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중국에서 철수하는 () 중국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애플과 구글이 중국을 떠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중국을 떠나고 인텔은 유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구글은 자사가 만든 픽셀 스마트폰을 생산하기 위해 인도 제조업체들에 게 입찰을 요청했다. 현재 구글은 픽셀 스마트폰을 전부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애플은 이미 수년 전부터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과 위스트론 등과 손잡고 인도에서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아이폰13 등 최소 4개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아이폰14 시리즈 일부 모델도 인도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밖으로의 생산 이전은 스마트폰뿐만이 아니다. 애플은 베트남에서 이미 아이패드를 생산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게임기 엑스박스를 베트남 호찌민에서 출하했다. 아마존은 인도 첸나이에서 파이어TV 기기를 생산해 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은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주 비가시오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장 설립 계획은 지난 3월 인텔이 향후 10년간 유럽에 반도체 생산 시설 등을 위해 800억유로(11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한 발표의 일환이다.

신기술을 적용해 반도체 후공정(패키징조립을 하게 되는 이 공장은 2025년부터 2027년 사이에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됐다.

애플·구글·인텔, 공장이전 착수

공급망 불안에 탈 중국가속화

미국과 대만, 중국 사이 긴장으로 반도체 공급망의 교란이 악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인텔이 잠재적 공급차질에 대비해 제조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공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유럽과 북미에 크게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중국에서 철수하는 ‘탈(脫) 중국’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애플과 구글이 중국을 떠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의 67%를 차지해 최대 생산기지 위치를 지켰다. 2위는 16%의 점유율을 기록한 인도였다. 베트남은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 덕분에 10%의 점유율을 보이며 3위에 올랐다.

중국 내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대신 세계 스마트폰 수요 2위이기도 한 인도는 최근 5년 동안 생산 점유율을 두 배나 올리며 새로운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강력한 도시 봉쇄 정책으로 전자기기와 부품 공급망을 크게 위협했다. 이에 대해 서방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도와 베트남, 멕시코 등을 대체 생산지로 지목하고 점차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미국의 기술패권 강화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탈중국 추세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첨단 반도체의 중국 내 생산을 막기 위해 생산 장비의 대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등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주요 산업 부문에서 중국에 대한 견제를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던 대만 다국적 기업들도 베트남 등 다른 나라로 투자를 돌리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컨설팅업체 PwC의 켄트 충은 코로나19에 따른 제약과 양안의 정치적 관계 악화로 대만 기업들이 본토에 대한 투자 계획을 뒤집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전자부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애플 등 글로벌 기술 기업이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애플의 200여개 주요 공급업체 중 절반 이상이 중국 상하이와 인접 지역에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도에서의 아이폰 생산도 중국에서 생산된 부품을 공급받아야 가능하다. 사실 수년 전부터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다른 나라로 이전하거나 본국으로 철수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글로벌 기업들에 특정 지역에 생산망을 집중할 경우 기업 경영에 치명적인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했다. 이에 차이나+1’ 전략을 세워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 것이 최근 탈 중국 상황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는 셈이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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