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트렌드 노트_이원희 외 6인
2023 트렌드 노트_이원희 외 6인

도대체 ‘MZ세대는 누구인가? 트렌드 리더? 취준생? 사회초년생? 주택 복지 대상인 청년? 정작 본인들은 나랑 10살도 넘게 차이 나는 40살도 MZ라던데, 서로 말이 안 통한다MZ라는 용어 자체를 질색한다.

기성세대들이 이름 붙인 MZ라는 말속에는 이미 성인이 돼 독립된 삶을 꾸리는 개인들의 모습이 담겨 있지 않다. 그저 마케팅의 대상으로 타자화될 뿐이다.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청년이라는 말도 정치적으로 타자화돼 쓰이기는 마찬가지다. 가진 건 없지만 희망과 열정은 있어야 하는, 동정과 응원의 대상으로 그려지기 일쑤다.

새로운 소비주체를 이해하려면 이렇게 대충 뭉뚱그려서 퉁치는 행위부터 그만둬야 한다. 오늘날의 트렌드는 온전한 독립체로서 1인의 삶을 들여다 볼 때 오롯이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닌 20대가 금쪽같은 내 새끼를 챙겨보며 눈물 쏟는 이유, 관행적으로 지급되던 성과급 체계에 젊은 직원들이 발끈하는 이유, 호텔 애플망고빙수 한 그릇에 8만원 넘는 돈을 쓰면서 통신비를 아끼고자 7개월마다 휴대폰을 갈아타는 이유, 아파트 관리비 5천원 할인보다 4원짜리 네이버페이 포인트가 더 돈 버는 기분이라 느끼게 되는 심리, 강아지와 고양이에 이어 식물과 기계가 반려가 되는 현상,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하는 구독 서비스에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쓰는 이유 등 말이다.

이 모든 것을 이해하는 데 혼자 오래 사는 독립된 개인이라는 조건이 붙는다.

언제까지나 독립된 개인으로서 자신의 취향과 소비를 포기하지 않을 이들, 이들의 일상이 모여 새로운 문화를 만들 것이다. 좁은 집을 아름답게 꾸미는 주거문화, 하지 않을 수 없는 요리·빨래·청소를 대행하는 집안일 아웃소싱 문화, 돈독함은 남기고 부담감은 줄이는 가족문화이들이 만드는 기준에 맞춰 모두가 변할 것이다. 그러니 SNS 피드 속 화려한 일탈이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보자. 거기에 트렌드라 불리는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이다.

- 한국출판협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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