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어떻게 진화하고 있을까? 기존엔 그저 편의성을 극대화한 원격 의료에 지나지 않았다면, 현재는 환자 개개인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의료, 일상 건강관리 및 예측을 통한 예방 의료로 거듭나고 있다. 이를 알아본 기업은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표적이다.

헬스케어는 원격 의료나 건강 상담으로, 넓게는 질병 치료, 예방, 건강 관리 과정을 모두 포함하는 사업을 뜻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디지털 헬스산업 분석 및 전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오는 20275080억달러(663조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GIA 역시 관련 시장이 20201525억달러에서 연평균 18.8%씩 성장해 2027508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의료 등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가 커지고 장밋빛 전망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두 기업은 의료 관련 분야 투자를 늘리고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앞서 20192월 대웅제약, 분당서울대병원과 의료·보건 빅데이터 활용 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관련 첫 행보로 빅데이터 활용을 시작한 셈이다.

이후 지난 202012월에는 헬스케어연구소를 세우고, 나군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그리고 관련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을 꾸준히 키웠다. 실제로 네이버D2SF(D2 Startup Factory)는 최근 3년간 헬스케어 스타트업 25곳에 대한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최근 네이버는 네이버D2SF를 통해 신규 투자를 결정한 헬스케어 스타트업 2곳을 소개하기도 했다. 바로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가지랩프리딕티브. 두 회사는 모두 개인화 건강 관리에 장점을 두고 있다.

먼저 가지랩은 웰니스에 대한 높은 관심과 많은 정보량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필요한솔루션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해 개인 맞춤형 웰니스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헬스케어 업체 눔코리아에서 5년 이상 웰니스 사업 경험을 쌓아온 멤버들이 창업했다.

새 먹거리로 낙점, 영토확장 잰걸음

네이버, 3년동안 25곳에 투자 단행

카카오 헬스케어, 여러병원과 협약

이용자 개개인에게 꼭 필요한 웰니스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제공함으로써, 헬스 리터러시를 높여 건강관리를 돕는 것이 목표다. 현재 개인의 건강 상태와 니즈를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는 설문 시스템을 설계 중이며, 올 하반기 스타트업 양호실 프로젝트 MVP(Minimum Viable Product) 테스트를 거쳐 내년 정식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프리딕티브는 북미 스타트업으로, 유전체 분석 정보를 담은 디지털 트윈을 만들어 질병 및 약물 민감도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프리딕티브를 공동창업한 윤사중 대표, 윤시중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유전체학 전공자이자 현재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쌍둥이 형제다.

카카오는 모바일 경쟁력을 앞세워 헬스케어 시장 선점에 나섰다. 앞서 지난 3월 카카오헬스케어를 자회사로 분리시켰다. 현재 이곳 대표는 분당서울대병원 의사이자 서울대병원이 출자한 헬스케어전문기업 이지케어텍의 부사장 출신인 황희 교수다. 황 대표는 카카오헬스케어를 의료 기관 조력자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병원과의 MOU를 맺고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또한, 카카오헬스케어는 지난 726일 신수용 이사를 카카오헬스케어 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해당 연구소에서 건강·의료데이터 표준화 및 통합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카카오 전사적으로도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카카오벤처스는 전문투자사 슈미트와 공동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코넥티브에 시드 투자를 진행했다. 코넥티브는 지난해 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노두현 교수가 창업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다. 인공관절 로봇 수술 효율화·자동화를 돕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카카오벤처스는 코넥티브가 의료AI와 로봇 수술 결합으로 정형외과 진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 역량을 갖췄다고 본 것이다.

이 밖에도 KT가 탈통신을 외치며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속 입지를 다지고 있다. KT는 한미약품과 디지털치료제 및 전자약 개발 전문기업 디지털팜에 합작 투자를 단행하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섰다. 첫 사업으로 알코올·니코틴 등 중독 관련 디지털 치료제와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분야 전자약 상용화를 추진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메타버스가 발전될수록 더욱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만큼 미래로 갈수록 삶의 질이 높아지고,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집에서 쉽고 편리하게 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대기업 투자를 만나 더욱 빛을 빠르게 발할 수 있는 시점이 오길 기대한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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