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지난 상반기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최근 무역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장중 원·달러 환율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4개월만에 1346원을 돌파하는 등 환율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 강세와 에너지 수급 불안에 따른 유로화 약세가 지속하면서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환율상승의 중소기업 수출 영향과 정책과제보고서에서 한미금리 역전 유로화 약세 지속 한국의 수출 증가율 둔화(무역수지 적자 확대) 중국경제의 성장 전망 하락 등 환율시장의 불안정 요인이 지속되고 있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3년여만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돌파가 예상된다고 최근 밝혔다.

일반적으로 환율상승은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채산성 개선과 수출 증대에 기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수출은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이 증가하는 동조화 현상이 뚜렷하고 통화가치가 상대적으로 더 하락하는 개도국(신흥국) 수출보다 선진국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반면 원자재를 수입해 중간재(소재·부품·장비)를 생산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은 생산비용 증가라는 부담이 발생한다. 특히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산자물가보다 수입물가가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세경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최근의 환율상승을 중소기업의 수출 경쟁력 제고의 기회로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지금은 높은 원자재 가격 때문에 환율상승이 주는 수출 가격경쟁력의 효과가 제한되나 점차 수출 중소기업의 채산성이 향상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세경 본부장은 특히 화장품 등 K-뷰티, K-푸드 가공식품의 경우 원·달러 환율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시장 확대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환율상승분의 수출가격 전이가 용이한 소비재를 중심으로 미국, 유럽 등 주요국에 대한 중소기업 수출을 적극 촉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내수기업을 위해서는 원자재 가격 및 수입물가 상승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수·위탁 거래에서 제값받기또는 공정관계정착에 주력해야 한다면서 특히 원자재 가격 변동 시 납품단가에 의무 반영토록 하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조기 실시해 중소기업의 원가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격경쟁력 높아져선진국 수출 적극 추진해야

··장엔 부담 가중, 납품단가 연동제 시급

김태환 중기중앙회 국제통상부장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입국 전 코로나 음성확인서 제출의무를 면제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수출 기업인들이 마음 편히 해외를 왕래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면서 환율 변동에 대응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환리스크 대응 지원과 함께 강달러 상황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시장을 면밀히 살펴 명확한 정책 시그널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정부는 기업을 옥죄는 규제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기업이 신바람 나게 국내 신규 투자와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가고, 중소기업의 수출 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 전시회 참가와 물류비 지원 등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국회는 여야 정치권이 민생1호 법안으로 합의한 납품단가 연동제를 조속히 법제화해 대·중소기업간 수위탁거래에서 제값받기 또는 공정거래를 정착시키고, 수입 원자재로 중간재를 생산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원가 부담을 덜어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최근 환율급등에 따른 수출상황을 점검하고 무역수지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무역적자 우려와 관련해 경상수지 흑자 등을 근거로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4일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수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하반기 수출 활력 제고와 무역수지 개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안 본부장은 수출은 지난달까지 21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에너지 수입 확대 등으로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상회하면서 적자가 연달아 발생했다“6월부터는 수출 증가율도 한 자릿수로 낮아진데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도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엄중한 수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달 말에 산업 경쟁력 강화와 에너지 수입 수요 안정 등을 망라한 종합적인 수출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하반기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해 단기적으로 무역금융·물류·해외마케팅 등 우리 업계의 수출 활동 지원과 애로 해소에 힘쓰고 중장기적으로는 주력산업 고도화, 수출 유망 산업 육성, 공급망 안정화 등을 통해 수출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안 본부장은 그간 산업 현장에서 수렴한 수출업계의 건의와 애로사항을 최대한 반영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본부장은 정부는 수출 확대와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향후 중동, 동유럽 등 신흥시장과의 통상 산업협력을 위한 통상사절단을 구성해 파견할 경우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수출업계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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