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태풍 ‘힌남노’로 인해 제철소 대부분 지역이 침수·정전되는 등 위기를 맞았지만 민·관·군 총력 복구 지원으로 큰 고비를 넘겼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사진은 광양제철소 협력사인 두양전력 직원들이 물에 잠겼던 연주공장 유압 펌프를 수리하고 있는 모습.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태풍 ‘힌남노’로 인해 제철소 대부분 지역이 침수·정전되는 등 위기를 맞았지만 민·관·군 총력 복구 지원으로 큰 고비를 넘겼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사진은 광양제철소 협력사인 두양전력 직원들이 물에 잠겼던 연주공장 유압 펌프를 수리하고 있는 모습.

지난 6일 태풍 힌남노로 막대한 수해 피해를 입은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고로(용광로), 제강공정 복구를 마무리하고 압연공정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5일 모든 고로가 정상화되고 제강공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압연공정 복구 집중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철강산업의 상징인 포항제철소가 49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가동이 일시 멈추게 되면서 조선·철강판매·자동차 등 연관 후방산업의 중소기업계가 산업에 미칠 파장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포항제철소의 조강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1685만톤이다. 국내 전체 생산량의 35%를 차지한다. 특히 포항제철소는 제품별 비중으로 보면 배를 만드는 데 쓰이는 후판(338만톤) 비중이 가장 크다. 이어 냉연(291만톤선재(274만톤열연(220만톤)순이다. 이밖에 자동차에 쓰이는 전기강판과 스테인리스스틸(STS) 등도 생산품 목록에 올라 있다.

이 때문에 힌남노 수해 피해 이후 포스코는 발 빠른 정상화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 12일 추석 연휴 24시간 복구작업을 통해 고로의 가동을 간신히 재개했다.

하지만 포항제철소의 정상화 열쇠는 후공정 복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강 제품은 크게 철광석을 쇳물로 만드는 제선,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강철로 만드는 제강, 액체 상태의 철을 고체화하는 연주, 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가공하는 압연 공정(후공정)으로 나뉜다.

문제는 후공정에 해당하는 포항제철소 압연 공장은 침수 피해가 상당히 심각한 상태다. 15일 기준으로 포스코 측은 압연라인 배수 작업은 94%, 전원 투입은 37% 진행된 상태라고 밝혔다.

포스코, 고로 정상 가동에 총력전

압연·냉연 등 후공정 복구 늦으면

조선·철강·中企 피해 우려

정부, 中企 맞춤형 비상계획 필수

포항제철소와 관련된 중소기업협동조합들도 추후 복구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상황이다. 대체적인 현장의 분위기는 포항제철소의 조기 정상화를 희망하면서도 정부의 후속 대응계획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한기원 한국중소조선공업협동조합 전무는 조합 회원사 상황을 점검하니 당장에는 수급에 큰 문제가 없는 걸로 파악됐다하지만 후공정 복구가 늦어지고 내년까지 불투명해진다면 전체 공급망 시장에 큰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황동철 부산시철강판매업협동조합 전무도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황 전무는 포항제철소 물량이 적지는 않지만 현재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물량에 이상신호가 없기 때문에 추후 변동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이번 태풍으로 일부 조합 회원사들의 공장에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한 부분이 있어 관련 지자체에 복구 지원을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조선업계 중소기업 관계자는 포항제철소의 후판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다른 제강 대기업이 생산량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을지, 포스코의 광양제철소로의 생산 전환이 잘 이뤄질지 수급불안은 여전하다포항제철소 정상화 대책도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후방산업의 중소기업 피해를 사전에 대비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박 건조시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뜻하는 후판을 조달해야 하는 조선업의 경우 포항제철소 가동 중단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업종이다.

다만 전문가의 진단은 피해가 아직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한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소재·산업환경실장은 <중소기업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후판공급이 아주 장기화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공급차질은 제한적일 것이라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재윤 실장은 포항제철소의 선재, 스테인리스강, 자동차 부품용 특수강 등은 사태가 장기화 될 시 이를 수급받는 중소기업의 생산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철강 수요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민간 비축을 중장기적으로 모색하거나 현재 무역협회에서 운영하는 글로벌 공급망 분석센터의 기능을 확대해 국내 철강재 공급문제도 위기대응의 범위에 속하도록 건의하는 등의 대응 방안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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