동패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구직자의 대부분을 MZ세대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도 MZ세대의 성향에 부합하는 관리를 통해 인력난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인력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고, MZ세대 관리에 대한 여러 이슈가 있지만, 여기서는 복지제도와 채용방식에 대한 중소기업의 추가적인 노력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중소기업 기피현상의 원인은 다양한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복지제도 미비라고 할 수 있다. 신입사원 대상 설문조사에서 연봉이 높은 곳보다 복리후생 제도가 탄탄하게 갖춰진 회사가 더 좋은 일자리라는 응답이 나왔다고 한다.

대기업보다 낮은 수준의 복지제도가 중소기업의 노동시장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사실 중소기업에 복지제도가 전무한 것은 아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나름의 복지제도를 활용해 구성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복지제도 설계에 있어 선택과 집중이 다소 부족하다. 대기업처럼 많은 복지지원 제도를 설정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각 중소기업 상황에 맞는 특색 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청년구직자, 워라밸 선호 뚜렷

특색있는 복지제도 운영 필수

채용사이트 스마트화 바람직

부족한 복지 재원으로 다른 회사가 운영하는 다양한 제도를 모방해 운영하기보다는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이들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복지제도에 집중하는 것이 구성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특색 없이 운영되는 복지제도 보다는 한두 가지 특색 있는 복지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이라면 이런 복지제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다수의 구직자들을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MZ세대의 특징 중 하나가 워라밸을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독특한 기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의 고용 유인책은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채용 홍보보다는 독특한 기호를 가지고 있는 지원자들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중소기업의 특색 있는 복지제도는 노동시장에서의 고용브랜드를 강화시킬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현 구성원의 이탈 방지와 구직 지원자 증가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구직자들이 지원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채용방식 변화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채용사이트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MZ특징 중 하나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는 점이다. MZ세대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고 디지털 문화를 향유하는 데 익숙하다. 이들은 채용과 관련된 정보를 현재 해당 기업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 사이트나 취업희망기업의 채용사이트에서 얻고 있다. 전자의 경우는 회사차원의 관리가 불가능하지만, 후자는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회사의 채용사이트는 구직자들이 해당 회사에 대해 가지게 되는 첫인상이 된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홈페이지는 내용과 디자인 측면에서 상당히 열악하다. 해당직무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 업무는 어떤 것이며 회사 내에서 향후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또한 현직자들의 해당 업무 경험을 자세히 소개하고, 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지를 채용사이트에서 소개해 줄 수 있다면 구직자들에게 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더 많은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단기간에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결할 길은 요원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부의 해결책에 모든 것을 맡겨 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중소기업의 자체적인 노력, 특히 채용시장의 주류로 등장한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새로운 채용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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